씽크패드(ThinkPad) 키보드는 씽크패드를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7열 구조, 그리고 키보드 한가운데 포인트처럼 있는 빨간 트랙포인트는 국내 이용자 사이에선 ‘빨콩’이란 불리며 씽크패드만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빨콩 없는 키보드는 씽크패드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대만 레노버에서 씽크패드를 기념하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내놨다. 6열로 줄어든 울트라나브가 아닌 본래의 7열 구조를 그대로 살렸고, 동시에 빨간 트랙포인트도 그대로 달았다. 빨간 트랙포인트는 클래식 돔(Classic Dome) 방식으로 90년대 트랙포인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기계식 키보드로, 키 반발력이 높고 무거운 녹축 스위치를 채택했다.

문제는 가격. 대만 레노버에서 전 세계 한정 물량으로 100대 한정 판매를 내걸었다. 가격은 4,999위안(한화 약 83만원). 한정판인 걸 고려해도 사기 힘든 키보드다.
이 키보드는 대만의 텍스(TEX)라는 업체에서 제작한 키보드다. 텍스는 과거 트랙포인트를 넣은 키보드를 몇 차례 제작, 판매했다. 이를 눈여겨본 레노버의 제안으로 정식 계약을 마친 후 씽크패드 브랜드를 달고 판매한 제품도 있다. 한정판 키보드도 역시 이렇게 등장한 제품이다.


그럼 씽크패드 브랜드를 덜어내면 어떨까? 한정판 키보드의 원형은 텍스의 코다치(Kodachi) 키보드다. 앞서 본 씽크패드 키보드와 완벽히 같으며, 코다치 키보드는 스위치 종류를 선택할 수도 있다. 흑축, 청축, 갈축 등 웬만한 스위치는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374달러(한화 약 42만2천원)부터다.
씽크패드 한정판과 같은 녹축을 선택하면 379달러(한화 약 42만 8천원)로, 씽크패드 로고에 40만원이 오간다. 씽크패드의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는 키보드, 그리고 여기 붙은 씽크패드의 인증. 얼마를 투자할 수 있을지는 결국 소비자 마음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