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차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운전은커녕 면허도 없는 탓에 운전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랐는데 2시간 고속도로 드라이빙 후 녹초가 된 친구를 보며 아, 이것은 노동이다 싶었습니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평소와 달리 입꼬리가 1cm 정도 덜 올라간 친구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나름 재롱을 부려봤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보니 그 친구가 떠오릅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이 신발 하나 사줄걸. 26.7이 만든 드라이빙 슈즈. 이무입니다.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에서 일반 운동화를 신고 운전을 하면 제동거리가 54m라고 합니다. 슬리퍼는 55.4m, 하이힐은 57.9m로 신발에 따라 훨씬 늘어나죠. 고작 1m 조금 넘는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쎄요. 실제 사고 상황에서 절벽이나 커다란 가로수를 1m 앞에 두고 기적적으로 멈추었다면 느낌이 다르겠죠. 일상에서 TPO에 맞는 패션이 매너의 문제였다면, 운전에선 안전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이무는 비브람 솔을 사용합니다.
비브람 사의 독자적인 기술 Xstrek으로 만들어진 비브람 솔은 안전 운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미끄럼 방지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리라이더(Free Rider)라는 별명에 걸맞게 자유롭고, 편안한 드라이빙을 선사합니다. 엑셀을 밟았을 때 발끝에서부터 느껴지는 든든함이 있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고 근육이 조이는 운전 길, 발까지 조일 필요는 없으니 끈 대신 엘라스틴 밴드를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신고 벗기 편하고, 통풍이 쉽습니다. 묵직하고 딱딱한 구두를 신고 운전해야 하는 분이라면 차 안에 이무 한 켤레 두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볍습니다. 가죽 뒷면을 부드럽게 보풀린 스웨이드 가죽을 사용해 무게는 덜어내고, 대신 따뜻한 느낌을 더합니다. 가죽 자체가 두껍지 않기 때문에 한 여름에 신기엔 부담이 있겠지만 그 외의 계절에선 언제나 눈이 갑니다. 아니, 발이 간다고 해야겠네요. 점점 여름이 길어지고 있는데 그 부분은 참 아쉽습니다.
태어나기론 드라이빙 슈즈로 태어났지만 드라이빙 할 때만 신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차 안에서만 신고 벗을 필요 없이 일상에서 신어도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오히려 심플하지만 흔하지 않은 감각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와디즈 베스트 메이커로도 꼽힌 26.7은 항상 성수동의 신발 장인과 함께 합니다. 30년이 넘도록 라스트에 한 평 한 평 가죽을 입혀 정성 담긴 수제화를 제작해온 분들입니다. 26.7은 이 장인들께 정당한 공임을 지불하고, 낭비 없는 생산을 실천합니다. 커다란 기계가 도장 찍듯 금방금방 찍어내는 신발과의 다른 점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진 속 손이 이번 이무 드라이빙 슈즈의 퀄리티를 모두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무는 지금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563%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공기가 가득했던 운전 길을 산뜻하게 바꾸고 싶다면 신발부터 바꿔 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