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는 일은 재미있다. 소비 욕구를 충족하는 일은 늘 새롭고, 짜릿하다. 에디터의 바이라인에는 ‘글 쓰려고 돈 쓰다가 인생의 쓴맛을 배우는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글 쓰려고 돈을 쓰진 않는다. 글 쓰지 않아도 돈은 쓴다. 소소하게 낭비하는 탕진잼부터, 이런저런 이유 있는 소비까지. 다양한 ‘탕진잼’을 소개한다.

 

 

얼마전 빙그레에서는 다양한 빨대로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는 동영상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동영상에 나오는 링거 스트로우 말고도 총 5종의 독특한 빨대를 선보인 ‘마이 스트로우’. 이중에서 러브 스트로우, 자이언트 스트로우, 링거 스트로우의 3가지는 실제 제품으로 제작해 판매했다. 나머지 2개가 실제로 판매될지는 미정.

 

이 마이 스트로우는 영국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키네 듀포트(Kinneir Dufort)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제작했다고 한다.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고, 현재는 3종 세트와 링거 스트로우는 수량이 소진돼 살 수 없다.

 

 

3종 세트 기준 처음 출시한 직후엔 9,900원이었다가 이내 12,900원으로 올랐고, 하루를 채 넘기지 않고 완판됐다. SNS와 웹에서 돌아다니는 동영상을 보고 ‘도대체 저런 건 누가 사나?’ 했었는데, 그게 바로 에디터 본인이었다. 결제는 빠르고, 후회는 늦다. 어쨌든 독특한 모양의 빨대 3종을 살펴보자.

 

 

자이언트 스트로우

일반 빨대보다 지름이 곱절은 굵은 자이언트 스트로우. 지름은 무려 12mm에 달한다.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로 45˚ 꺾여있는 게 특징이며, 바나나맛 우유에 끼워넣을 수 있도록 끝은 30˚로 잘려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 있는 작은 빨대와 비교해보면 지름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세척용 솔이 함께 들어있어 빨대를 씻을 수 있다. 적당히 휘어져 꺾인 목도 문제없이 들어간다.

 

 

일반 빨대를 꽂아보고 자이언트 스트로우를 꽂아봤다. 우리가 늘 생각하던 비율이 아니라서 그런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그럼 어디 한번 이 크고 아름다운 빨대로 바나나맛 우유를 흡입해 볼까….

 

 

단 한 모금. 단 한 모금만에 1/3을 마셨다. 세 모금으로 바나나맛 우유 한 병을 들이킬 수 있다. 속은 시원한데 뭔가 허무한 기분이다. 내 바나나맛 우유는 그렇지 않았는데.

 

 

볕 잘 드는 곳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마셨다. 날도 좋고 시원한 바나나맛 우유도 좋았다. 그 시간이 10초 남짓이었지만 말이다.

 

아, 빨대를 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이를 조심하자. 성급하게 빨대를 입으로 가져가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스테인레스 스틸 304 계열은 건축 자재로도 쓰일 정도로 튼튼하다. 이 한두 개는 문제도 아니다.

 

총평
사용성 :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성격 급한 사람
주의할 점 : 치아 조심

 

 

 

러브 스트로우

화가 난다. 이 끔찍한 빨대는 도대체 누가 만든 건가. 날도 더운데 9cm 옆에 사람 얼굴이 있는 것도 끔찍하지만, 함께할 사람이 없는 것도 끔찍하다.

 

 

휘어진 두 개의 스트로우가 교차한 형태로, 가운데 고정 틀이 두 빨대를 잡은 구조다.

 

 

동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딸기맛 우유를 준비했다. 어디 한 번 마셔볼까.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왠지 ‘나는 나와 연애한다’라는 책이 생각나는 날이다.

 

총평
사용성 :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9cm 옆에 함께할 사람이 있는 사람
주의할 점 : 북받치는 외로움

 

 

 

링거 스트로우

공개와 함께 가장 화제가 됐던 스트로우였던 링거 스트로우. 하지만 주문하면서 자주 쓰진 않으리란 생각을 했다. 결정적인 문제는 세척. 긴 링거 튜브를 씻기는 쉽지 않은 일이니까.

 

빙그레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여분으로 쓸 수 있는 링거 튜브를 넣었다. 그리고 패키지에는 세척 방법도 친절히 안내됐다. 링거 튜브의 길이는 1.7m로 오만 공간에 매달아 놓고 쓸 수 있겠다.

 

 

다른 스트로우와는 달리 연결 방법이 번거로운 점도 특징. 먼저 캐리어를 열고 뚜껑에 링거 호스를 단단하게 끼운다. 링거 호스는 미리 닫아둬 바나나맛 우유가 새지 않도록 한다.

 

 

그다음 뚜껑을 바나나맛 우유에 연결하고 캐리어에 담아주면 된다. 조이는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고정하는 형태로 조일 때마다 끼긱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린다. 고정 자체는 잘 되나 얼마나 제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정을 마쳤다면 링거 호스를 열자. 바나나맛 우유가 호스를 타고 흐른다. 바나나맛 우유를 높이 고정할수록 잘 나온다. 나오지 않는다면 입으로 몇 번 빨아들이면 나온다고 한다. 링거 호스를 여닫는 것으로 마시는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링거 호스는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링거 호스는 입에서 가까운 곳에 두는 게 좋다. 처음에 멋모르고 중간쯤에 두었더니 호스를 잠갔을 때, 잠근 부분부터 입까지 가는 호스에 바나나맛 우유가 고이는 문제가 있었다. 그대로 호스를 놓쳤다가 사방으로 바나나맛 우유가 튀었다.

 

마시다 보니 왠지 말을 할 수 없다. 흘러나오는 바나나맛 우유가 입을 가득 채운다. 결국, 하나를 다 마셔버리고 말았다. 조절 잠금장치를 조절하기가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링거 호스를 씻기 어렵고, 호스를 통해 흐르는 액체가 상하기 쉬운 우유라는 점은 링거 스트로우를 오래 쓸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어떤 자세에서든지 바나나맛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점은 좋다. 바나나맛 우유가 아닌 다른 음료도 지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총평
사용성 :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바나나맛 우유 홀릭인 귀차니스트
주의할 점 : 다 마신 후엔 곱절로 귀찮은 세척이 기다리고 있다.

 

 

 

결론

빠른 결제 후, 천천히 뒤늦은 후회가 찾아왔다. 빨대 꽂아 마시기 귀찮아서 쓴 링거 스트로우는 다 마시고 씻기가 곱절은 귀찮았고, 러브 스트로우는 손을 떠났고, 그나마 남은 게 자이언트 스트로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자이언트 스트로우만 살 걸…

 

어쨌든 에디터 같은 호갱이 있으니 바나나맛 우유는 높은 매출을 거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리뷰와 함께 우유를 들이킨 에디터는…

 

리뷰에 들어간 에디터의 지출
9,900원(마이 스트로우 3종 세트) + 6,500원(바나나맛 우유 3개, 딸기맛 우유 2개) = 16,400원.
ㅍㅍ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