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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나 미니 코리아의 신차엔 가끔 ’LCI’라는 약어가 붙는다. ‘라이프 사이클 임펄스(Life Cycle Impulse)’의 줄임말인데, 뜻은 페이스리프트(Facelift)와 같다. 우리나라 말로 치면 부분변경 모델이라는 얘기다. 같은 말을 왜 꼬아놨냐고 되물을 필요는 없다. 일단 페이스리프트나 부분변경에 비해 덜 흔한 단어고, 조금 더 있어보이는 효과도 있다.

얼리어답터가 이번에 시승한 뉴 미니 컨트리맨도 LCI 모델이다. 많이 바뀌진 않았다. 기존 미니 컨트리맨을 외모 위주로 업데이트 했다. 변화를 살피기 전에 미니 컨트리맨이 어떤 차인지부터 들여다 보자.

2010년에 처음 출시된 미니 컨트리맨. LCI 이전 모델이다
2010년에 처음 출시된 미니 컨트리맨. LCI 이전 모델이다

2010년에 처음 출시된 미니 컨트리맨은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해치백과 SUV를 적당히 섞어 논 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크기는 요즘 핫한 소형 SUV들과 비슷하다. 길이 4,092mm, 폭 1,789mm, 높이 1,561mm로 르노삼성차 QM3나 푸조 2008 보다 조금 짧고 넓다. 물론 미니 중에선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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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미니는 곧 편리함을 뜻했다. 우선 차체가 크니 실내 공간이 넓다. 지붕이 높으니 좌석도 높다. 덕분에 그냥 미니보다 실내 거주성이 꽤 좋다.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었고 네 명이 편하게, 혹은 다섯 명도 적당히 탈 만 했다. 트렁크를 포함한 문짝은 5개다. 사실상 최초의 5도어 미니다. 얼마 전에 출시된 ‘미니 5도어’는 문짝 5개가 달린 최초의 ‘해치백’ 미니다. 어쨌든 크고 높은데 뒷문까지 있다 보니 뒷좌석에 타고 내리기 편하다. 그냥 미니처럼 몸이 구겨지듯 드나들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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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외모를 조금 희생했다. 미니 특유의 작고 귀여운 생김새로부터 조금 멀어졌다. 동그란(정확히는 원형에 가까운) 헤드라이트, 크게 벌어진 라디에이터 그릴, 네 귀퉁이로 바짝 내몰린 바퀴들, 2박스 형태의 차체 등 미니의 디자인 유전자는 대부분 갖고 있다. 하지만 작고 귀여운 미니를 좋아하던 팬들은 미니 컨트리맨의 큰 덩치에 거부감을 느꼈다. 멧돼지처럼 생겼다고 놀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미니답지 않은 차라며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작 출시 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미니 컨트리맨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2010년 미니의 전세계 판매량은 22만 대 정도였다. 하지만 2011년엔 29만 대로 치솟았다. 단 번에 22%나 끌어 올린 거다. 미니 컨트리맨은 2010년 9월에 출시됐다. 그 후로 미니의 전세계 판매량은 매년 30만 대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분위기도 비슷하다. 미니 컨트리맨의 판매 비중이 높다. 작년엔 미니 국내 판매량의 1/3을 차지했다. 돈 잘 벌어다 주는 효자나 다름 없다.

 

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올포의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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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미니 컨트리맨. 작년 9월 우리나라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이다.

– 미니식으로 하면 LCI 모델.

– 달라진 점은 크게 2가지. 외모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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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I 이전 미니 컨트리맨의 송풍구와 속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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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컨트리맨 LCI 모델의 송풍구와 속도계. 차이를 찾아 보자

– 실내 송풍구와 속도계 배경지 색 등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

– 따지는 사람 있을까봐 언급하긴 하지만, 변화라기엔 너무 미미하다.

– “오빠 나 오늘 달라진 거 없어?”라 묻는 여자친구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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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에서부터 숨은 그림 찾기를 시작해 보자.

–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라인이 한 줄 들어갔다. 이전에 없었다.

– 그릴 속 검은색 구멍이 좌우로 길어지면서, 개수가 줄었다. 예전엔 짧고 촘촘히 나열돼 있었다.

– 이전보다 꽉 차보이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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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범퍼 하단에 도넛 모양 주간 주행등이 추가됐다. 주간 주행등이 안개등을 둘러싸고 있다.

– 엔젤 아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BMW의 옛 주간 주행등과 비슷한 느낌이다.

– 역시 이전엔 없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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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에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도 추가됐다. 오프로더 감성이다.

– 겉모습 변화 훑어보기 끝! 실내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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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뀐 게 거의 없다. 위에서 얘기한 송풍구와 계기판이 거의 전부다.

– 그러니 느껴지는 것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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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유리가 자글자글해 보인다. 유리 안에 열선이 내장돼 있다.

– 시승하는 중에 눈이 내렸다. 앞유리 열선의 성능을 테스트해 볼 기회였다.

– 버튼을 누르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앞유리 전체에 쌓여있던 눈이 전부 녹아 내렸다. 와이퍼로만 쓸어내는 것 보다 시야가 넓었다. 빗자루질이나 주걱질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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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어링 휠 그립감이 좋다. BMW와 미니는 원래 스티어링 휠 디자인에 신경 많이 쓰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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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페시아 중앙에 박혀있는 거대한 원은 속도계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 운전하면서 이 속도계를 볼 일은 별로 없었다. 시선 이동거리가 너무 길다.

– 바늘도 너무 짧아 계기판 눈금과 구분하기 어렵다.

– 동승객 보라고 만들어 둔 것이라고 여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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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스티어링 휠 뒷편에 있는 계기판에 작은 속도계가 있다. 숫자로 표현된다. 과속카메라에 맞춰 속도를 줄일 때를 빼곤 불편한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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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곳곳엔 미니 특유의 위트가 담겨 있다.

– 가령 센터페시아 중앙 속도계와 송풍구는 미키마우스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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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타원형이다.

– 기어노브는 헬멧을 씌워 놓은 듯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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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과 센터페시아 아랫쪽엔 토글식 스위치가 있다.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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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브레이크 레버는 ’ㄱ’자로 생겼다. 역시 항공기의 쓰로틀 레버에서 영감 얻은 디자인이다.

– 주차브레이크 레버 아래엔 은색 레일이 있다. 이곳에 컵홀더나 선글라스 수납함, 휴대폰 거치대 등을 임의로 배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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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좌석 시트는 원 여러 개를 겹치고 채워 만든 모습이다.

– 이런 식으로 실내를 발랄하게 꾸민 차는 미니 뿐이다. 대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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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랄하지만 실용성도 괜찮다.

– 트렁크 바닥을 2중으로 설계해 짐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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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좌석 등받이는 4:2:4 비율로 접힌다. 등받이 각도도 여러 단계로 조절된다.

– 모두 접으면 적재공간은 최대 1170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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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한 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올포(All 4)의 가격은 4900만 원. 옵션은 그대로지만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가격은 290만 원 낮아졌다.

–  반면 112마력 2리터 디젤 엔진이 들어간 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D의 가격은 4360만 원으로 옵션이 꽤 추가되면서 가격은 110만 원 올랐다.

 

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올포 시승기는 2편(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올포 시승기 2편 – 주행 느낌)에서 계속 됩니다.

자동차, 특히 재미있는 자동차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