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천이 드러나기 전에 이실직고하자면, 스타워즈를 딱히 좋아하진 않는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스타워즈의 이미지와 유명한 대사, 캐릭터, 그리고 틈틈이 찾아본 어느 정도의 야트막한 지식이 전부다.

 

그런데도 아는 게 있다면 스타워즈의 마스코트를 꼽을 때, 팬들은 아마 망설임 없이 R2-D2를 꼽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타워즈 영화 전편에 등장해 귀여운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 R2-D2. 이 R2-D2가 자그마한 드로이드로 등장했다.

 

이미 귀여운 자태를 선보인 BB-8, 그리고 오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새롭게 등장할 BB-9E와 함께, 스타워즈 드로이드 삼총사를 만나봤다.

 

 

스피로, R2-D2 드로이드

스타워즈의 원조 귀요미라서 그런지 R2-D2는 수많은 상품에 등장한 바 있다. 커피용품, 냉장고, 도시락, 버추얼 키보드까지 물품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나왔다.

 

그래서 스피로(sphero)에서 스타워즈 드로이드가 제작됐을 때 R2-D2가 먼저 나오리라 예상했지만,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차세대 귀요미인 BB-8이었다. 그리고 인제야 비로소 R2-D2를 만져볼 수 있게 됐다.

 

 

패키지를 보자. 국내 공식 출시하면서 생긴 장점은 번역. 패키지부터 내부 문서까지 한국어가 꼼꼼하게 달려있다. 다만, 명조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글 폰트는 덤. 한글 폰트 파일을 하나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R2-D2를 비롯한 스타워즈 드로이드를 제대로 움직이려면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전용 앱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어디에서든지 만나볼 수 있다. 설명서에 나온 대로 앱을 설치하자. 앱도 깔끔하게 한글을 지원해 쉽게 R2-D2와 연결할 수 있다.

 

 

BB-8과 BB-9E가 몸통이 구르며 움직이는 구조라면, R2-D2는 바닥에 있는 캐터필러로 움직인다. 영화와 흡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재현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으로 처음 R2-D2를 연결하면 조작모드를 고를 수 있다. 수동 조작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부터 자동 정찰, 경로 지정 이동, AR 모드, 동영상 함께 모드가 마련됐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마트폰을 드래그해 R2-D2를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모드다. R2-D2를 조작하기 전, 방향을 먼저 잡아준다. 왼쪽에 있는 방향키로 R2-D2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9가지 감정 표현을 지원해 R2-D2가 더 풍부하게 움직이도록 할 수 있다. 가만히 두거나 혹은 감정 표현을 주문했을 때, LED와 갸웃거리는 움직임이 영화 속 R2-D2를 떠올리게 한다.

 

 

스피로 제품 특유의 섬세한 재현력도 특징이다. 작은 기판까지 세심하게 재현했다. 형태는 물론 색과 내부 그림까지 흡사하다. 영화를 보았다면, 혹은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만족할 만한 만듦새를 갖췄다.

 

자동 정찰 모드는 주변을 알아서 돌아다니는 모드다. 웬만하면 넓은 공간에서 시도하자. 좁은 공간에선 좌충우돌하다가 소중한 R2-D2에 상처가 생길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똑똑한 편은 아니다.

 

경로 지정 모드는 드라이브 모드와 비슷하나, 앱에 자유롭게 선을 그으면 이 선을 따라 움직이는 모드다. 역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게 좋다. R2-D2는 내가 그리는 그림을 좀 더 큰 그림으로 이해하는 버릇이 있다.

 

 

R2-D2는 3시간 충전하면 1시간 정도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체감한 시간은 아득히 모자랐다. 배터리가 떨어지면서 R2-D2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호기롭게 밖으로 나섰지만, 이내 배터리에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배터리 시간은 여러모로 아쉽다.

 

R2-D2와 함께 스타워즈 영화를 보는 모드도 있다. 영화를 틀어놓으면 장면에 반응하는 기능이란다. 하지만 간단한 테스트에서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이는 기능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앞으로를 기대해봄 직하다.

