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좀 안다면, 이 브랜드를 모를 수가 없다. 바로 ‘펜더(Fender)’. 제프백, 에릭 클랩튼, 반 헤일런… 그리고 우리나라 록의 대부 신중현까지, Fender 기타를 쓰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좋아한다면 펜더의 매력을 잘 알 것이다. 카랑카랑한 생톤, 들을수록 흠뻑 빠지게 되는 그 매력적인 사운드. 그런 Fender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나왔다. 소식으로만 접했던 그 실물을 직접 만나보니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한 때는 5가지의 이어폰을 내놓고 나를 비롯한 음악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이번에는 작정하고 흔드는구나.

 

 

 

무려 2가지다. 큼지막한 기타 앰프처럼 생긴 MONTEREY와 작고 아담한 NEWPORT. 왠지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이 느낌. 맞다, 바로 Marshall의 스피커들이 생각난다. Marshall 스피커도 여러 가지 라인업으로 나뉘어있었다. 기타로도 둘이 양대 산맥으로 경합하듯 맞서더니, 이어폰에 이어 이제는 스피커까지. 어쨌든 기쁘다. 멋진 두 브랜드가 들려주는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어서.

 

 

 

Fender MONTEREY

일단 디자인부터 감상하고 오자.

 

 

거대하다. 기타 앰프 같다. 그리고 묵직하다. 6kg가 넘는다. 전면 그릴을 덮은 직물 재질과 구석에서 번쩍이는 Fender 로고의 하모니가 감동적이다. 빈티지와 클래식함의 정점.

 

 

 

게다가 아날로그의 멋이 줄줄 흐르는, 클래식한 스위치와 노브들을 보라. 아직 전원을 켜지도 않았는데 이미 나를 축축이 젖게 한다. 동해안 파도에 흠뻑 옷이 젖듯, 감동에. 전원을 켜면 Fender 특유의 기타톤으로 간단한 효과음이 연주된다. 이 효과음을 듣는 순간 이미 게임 끝.

 

 

 

배터리는 없다. AC 전원으로 연결해야 한다. 실내에서 주로 써야 한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아파트나 공동 주택에서 음악에 취해 볼륨을 올렸다간 그 즉시 각종 신고와 민원에 시달릴 수 있겠다. 출력이 무려 120W나 되니까. 볼륨을 반도 올리지 않았는데 쩌렁쩌렁하다. 매장이나 파티장 같은 장소에 갖다 놓는다면 최고일 듯.

 

 

 

앞으로만 쭉쭉 쫙쫙 뻗어나가는 소리의 발산은 약간 아쉽기도 하다. 스피커 뒤로 가면 음악이 살짝 묻히는 느낌이 든다. 요즘 360도 무지향성 스피커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 대비가 되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아쉬움은 Fender의 감성과 빵빵한 출력, 디자인으로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는다.

 

 

 

Marshall의 스피커도 오래 전에 들어봤었다. Fender의 스피커를 주로 들었던 요즘에 와서 생각해보면, 음질적으로 큰 차이를 구분해 내진 못하겠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저 두 브랜드의 제품들 모두 엄청난 출력을 들려줬었고, 웅장한 저음을 비롯해 마치 4D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액션 영화처럼 박진감이 넘치는 톤이 유사했었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MONTEREY에는 5.12인치 풀레인지 우퍼와 1인치 트위터 2개가 들어있다.

 

 

 

블루투스 4.2를 지원하고, AptX를 비롯 AAC, SBC 코덱을 지원한다. 무선임에도 음질 열화 걱정을 덜어주고 딜레이도 거의 없다는 뜻이다. 유선 연결도 든든하게 지원한다. 3.5mm AUX와, RCA 단자까지 있으니.

 

 

 

볼륨과 베이스, 트레블 노브를 돌리고 있으면 도대체 어떤 음색으로 맞춰놓고 음악을 들어야 할지 너무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베이스를 힘껏 올려 쿵쿵 쾅쾅 심장을 울리며 들어도 좋고, 트레블을 확 올려 날카롭고 공격적인 심벌즈 소리에 심취해도 좋고, 둘 다 최대치로 올려 다이내믹 사운드 다이내믹 코리아에 정신을 놓고 미친 듯 몸을 흔들어도 좋다. 둘 다 낮춰서 플랫하게 들어도 담백하다.

 

 

 

이제 가격을 알아보자. 49만9천 원이다. 사운드의 퀄리티에 디자인, Fender의 감성 값이 더해진 가격이렷다? 그래도 이 정도면, 눈 딱 감고 들일 만하다. 자유로운 분위기로 꾸며진 넓은 실내에 들일 스피커를 찾는다면, 두 말 할 것 없이 추천. 집에서 들을 거면 볼륨을 올릴 때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뒤 들일 것을 추천. 음악을 잘 듣지 않아도 일단 추천. 그냥 한 구석에 놔두기만 해도 너무 멋지니까.

 

 

장점
– 보기만 해도 멋지다.
– 버튼을 만지는 손맛이 좋다.
– 소리가 쫀득하고 웅장하고 신난다.
단점
– 많이 무겁다.
– 내장 배터리는 없다.

 

 

 

Fender NEWPORT

이번에는 NEWPORT다. MONTEREY보다 훨씬 작다. 아담하다. 1.6kg이다. 일반적인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들 보다는 무겁지만, 이 정도면 갖고 다닐 만하다. 그러면서도 Fender의 감성을 우겨 넣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Fender의 로고를 비롯해 버튼부 디자인이 그렇다.

MONTEREY와 마찬가지로, 전원을 켜면 똑같은 기타 효과음이 연주된다. 본체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이번에는 어쩐지 귀엽게 느껴진다. 도시락통 같기도 하고. 아이 귀여워.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램프도, 버튼과 노브도, MONTEREY에서 느껴졌던 Fender의 그 감성은 유효하다. 음질도 유사한 느낌이긴 하지만 출력 자체가 30W로, MONTEREY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볼륨에 따른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출력이 30W라는 것만 보면 이것도 대단한 수준이다. 게다가 베이스와 트레블을 조절하며 휘끼휘끼 음악을 재밌게 듣기에도 여전히 좋다.

 

 

 

자꾸 형(?)과 비교하게 되지만, 어쩔 수 없다. NEWPORT에는 3인치 풀레인지 우퍼 2개와 1인치 트위터 1개가 들어있다. 대형 스피커 특유의 웅장함과 거대한 출력은 아니지만, 방 하나 정도는 음악으로 충분히 채워준다. 블루투스 4.2와 AptX 코덱을 지원하는 건 MONTEREY와 똑같다. 3.5mm AUX 연결도 되고. RCA 단자는 없다.

 

 

 

휴대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강점이다. 배터리 용량은 5200mAh고 12시간 정도 일한다. 뒷면에 있는 USB 단자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충전도 해준다. 형은 보조배터리가 될 수가 없다. 이 점에서 괜히 뿌듯해진다.

 

 

 

Fender의 감성을 보고 듣고 만지며 언제든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는 NEWPORT. 가격은 29만9천 원이다. 나쁘지 않다. 10~20만 원대의 적당한 휴대용 스피커를 알아보고 있었다면 조금 더 보태서 이걸 사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장점
– 휴대할 수 있다.
– 아날로그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각종 버튼들도 여전하다.
– 내장 배터리로 스마트폰 충전도 할 수 있다.
단점
– MONTEREY를 먼저 듣고 난다면 아쉬움이 남게 되는 30W의 출력
포스 있는 디자인
다이내믹 음질
클래시컬 감성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