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마트폰을 켜고 남아 있는 저장 공간을 확인해 보자 저장공간은 넉넉한가? 그리고 지금 스마트폰에 있는 데이터를 마지막으로 백업한 게 언제인지 확인해 보자. (백업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마지막으로 백업한 데이터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자.

 

이 질문에 훌륭히 답할 수 있다면 축하한다. 데이터를 성실히 관리하는 중이다. 칭찬의 좋아요라도 날려주고 싶을 정도다.

 

 

저장 공간과 관련된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다.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기기는 꾸준히 늘고, 데이터양도 ‘폭증’하고 있지만, 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은 아직 따라오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게 적확할 것이다.

 

다양한 데이터 저장 기술을 선보인 웨스턴디지털에서 이렇게 급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기 3종을 선보였다. 샌디스크 울트라 마이크로SDXC 400GB, 샌디스크 아이익스패드 베이스, 웨스턴디지털 마이 클라우드 홈이 그 주인공이다.

 

 

샌디스크 울트라 마이크로 SDXC 카드

샌디스크 울트라 마이크로 SDXC는 우리가 흔히 ‘마이크로SD’카드라고 부르는 그 카드다 스마트폰이나 액션캠,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쓰이는 규격으로 마이크로 SDXC는 마이크로 SD 카드 중 SDA3.0을 기반으로 한 초고용량 마이크로 SD 카드를 뜻한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샌디스크 울트라 마이크로 SDXC 카드의 용량은 무려 400GB로 이제 자그마한 외장하드 용량에 준하는 크기다.

 

 

어른 손톱만 한 메모리카드에 400GB라는 용량이 들어가는 게 쉽게 믿기지는 않는다.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내부 저장공간이 256GB 남짓임을 떠올리면 400GB는 광활한 용량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용량 데이터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RAW 이미지 촬영, 고속 연사 모드, 360 콘텐츠 촬영 등 고용량 콘텐츠를 스마트폰이 지원하기 시작했고, 게임을 비롯한 애플리케이션 용량도 비대화되면서 머지 않은 시기에 400GB 용량 또한 충분한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샌디스크 울트라 SDXC 카드는 ‘고용량’을 중시하는 ‘울트라’ 제품군에 속하며 UHS-1 클래스(읽기 속도 약 100MB/s)를 갖췄다. SD 협회의 SD 5.1 규격이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성능 등급 1(A1) 또한 충족해 앱 설치, 랜덤 액세스 실행 시 뛰어난 속도를 제공한다고 한다. 다만, 아직 비싼 가격은 문제다. 400GB 제품의 가격은 46만9천원.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가격은 안정화되리라 생각한다.

 

 

아이익스팬드 베이스(iXpand Base)

대용량의 메모리카드는 대다수 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별도의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은 어떨까? 아이폰 이용자는 특히 미디어 데이터 백업에 취약하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iCloud) 지원을 통해 사진 백업을 지원하나, 기본 제공 용량이 크지 않다.

 

또한,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낯선 iTunes를 통한 백업은 아이폰 이용자가 유독 백업을 자주 하지 못하고, 동시에 데이터를 잃어버린 경험이 잦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이폰 데이터 백업과 관련된 솔루션을 꾸준히 내놓은 샌디스크에서는 충전기와 데이터 백업을 결합한 아이익스팬드 베이스(iXpand Base)를 선보였다.

 

 

작은 동글 모양의 아이익스팬드 베이스는 내부에 SD메모리 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슬롯과 전원을 충전할 수 있는 마이크로 5핀 단자, 그리고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USB 타입A 단자를 갖췄다. 이용자는 아이익스팬드 베이스에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하고 아이폰과 연결만 하면 된다.

 

아이폰과 연결하면 자동으로 전용 앱 안내가 표시된다. 전용 앱을 설치하고 최초의 설정을 마치면, 이후에는 아이익스팬드 베이스와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데이터를 저장한다. 백업 과정은 백그라운드에서 일어나므로 사용자는 더이상 건드릴 게 없다.

 

충전은 매일 같이 하는 일이므로 아이익스팬드 베이스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꼬박꼬박 백업할 수 있다. 충전 성능 또한 15W로 나쁘지 않다. 올해 내 정식 출시예정이며 32GB부터 256GB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가격은 8만9천원에서 29만9천원선.

 

 

마이 클라우드 홈

마이 클라우드 시리즈는 웨스턴디지털에서 내놓은 NAS 제품군이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인 마이 클라우드 홈은 기존 제품과는 조금 다르다. 기존 NAS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파일 관리 말고도 복합적인 기능을 맡았다면 마이 클라우드 홈은 편의성에 좀 더 집중해 파일 관리 기능을 주로 맡는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마이 클라우드 홈은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N드라이브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집에 설치해 개인용 클라우드, 이른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한다고 할 수 있다.

 

마이 클라우드 홈은 다시 1개의 하드가 들어가는 1베이 마이 클라우드 홈과 2개의 하드가 들어가 데이터를 2중 백업할 수 있는 2베이 제품, 마이 클라우드 홈 듀오로 나뉜다. 마이 클라우드 시리즈는 내부에 기본적으로 하드가 들어가 적게는 2TB부터 최대 16TB 제품까지 고를 수 있다.

 

이용자는 마이 클라우드 홈 웹페이지에 들어가거나 스마트폰 전용 앱을 이용해 촬영한 이미지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또한 WD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쓰면 윈도우 탐색기나 맥 파인더에서도 파일을 곧바로 보낼 수 있다.

 

이렇게 보낸 파일은 다시 웹페이지나 전용 앱을 통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나 N드라이브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린 데이터를 자동으로 가져오는 기능도 지원해 모든 데이터를 마이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 있다. 마이 클라우드 홈을 이용하면 데이터가 산재한 ‘데이터 카오스 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소리다.

 

 

미디어를 자동으로 트랜스코딩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없던 파일도 볼 수 있게 해주고, Plex를 지원해 스마트 TV에서 바로 미디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Plex는 자체 서버에서 미디어 정보와 썸네일을 제공하고 분류하는 부가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마이 클라우드 홈 자체에서는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자막을 이용하려면 Plex에 미디어 파일을 보내고 Plex를 통해서 봐야 한다. 이 방법을 스마트폰에서 쓰려면 Plex의 유료 플랜에 가입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안정성이다. 데이터 카오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장점과 별개로 마이 클라우드 홈의 안정성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모든 데이터를 한군데 모았는데, 그래놓고 하드디스크가 죽어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이 클라우드 홈 솔루션을 이용한다면 듀오 제품을 쓰거나 2중 백업할 수 있는 수단을 미리 확보할 것을 권한다.

 

마이 클라우드 홈의 가격은 21만9천원에서 104만9천원선이다. 용량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갈리니 저렴한 제품을 선택 후, 데이터에 크기에 따라 하드디스크를 따로 구매해 교체한 게 경제적일 수도 있다. 다행히 마이 클라우드 홈 하드 교체는 손쉬운 편이다.

 

이번에 출시한 세 제품은 사용자가 모바일 데이터 관리에 겪는 어려움인 부족한 용량, 번거로운 백업, 정리되지 않고 산재한 데이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모든 지향점은 데이터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에 있다. 따라서 매번 자신만의 방법으로 데이터 관리를 하고 있거나, 별도의 유료 클라우드를 이용해 파일을 관리하고 있다면 새로운 제품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생각난 김에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백업했습니다.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