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의 아쉬움을 딛고, 이달 15일부터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의 판매를 시작한다. 지난 갤럭시노트7 리뷰에 이어, 갤럭시노트8도 조금 일찍 입수해 제품을 살펴봤다.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부분도, 한편으로는 전혀 달라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만듦새 끝판왕’이라고 평했다가 장렬히 ‘펑’해버려, 에디터 얼굴을 화끈하게 했던 갤럭시노트7. 갤럭시노트8에서는 어떤 부분이 흔적으로 남았을까? 언팩 행사로 본 첫인상과 실제 제품은 얼마나 달랐을까? 갤럭시노트8을 살펴봤다.

 

 

1.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6.3인치 슈퍼 아몰레드 쿼드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역대 가장 큰 갤럭시 노트가 된 갤럭시노트8. 크게도 무게도 상당하다…까지는 지난 언팩 감상을 보며 한 이야기. 하지만 생각보다 작고, 생각보다 크다.

 

6.4인치 스마트폰과 비교해보면 갤럭시노트8가 얼마나 경량화에 성공했는지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한 손으로 쓰긴 버겁다. 어쨌든 노트 기능은 필연적으로 두 손을 모두 활용해야 하니까.

 

 

갤럭시 S8보다 급격하게 휘어진 옆면의 곡률은 날렵해 보이진 않지만 안정된 그립감과 옆면의 베젤을 종전보다 더욱 보이지 않게 했다. 영상을 틀어놓고 보다 보면 베젤을 거의 체감하지 못할 정도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넘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위엄을 엿볼 수 있다.

 

보기 좋다는 점 말고도 더 커진 화면은 쓰기 공간이 더 넓어진 장점도 있다. 디지타이징과 휴대성 사이에서 6.3인치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하나의 답이다. 정답은 아니므로 이를 판단하는 건 결국 이용자에게 달렸다.

 

 

2. 듀얼 카메라

경쟁사가 다양한 형태의 듀얼 카메라를 선보인 가운데,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8로 듀얼 카메라를 선보였다.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건, 어째서 카메라 부분을 제품 색상과 관련 없이 검은색으로 처리했는지다.

 

오키드 그레이, 딥씨블루, 미드나잇 블랙할 것 없이 카메라 부분은 검은색으로 전체적인 제품 색상과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 디자인의 옥에 티라면 옥에 티겠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카메라가 본체 바깥으로 튀어나오진 않았다는 점이다. 각 카메라는 광각과 망원 화각을 갖췄다. 편의상 광각과 망원으로 분류했으나 실제 촬영하면서 느끼기엔 화각 차이가 타사만큼 극적이진 않았다.

 

 

 

결과물은 매력적이다. 주광 아래에선 광각 망원할 것 없이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는다. 저조도에서도 광학식 손 떨림 보정(OIS) 기능에 힘입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새롭게 추가된 라이브 포커스 기능은 효과적으로 피사체를 판별하고 배경을 지운다. 다만, 살짝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니 일반 사진보다 디테일이 뭉게지는 현상이 있었다.

 

적어도 광각 카메라는 갤럭시노트7 때와 같은 제원이다. 그러니 여전히 품질은 믿어봄 직하다.

 

 

3. 조금은 개선된 메모

갤럭시노트7에서 강화된 노트 기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서였을까? 갤럭시노트8의 노트 기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개선점을 골라보자면 꺼진 화면 메모 기능.

 

기존에 꺼진 화면 메모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기능과 여러 장 메모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갤럭시노트7에서 아쉬운 점이었던 터라 이번 변화는 반갑다.

 

Pen.UP의 컬러링북 기능 지원 같은 메뉴는 결국 부차적이고 한 두번 쓰고 말 기능이라면, 꺼진 화면 메모는 유용하게 활용할 메뉴라 더욱 개선이 반갑다. 삼성 노트 앱의 변화도 크게 보이지 않는다. 이는 하드웨어인 S펜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리라.

 

 

4. 변화 없는 S펜

S펜은 놀랍도록 변화가 없다. 갤럭시노트7를 없는 폰으로 분류한다면 S펜 최초의 IP68 방수 등급을 적용했다 하겠으나 그러지 못함이 안타깝다. 0.7mm의 팁, 4,096단계의 필압은 놀랍게도 갤럭시노트7의 그것과 같다.

 

S펜을 꺼내면 나오는 에어 커맨드에서 라이브 메시지를 써볼 수 있다. 라이브 메시지는 작은 창에 글씨나 그림을 그리면, 이를 획 순서대로 기억해 움직이는 그림 파일(gif)로 만드는 기능이다. 이용자는 이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다.

 

그 밖에 번역기, 글랜스, 돋보기 기능 등은 갤럭시노트7에서 미처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기능이다. 갤럭시노트8에서는 이용자가 충분히 써볼 수 있길 바란다.

