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에서 소개한 바 있는 수디오(Sudio)는 북유럽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이 매력적인 리시버를 주로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흔히 ‘북유럽 스타일’ 하면 떠올릴 정갈함, 그리고 간결함이 케이블을 따라 흐르고, 덕분에 디스이즈네버댓과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디오의 주력 제품이 이어폰이라 간과하기 쉽지만, 수디오는 그 디자인을 그대로 녹여낸 헤드폰도 있다. 깔끔한 디자인이 살아있는 수디오 리젠트(Sudio Regent)가 그 주인공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우아함

수디오는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스웨덴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유행을 타지 않는 우아함을 간직한 디자인. 여기서 유행은 ‘주변 환경’으로 대체해도 통용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차고 있어도 빛이 바래지 않는 우아함이 수디오 제품에 있다.

 

수디오 리젠트 또한 마찬가지다. 드라이버에서 밴드로, 다시 밴드에서 드라이버로. 깔끔하다는 느낌이 든다. 블랙(Black)과 화이트(White) 두 가지 색상이 있으며 포인트 컬러는 양쪽 모두 골드. 블랙이 중후한 느낌이라면 화이트는 상대적으로 산뜻한 느낌이 든다. 어느 쪽이든 정갈한 느낌은 마찬가지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깔끔하면서도 꽤 독특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귀에 맞닿는 드라이버와 머리 위를 감싸는 밴드 사이를 잇는 프레임은 금속 프레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머리 크기에 따라 프레임을 밀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수디오 제품이 전체적으로 머리가 작은 사람에게 맞춰진 편이라 리젠트를 만져보고 걱정했으나, 다행히 프레임은 넉넉한 편이다.

 

 

드라이버와 밴드를 프레임으로 처리하면서 이를 잇는 케이블이 외부로 고스란히 노출하게 된다. 케이블이 쉽게 상처 입을 일은 없겠으나 살짝 위태로워 보이는 것도 사실. 어쨌든 깔끔하면서도 다른 헤드폰과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갖췄다.

 

 

왼쪽은 AUX 단자가 있어 오디오 케이블을 이용해 유선 헤드폰으로 활용할 수 있고, 오른쪽엔 충전용 마이크로 5핀 단자와 조작부, 그리고 마이크가 있다. 조작 버튼은 총 세 개로 가운데 버튼은 전원과 재생/일시 정지로 쓸 수 있고 나머지 두 버튼은 짧게 눌러 음량 조절, 길게 눌러 곡 조절을 할 수 있다.

 

재생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음성인식 인터페이스인 Siri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부를 수 있다.

 

 

드라이버 부분의 프레임은 접어 보관할 수 있다. 별도의 파우치나 케이스를 제공하지 않고, 접었을 때 톡 튀어나오는 프레임은 아쉽지만, 이렇게 접으면 부피가 대폭 줄어들므로 가볍게 가방에 넣을 수 있다. 원한다면 그냥 목에 걸어도 좋다. 그래도 될 만큼 수디오 리젠트는 깔끔하니까.

 

 

수디오 리젠트 디자인에서 특기할 만한 점이 하나 더 있다면 디자인 캡을 바꿔 끼울 수 있다는 점이다. 캡 부분을 반시계방향으로 살짝 힘을 줘 돌리면 캡이 돌아가면서 분리된다. 다른 캡을 끼워서 전혀 다른 느낌의 헤드폰을 연출할 수 있는 것 또한 수디오 리젠트만의 특징이다. 단순히 색을 바꿔 끼우는 것으로도 전혀 다른 느낌의 헤드폰이 됐다.

 

 

장르를 타지 않는 무던함

날씨가 추워지면서 점점 귀를 덮을 수 있는 헤드폰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수디오 리젠트가 들어왔다. 온이어 방식으로 귀를 완전히 덮지는 않지만, 싸늘해지는 귀를 덥혀주기엔 적당하다. 다만, 오래 착용할 때 착용감이 편하진 않았다. 이는 드라이버 유닛이 생각보다 조금 작았기 때문에, 그리고 앞뒤로 회전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재질이 천연 피혁과 프로틴 가죽을 이용한 만큼 귀에 닿는 감촉. 그리고 머리에 닿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앞서 말한 사소한 단점이 개선되면 훨씬 뛰어난 착용감이 되리라 생각해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음질은 어떨까? 음질은 평범한 편이다.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들어도 모나지 않고 고른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가볍고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5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채택한 만큼 해상력은 뛰어나 귀를 기울이면 각 음역의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수디오가 추구하는 음색이 이런 플랫한 느낌이라면 수디오 리젠트는 이를 잘 구현한 헤드폰이라 하겠다. 한편으로는 플레이어의 음장을 조절해 좀 더 입맛대로 조절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전체적인 느낌은 플랫한 느낌으로 저음의 둥둥거림을 원한다면 수디오 리젠트를 추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과하게 튜닝해 노래를 듣다 멀미가 느껴진다든지, 선명하다 못해 날카로운 고음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 경험이 있다면 이렇게 무던한 느낌의 음색이 편안하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여기에 24시간을 가는 배터리, 10분만 충전하면 바로 쓸 수 있는 급속충전 기능. 2시간이면 완충하는 배터리 성능과 블루투스 4.1을 이용한 편의성은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동봉된 유선 케이블을 이용하면 유선으로도 즐길 수 있으니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있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음악과 함께

무던하다는 표현은 흠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한결같은 ‘듣는 경험’을 제시한다면, 그건 단순히 무던하다기보다 일관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디오의 표현처럼 유행을 타지않는 우아함 속에는 언제나 한결같다는 일관성 또한 숨어있다.

 

자극적인 소리는 당장 듣기엔 매력적이나 우리의 귀를 조금씩 갉아 먹는다. 수디오의 철학은 귀를 혹사시키지 않는, 귀 건강을 고려한 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사람이 음향을 받아들일때 느끼는 음향 심리학을 고려해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 이것이야말로 수디오가 추구하는 ‘우아함’이 아닐까?

 

깔끔한 디자인과 디자인에 걸맞은 깔끔한 음색은 언제 어디서나 음악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가져다줄 것이다. 수디오의 리젠트가 말이다.

디자인
음질
착용감
편의성
박병호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