 

 

가지고 놀면 더욱 좋지만, 가지고 놀지 않아도 책상 한쪽에 자리를 내줄 만큼 매력적인 드로이드다. 셋 중에 하나만 고르자면 조작감이 가장 좋았던 R2-D2를 선택하고 싶을 정도. 감정 표현도 풍부하고 담긴 기능도 많아, R2-D2에 담긴 사랑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책상에 멋지게 세워뒀으나 자꾸자꾸 움직여보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려웠다.

 

 

 

BB-8 그리고 BB-9E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 혜성같이 등장한 차세대 귀요미 BB-8. 그리고 이번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후속 드로이드인 BB-9E 또한 등장했다. BB-8은 이미 얼리어답터에서 살펴본 바 있다.

 

BB-8은 저항군 소속, BB-9E는 퍼스트 오더 소속으로 둘의 모습은 닮았으나 엄연히 적기다. 두 드로이드의 외관은 조금 달라졌지만, 제품을 이루고 있는 요소는 같다. 폰트가 눈에 밟히는 패키지를 열면 본체, 헤드, 그리고 충전기와 AR 용 거치대가 있다.

 

 

BB-8과 BB-9E 또한 R2-D2와 같은 앱으로 연결하고 작동할 수 있다. 지원하는 기능도 비슷하다. 드라이브 모드에서 역시 위치를 고정해야 하는데, 이를 LED로 해결했다. 파란색 LED를 이용자에게 맞춘 상태로 고정 후 드라이브 모드를 시작할 수 있다.

 

 

감정 표현을 주문하면 몸통 자석의 움직임으로 고개를 움직이기도 한다.

BB-8은 몸통을 따라 머리가 움직이는 구조다.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균형을 잡고, 자석으로 연결된 머리가 자연스레 따라 움직인다. 덕분에 더 자연스럽고, 더 빠르게 움직인다. 빠른 속도가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덕분에 조작하긴 쉽지 않다. 우선 굴러가다 보면 관성이 붙어 방향을 조절하기 어렵다. 실수로 조작이 빗나가면 이를 수습하기가 어렵다. 방향을 돌릴 때 저절로 큰 원을 그리며 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 기물에 부딪히기 쉽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BB-8과 BB-9E를 조작할 땐 넓은 공터에서 충분히 연습하는 걸 권한다.

 

 

R2-D2에 이어 재현력은 칭찬하고 싶다. BB-8도 BB-9E도. 스탠드에 그냥 올려놓고 장식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은 저력은 아마 여기에 있지 않을까?

 

 

BB-8과 BB-9E에서 AR 모드를 이용하려면 액세서리가 필요하다. 함께 들어있는 AR 받침대에 본체를 올리고 AR 모드를 활용하자. 홀로그램으로 된 스타워즈 갤럭시를 둘러 보면 본체가 제자리를 헛돈다. AR 모드도 꽤 재미있는 콘텐츠인 건 분명하나, 몇몇 대사를 읽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어 쉽게 무료해진다. 한글화되지 않은 대사도 문제다.

 

 

다른 드로이드와 함께 두면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만약 드로이드가 여러 대라면 스마트폰에 연결한 상태로 곁에 둬보자.

 

 

 

스피로 스타워즈 드로이드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재현력도 높고, 만듦새 또한 뛰어나다. 세세하게 재현해놓은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타워즈 팬에겐 큰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유로운 움직임과 다양한 감정표현은 스타워즈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조작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교육 모드나 영화 상호 작용 같은 기능은 아직 보완돼야 할 구석이 있으나, 보는 즐거움. 그리고 직접 움직이면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은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할 것이다.

 

현재 얼리어답터 pick에서는 주말까지 10% 추가 할인을 진행 중이라 하니, 스타워즈의 귀요미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좋은 기회가 되겠다.

자꾸자꾸 손이가는 귀요미들
박병호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