 

 

5. 한계에 도달한 성능

하드웨어의 개선점도 크게 없다. 언제나 동급 최고 제원을 자랑하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였지만, 이번에는 갤럭시 S8과 완전히 같은 AP(엑시노스 8895, 스냅드래곤 835)를 채택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존속에 대한 부담, 그리고 전체적인 AP 성능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드디어 램(RAM)이 전 모델 6GB로 향상됐다. 기존까지 안드로이드가 4GB 이상에서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이고, 관련 API가 부실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제야 비로소 6GB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준비가 마련됐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이밖에도 저장공간은 국내 기준 64 혹은 256GB가 적용됐다. IP68 등급을 채택했고, 배터리는 3,300mAh다. 디스플레이가 커지며 소비 전력은 소폭 늘어났으나, 안드로이드 OS와 AP의 전력 관리 기술이 적용돼 꽤 괜찮은 배터리 시간을 갖췄으리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네트워크 연결 휴지 상태일 때, 기지국 차원에서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전환하는 배터리 절감 기술(C-DRX) 등이 적용돼 배터리 대기 시간은 대폭 늘릴 수 있다. 단, 현재 배터리 절감 기술은 kt 네트워크를 이용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기지국 업그레이드에 따라 차례대로 적용 예정이며 LG유플러스는 미적용이다.

 

삼성전자에서 직접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도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성능의 강화는 없을 듯하다. 그렇지만 하드웨어에서 자부심을 뽐냈던 갤럭시노트가 상한선에 도달해 숨죽인 모습이 못내 아쉽다.

 

6. 빅스비

음성인식 인터페이스 인공지능인 빅스비(Bixby). 갤럭시노트8에도 빅스비 호출 버튼이 유지된 것으로 보아 삼성전자에서는 꾸준히 빅스비를 밀고 가려는 듯하다.

 

긴 명령어를 축약하는 단축 명령어(Quick Command) 기능과 영어 등을 지원하는 빅스비 2.0 업데이트가 적용됐다. 이는 소프트웨어 차원의 업데이트로 기존에 갤럭시 S8에 있던 빅스비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기능의 추가로 빅스비를 꾸준히 활성화하려고 하나, 잘 풀릴지는 미지수다. 하반기에도 AI 스피커가 꾸준히 등장할 예정이고, 관련 시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되니 앞으로 남은 것은 다른 시스템과 효과적으로 연계되는 데 있겠다.

 

 

7. 덱스(Dex)

개인의 스마트폰을 연결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BYOD(Bring Your Own Device)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덱스(DeX). 갤럭시 S8에 이어 갤럭시노트8도 지원한다. 별매할 수 있는 덱스 스테이션에 갤럭시노트8을 연결하면 덱스 스테이션에 연결한 모니터에서 스마트폰 UI가 PC에 알맞게 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갤럭시노트8 출시와 함께 더 다양한 앱을 PC와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으나, 앞으로도 이 작업은 꾸준히 진행돼야 할 것이다. 작업 효율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좋으나 현실적으로 컴퓨터 본체를 빼고 입출력 기기를 완비한 환경을 쉽게 갖추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덱스는 컴퓨터 본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PC 환경과 유사한 업무 환경을 개선하면서, 컴퓨터 본체가 없으면서 입출력 기기를 완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숙제를 맡았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8. With AKG

삼성전자의 하만카돈 인수 소식에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이 AKG 번들 이어폰을 볼 때마다 그 기억은 다시금 떠오를 것이다. 악명높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번들 이어폰은 갤럭시 S8 번들 이어폰과 함께 새로운 위상을 찾았다.

 

그리고 이 이어폰은 갤럭시노트8과도 함께다. 전반적으로 V형에 가까운 제품으로 저음과 중고음을 담당하는 두 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풍성한 음을 들려준다. 왜 없겠냐며 어깨를 으쓱한 3.5mm 오디오 단자에 번들 이어폰을 꽂고, 귀에 착 붙는 착용감을 잠깐 즐기고 음악을 들어보자.

 

번들 이어폰답게 장르를 크게 타지 않으며 기대 이상의 해상력을 갖췄다. 갤럭시노트8에 담긴 삼성전자의 사운드 얼라이브 음장은 덤이다.

 

 

요모조모 따져보면 ‘과연 플래그십’이라 할 만하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고 조화롭다. 단, 완성도를 이루는 대부분이 갤럭시노트7의 유산이다. 다시 말하자면 갤럭시노트8만의 특이한 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존속 여부와 함께, 상향 평준화된 하드웨어에서 이제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느낌을 주는 스마트폰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갤럭시노트8은 아직 ‘노트다운’ 특색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한편으로 모바일 디지타이징을 위한 기기에서 갤럭시노트8은 아직 대체재가 없는 제품이기도 하다. 어쨌든 제품은 나왔고, 이제 남은 것은 시장의 반응 뿐. 배신감(?)을 느꼈던 소비자의 마음을 성공적으로 돌릴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듀얼 카메라
메모 기능
변화 없는 S펜
그래도 강력한 성능
빅스비 2.0
숙제가 많은 덱스(DeX)
Audio With A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