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제는 고장 나면 손수 고쳐야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제 그 이야기는 농담이 아니게 될 전망이다. 적어도 모토로라에서는 말이다. 모토로라는 기기 수리 전문 사이트인 아이픽스잇(iFixit)과 협약을 통해 자사 스마트폰의 자가 수리 키트(Self Repair Kit)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기존 스마트폰은 일정 보증기간까지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무료로 정식 부품을 교체하는 등 수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증기간이 지나거나 소비자 과실일 때는 수리를 거절당하거나, 공임과 함께 비싼 부품 가격을 내야 했다. 이에 사설 수리업체에서 비정품 부품으로 수리하거나, 스마트폰을 폐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모토로라와 아이픽스잇에서 내놓은 자가 수리 키트에는 모토로라의 정식 부품이 들어가, 필요한 부분을 혼자서 수리할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분해할 수 있는 수리용 공구도 묶음으로 함께 살 수 있다. 소비자는 불량이 있는 부분을 찾아 혼자서 분해부터 교체까지 도전해보거나 부품만 사서 사설 수리업체에 공임을 맡기면 된다.
미국에서는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마진이나 기술보호 등을 이유로 스마트폰의 수리를 어렵게 만드는 일은 소비자에게 내구성에 관한 염려로 새 스마트폰의 교체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과 기술 고도화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며, 섬세하게 조립된 기기를 함부로 손대는 건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반박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아이픽스잇과 모토로라의 자가 수리 키트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현재 아이픽스잇에는 모토Z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자가 수리 키트가 올라와 있으며, 지원 스마트폰과 부품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