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가 영사기가 없는 상영관인 수퍼S(Super S)관을 선보였다. 아날로그 필름 방식에서 디지털 파일을 쓰는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영화관에서는 영사막과 영사기(프로젝터)를 쓰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수퍼S관에서는 이 영사기마저 들어냈다는 것이다. 어떻게 영사기를 들어낼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시네마 LED 스크린에 있다. 시네마 LED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한 극장전용 LED 스크린이다. 다시 말해 수퍼S관에는 영사기와 영사막을 빼고, 영사막 대신에 커다란 LED 스크린을 직접 삽입했다는 것이다.

 

 

영화관에 들어가는 화면은 445인치 크기로, 4K 해상도(4096×2160)를 지원한다. 그러나 단일 화면이 445인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네마 LED 디스플레이는 96개의 캐비닛을 배열해 하나의 큰 화면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프로젝터를 빼고 시네마 LED 스크린을 넣으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화질’이 좋아진다. 대표적인 부분이 밝기와 명암비다. 시네마 LED의 화면 밝기는 500니트 이상을 구현해 기존 프로젝터 램프와 비교해 약 10배 이상 밝다고 한다.

 

또한, HDR(High Dynamic Range)를 지원해 명암비가 뛰어나다. 따라서 보다 생생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뛰어난 명암비를 느낄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리얼 블랙’의 존재다.

 

기존 영사기는 흰색 또는 은색 영사막에 빛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검은색을 표현하더라도 어느 정도 빛이 쏘아져 완전한 검은색을 구현할 수 없다. 그러나 시네마 LED에는 발광다이오드의 신호를 완전히 죽여 ‘리얼 블랙’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균일도 문제도 있다. 영사기는 빛을 방사형으로 내보낸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중심부와 주변부의 밝기가 균일하지 않은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시네마 LED는 전체 화면이 골고루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화면 밝기가 밝으면 다른 이점도 있다. 영화관 내부가 어둡지 않아도 화면을 또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 크레딧이 미처 끝나지 않았는데 영화관의 불이 켜지면서 크레딧이 희미하게 보이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프로젝터의 밝기가 밝지 않기에 생기는 문제다.

 

이날 시연 동영상 재생 중 실내 조명을 켠 상태에서 게임 ‘타이탄폴2’의 게임 플레이 동영상을 보았다. 밝은 실내에서도 게임 화면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이를 응용해 영화관 내부를 좀 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용도의 다양화 또한 기대해봄 직하다.

 

 

또한, 완벽한 보는 경험을 위해 사운드 시스템도 손봤다. 하만(Harman)의 JBL 스피커를 설치하고 삼성과 하만이 함께 스피커 위치에서부터 사운드 프로세싱까지 조율한 설계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 ‘명당’이라 불리는 스위트 스팟(Sweet Spot)을 혁신적으로 늘렸다는 것이 롯데시네마의 설명이다.

 

 

수퍼S관에서 본 영화는 어떨까?

수퍼S관에서 직접 영화를 보는 경험은 어떨까? 수퍼S관에서 직접 영화를 보았다. 현재 잠실 월드타워 수퍼S관에서는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카3: 새로운 도전>을 관람할 수 있다.

 

내부 좌석은 가죽 재질의 시트로 각자 팔걸이를 쓸 수 있다. 고급관답게 일반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형태의 의자를 채택했다. A부터 N까지 14개열이 있고 좌석은 13개, J~N열은 15개가 마련돼 있다. 총 192좌석이다.

 

 

으레 앉던 대로 약간 뒷열의 가운데 자리를 골랐다. 기존 스크린보다 화면이 약간 작은 느낌이 들었다. 평소 앉던 곳보다 한두열 앞자리에 앉아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영화관 기준으로도 스윗 스팟에 앉았기에 사운드의 문제는 느낄 수 없었다. 사운드 특화과 비교하기엔 어려움이 있으나 일반 상영관보다 훨씬 풍성한 음향을 들을 수 있었다.

 

 

<카3: 새로운 도전>에 등장하는 주인공 라이트닝 맥퀸은 빨간색 자동차다. 시네마 LED를 보면서 도드라진 부분 중 하나가 색 재현력인데, <카3: 새로운 도전>을 보면서 빨간색 재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훨씬 더 깊고 진한 빨간색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화면이 밀리거나 중심부와 주변부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프로젝터로 투사된 화면을 보는 느낌과 스마트 디바이스의 디스플레이를 보는 느낌은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이 차이를 영화관에서 느낄 수 있는 점이 신선하다.

 

화면 밝기가 개선됐음은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눈이 쉽게 피로해질 정도였다. 길지 않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와 연신 눈을 쿡쿡 눌러줬다. 학창시절 불 꺼놓고 컴퓨터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화면 밝기를 조정하거나 아니면 상영관의 조명을 켜 조금 밝기를 조절하는 작업은 필요할 듯하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는 디스플레이의 크기도 크기거니와 시네마 LED 규격에 맞추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

 

시네마 LED를 통한 영화 감상은 혁신적인 경험이었다. 여태까지 보던 영화와는 시각적으로 분명히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다. 극장을 운영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유지 보수에 필요한 노력이 줄어들어, 길게 본다면 시네마 LED를 탑재한 영화관은 점차 일상화가 되지 않을까 점쳐본다.

 

수퍼S관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이 유일하다. 연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수퍼S관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일반관과 같은 가격에 수퍼S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으나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프리미엄 상영관인 수퍼플렉스G와 같은 가격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언젠가는 이런 방식이 영화관의 표준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