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콘텐츠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기술의 발전은 어쩌면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씨게이트에서 사용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 제품과 핵심 서비스를 소개하고 내년에 나올 솔루션을 소개했다.

 

 

씨게이트는 약 1년 전 하드디스크 라인업을 대폭 개선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시인성이 떨어지던 기존 제품을 ‘가디언 캐릭터’를 내세워 용도에 맞게 구분한 것이다. 일반적인 컴퓨팅에 활용하는 바라쿠다(Barracuda), NAS용으로 활용하기 좋은 아이언울프(Ironwolf), CCTV 등에 연결해 오랜 시간 운용할 수 있는 보안 감시 최적화용 스카이호크(Skyhawk)로 나뉘어 이용자가 한결 쉽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기술 발전에 따라 고용량 하드를 대폭 선보였다. 씨게이트는 각 제품군 별로 업계 최대 수준인 12TB에 이르는 하드디스크를 생산한다.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하는 SSD와 달리 하드디스크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자기 입자를 씌운 하드디스크 플래터를 배열하는 방식을 갖췄다.

 

플래터가 늘어나면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이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3.5인치 규격 공간 내에 넣을 수 있는 플래터 장수도 문제거니와 하드디스크를 가동하면 플래터가 회전하는데, 회전과 함께 하드디스크 내부에 기류가 발생한다. 그 결과, 플래터가 상하로 불안정하게 진동하고, 이 과정에서 플래터에 물리적 흠집이 생기는 등 결함이 생기기 쉽다.

 

씨게이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드디스크를 밀봉하고 내부를 헬륨으로 채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억제하고 더 많은 플래터를 넣어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내놨다.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갖춘 하드디스크는 콘솔 게임기. 이를테면 PS4에 들어가는 용도로도 많이 쓰인다고 한다. 우선 게임 CD를 쓰는 것보다 하드디스크에 인스톨 후 빠른 로딩으로 게임을 즐기는 일이 늘었다.

 

 

또한, 전용 스토어에서 인터넷으로 내려받는 일이 잦아지고,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를 제공하는 게임이 늘면서 콘솔 게임기 내부 저장장치도 고용량, 고성능에 관한 요구가 있었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그리고 이보다 더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원한다면 바라쿠다 프로를 이용해 이런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씨게이트가 이날 중점을 둔 하드디스크는 NAS 등에 넣어 데이터 저장과 관리하기 쉽게 설계한 아이언울프다. 아이언울프 하드디스크는 견고함, 편의성,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갖췄다고 한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점은 일반 버전 180TB/y, 프로 버전 300TB/y에 이르는 막강한 워크로드(작업부하)다. 워크로드는 일정 기간 동안 최대로 읽거나 쓸 수 있는 용량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올 때, 이를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의 척도를 뜻한다.

 

씨게이트는 시놀로지와 협업해 IHM(Ironwolf Health Management)를 지원한다. 그래서 아이언울프 하드디스크가 시놀로지 NAS에 들어갔을 때, 시놀로지 OS에 자동으로 하드디스크 상태를 체크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문제가 생기는지 점검하고, 문제 발생 시 백업을 권장하며, 복원할 수 없는 치명적인 오류가 생기면 복구 서비스에 접속해 복구를 보장한다고 한다.

 

 

아이언울프는 옵션 구매를, 아이언울프 프로는 2년간 무상으로 씨게이트 복원 서비스인 SRS(Seagate +Rescue Service)를 이용할 수 있다. SRS 서비스를 이용하면 우선 문제가 생긴 하드디스크를 수거하면서 바로 쓸 수 있는 새로운 하드디스크를 제공하고, 문제가 생긴 하드디스크는 네덜란드 씨게이트 연구소로 보내 2주 가량의 복원작업을 거친다고 한다.

 

모든 복원을 마치면 새로운 저장장치에 데이터를 저장해 돌려주며, 이 과정을 모두 마치면 복구된 데이터와 함께 새로운 하드디스크를 하나 무상으로 받게 된다. SRS의 평균 복구율은 약 90%에 달한다고 한다. SRS는 현재 +Rescue가 붙은 외장하드 제품군과 일부 내장 하드 제품에서 지원하며, 아이언울프의 SRS 구매 옵션은 조만간 오픈 마켓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 하드디스크 제조사에서는 하드디스크를 교환해주나 안에 있는 데이터 복원까진 보장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하드디스크를 구매했는데, 하드디스크 문제로 날아간 데이터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렇다고 개인이 데이터 복구를 전문 업체에 맡기자니 금액적인 부담이 크다. 씨게이트는 이런 문제를 SRS 서비스로 해결해, 고객 만족도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씨게이트는 올해 선보인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기업용으로 쓰는 1.9TB의 고용량 SSD인 니트로(Nytro) 제품군과 PS4에 연결해서 쓸 수 있는 게임 드라이브 for PS4 2TB 제품, 그리고 DJI와 협업해 제작한 DJI Fly Drive.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갖춘 LACIE 등이 있다. 이중 게임 드라이브 for PS4는 조만간 4TB 제품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씨게이트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내년에는 현재 출시된 제품의 개선 모델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며, 다른 업체와 협업한 서비스(DJI Fly Drive, IHM 등)를 강화하고 다른 협업을 모색할 예정임을 밝혔다. 다양한 콘텐츠,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가 등장하면서 스토리지 관련 기술은 끊임없는 발전이 요구되는 분야다. 기술의 발전과 안정성을 놓치지 않겠다는 씨게이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과거의 오명(?)을 떨쳐내길 기대합니다.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