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은 소프트웨어적으로는 꽤 빠른 발전을 보인 반면에 하드웨어는 몇 년째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7~8인치 화면에 터치스크린을 제공하고, 그 밖에는 칩이나 형태, 거치식이냐, 매립식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내비게이션을 새로 구입하는 시기는 차를 새로 구입하는 시기와 일치하는 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마이딘 iX300T는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내비게이션으로 감압식 내비게이션에 불편을 느꼈다면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첫 인상
iX300T는 2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이다. 패키지도 평범하다. 구성품은 본체와 유저매뉴얼, 시거잭 전원, 유리창 부착 거치대, 메모리카드 리더기로 구성돼 있다. 설치는 주행중인 차량 안에서도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거치대의 흡착력은 매우 뛰어나서 꽤 차가운 요즘 날씨에도 유리창에 잘 부착된다. 거치대의 색상은 흰색으로 외부에서도 깔끔하게 보인다. 그러나 앞유리에 틴팅(Tinting)을 짙게 했다면 오히려 검은색 거치대가 나을 거다.
디자인
일반 중저가형 내비게이션과 별 다를 게 없는 디자인이다. 베젤은 두꺼운 편이고, 내비게이션 자체도 두껍다. 5년을 부착해 놓아도 내비게이션 디자인을 얘기해 보라면 기억하기 힘들 디자인이다. 전면부 베젤은 블루블랙 색상이고, 뒷면은 흰색으로 마감했다. 외부에서는 흰색 뒷면이 보이므로 좀 더 깔끔해 보인다. 사실 내비게이션은 존재감을 지우는 게 최선이다. 이 정도 디자인이면 불만은 없다.
오른쪽 측면에는 내장 DMB안테나, USB호스트 단자, 전원 어댑터 단자가 자리잡고 있다. 왼쪽에는 후방카메라, AV연결 단자, 이어폰 단자, 메모리 카드 슬롯 등 다양한 단자가 자리잡고 있다. 웬만한 노트북보다 포트가 더 다양하다. 이 모든 단자가 과연 꼭 필요한 것일까? 모르겠다. 언젠가는 유용할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가 멸망해 자동차가 한 대 남았다든지……
후면부에는 외장 GPS단자, 외장DMB단자, 스테레오 스피커도 붙어 있다.
디스플레이
마이딘 iX300T의 가장 큰 장점은 정전식 터치스크린이라는 데 있다. 사실 내비게이션은 많은 모델이 아직도 감압식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몇 안 되는 기기다. 내비게이션이 감압식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이유는 정전식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장갑을 끼고 운전하는 사람도 있어 감압식이 더 유용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마이딘 iX300T을 사용해 보면 역시 정전식이 편함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핑거 줌인도 제공한다. 게다가 색재현도 역시 높다. iX300T는 7인치 800×480 해상도로 HD급 해상도를 가진 타사 제품에 비해 떨어지지만 정전식이기 때문에 훨씬 더 선명하고 화면이 깔끔하다. 만약 iX300T를 사야 할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눈과 손이 금방 적응을 한다. 다만 장갑을 끼고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전식 터치펜을 추가 구매해야 할 것이다.
하드웨어
CPU는 텔레팁스가 개발한 TCC8923칩이 들어 있다. GPU칩을 포함하면 2.4GHz급 CPU다. 동작에 버벅임이 없고, 쾌적하다. 지도의 이동이나 확대, 축소 기능도 쾌적하다.
GPS도 예상외로 굉장히 빠르다. UBLOX 7 GPS를 사용하는 데, 오차가 적고, 타 내비게이션과 동시에 작동하면 길을 벗어났을 때, 새로운 길을 연산하여 표시하는 시간이 빠르다. GPS 빠르기로 유명한 파인드라이브의 터보 GPS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DMB와의 멀티태스킹도 쾌적하다.
소프트웨어 (맵)
메뉴 아이콘이나 UI는 직관적이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통합검색 기능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 복잡한 설정을 할 필요없이 초성, 명칭, 주소 검색을 통합한 결과값은 빠르게 길을 찾아야 할 때 유용하다. 또 유사검색어도 제공한다. 이 기능 역시 상당히 효과적이다. 검색 기능에 있어서 만큼은 경쟁맵들과 비교해도 우수하다.
주소 검색도 아예 그림으로 시작하여 직관적이다. 독도까지 그림에 나와 있는 점도 감동이다.
지도는 지니넥스트를 사용했다. 지니맵은 오랜 개선을 통해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특히 도로의 상황을 상당히 깔끔하게 재현한 버츄얼맵의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듀얼맵이나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한 길찾기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가격적인 면에서 타협해야 하는 부분이다.
유용성
블랙박스 연동 기능을 제공하지만 가능한 제품은 세임뷰 블랙박스 뿐이다. 두 개의 제품을 팔려는 교활한 방법이다. 다만 AV케이블을 활용하면 타사 블랙박스도 영상확인이 가능하다.
어플도 몇 가지 제공한다. 시계, 달력, 계산기, 메모 등등이다. 스마트폰에 모두 있는 기능인데, 굳이 이런 어플들이 필요할까? 있을 수도 있다. 가령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찾으러 갈 때라든지.
실시간 교통정보가 적용된 길찾기나 최적의 경로 탐색 옵션등은 다소 떨어진다. 실시간 교통정보는 제공하지만 텍스트나 맵요약 형식의 초보적인 형태다. 그 정도는 교통방송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적절히 스마트폰의 맵과 병행해서 써야 한다.
테마 여행지는 은근히 충실하다. 대부분의 내비게이션들이 테마 여행지를 대강 집어넣는 것에 비해 지니넥스트의 테마여행지는 맛집이나 뜨는 거리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보고 갈 만한 맛집이 꽤 존재한다. 고마운 부분이다.
결론
내비게이션은 변화의 속도가 느린 보수적인 제품군중에 하나다. 시장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피해를 덜 받은 제품군이기도 하다. GPS 속도나 화면 크기가 스마트폰과의 활용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마이딘 iX300T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쾌적한 속도와 깔끔한 맵, 그리고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제품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불편도 거의 없다. 적정한 가격 대비 기술을 가진 제품으로 일반 사용자들에게 추천해도 무리가 없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