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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서랍 속 어딘가에 쳐박혀 있을 아이패드를 나름대로 있어 보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아이패드(또는 아이폰)를 맥의 서브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나왔다. 애플 전직 엔지니어가 만들었다는 듀엣 디스플레이(Duet Display)다. 오늘 출시된 이 앱을 아이패드와 맥북 에어로 직접 사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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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엣 디스플레이 앱 실행 화면. 맥과 아이패드를 케이블로 연결하기만 하면 알아서 화면을 띄워준다

듀엣 디스플레이의 최대 장점은 간단한 사용법이다. 우선 아이패드에는 듀엣 디스플레이 앱을 깔고, 맥에는 전용 클라이언트를 설치한다. 그리곤 아이패드에서 앱을 실행시킨 뒤, 라이트닝(혹은 30핀) 케이블로 맥과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맥의 모니터가 몇 번 깜빡이더니 듀얼모니터가 활성화된다. 간단해서 좋다. 전원이나 HDMI 케이블 등을 주렁주렁 달지 않아도 된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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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엣 디스플레이를 실행한 뒤, 마우스 커서를 아이패드 에어로 옮겨 마구 휘저어봤다. 이게 대체 뭔가? 개발자의 설명과 다르다. 분명 레티나 해상도로도 지체현상(Lag)이 없고,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마우스 커서가 뚝뚝 끊기면서 움직이고, 해상도가 낮아 화면 안에 깍두기가 가득하다. 낚인 기분이다. 옆에서 편집장이 “왜 요즘 시도하는 것마다 그 모양이냐”며 비웃는다. 속이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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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원을 날린 듯한 기분으로 맥용 클라이언트를 뒤져봤다. 환경설정 창이 보인다. 들어가 보니 아이패드 화면의 해상도와 프레임 설정을 바꿀 수 있다. 효율 모드로 되어있던 두 설정을 모두 퍼포먼스 모드로 바꿨다. 그래, 이래야지. 깍두기는 사라지고 마우스 커서도 주춤거림을 멈췄다. 버벅거림 없이 매끄럽고 선명하게 표시된다. 이제서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기뻐하긴 일렀다. 복병이 있었다. 맥북 에어가 이륙 준비를 시작했다. 냉각팬이 최고 스피드로 끊임없이 돈다. CPU와 램 점유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CPU를 i7으로, 램은 8GB로 업그레이드한 맥북 에어인데도 도무지 식을 기미가 안 보인다. 1년 반을 사용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 산뜻하기만 하다. 바람 소리가 조금 거슬리지만 실내 난방에 도움이 될까 싶어 참기로 했다. 설정을 효율 모드로 되돌리면 이륙 준비를 멈출까 싶었지만 그대로다. 그래서 그냥 퍼포먼스 모드를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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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사용해봤다. 웹브라우저를 띄워 놓고 웹서핑 하기엔 큰 부족함이 없다. 터치 기능도 지원하기 때문에 태블릿 PC처럼 화면을 직접 눌러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처럼 정확도가 높지는 않다. 마우스나 터치패드 등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하가 큰 작업에서는 한계가 드러난다. 플래시가 많이 들어간 홈페이지는 로딩이 길고, 유튜브의 풀HD 영상 등은 뚝뚝 끊기며 재생된다. 맥북 에어 모니터에서는 깔끔하게 작동하는 것들이지만, 아이패드 에어에서는 버겁다. 동영상 플레이어로 풀 HD 영상을 보는 것 정도는 무리 없이 깔끔하다. 아직까지는 이정도가 한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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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은 맥 모니터에서, 부하가 적은 것은 아이패드 에어에서 실행하면 되겠다. 아쉽지만 완벽한 듀얼 모니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일러 보인다. 이제 막 출시된 앱이니 앞으로 개선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맥에만 연결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연말 보너스로 맥을 사면 간단히 해결된다.

듀엣 디스플레이는 오늘 출시를 기념해 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내일부터는 14.9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구입하려는 사람은 서두르자. 미국은 우리나라와 10시간 이상의 시차가 있다는 것도 잘 고려하자.

 

참고 링크 : 아이튠즈 앱 페이지, 듀엣 디스플레이

김현준
자동차, 특히 재미있는 자동차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