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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를 얘기하면 꼭 따라 나오는 말들이 있다.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가 최고다”, “안전 하면 볼보지”, “볼보가 흔해지는 게 싫다” 등이다. 간단히 말해서 볼보 좋은 건 다들 안다는 얘기인데, 판매량을 보면 한 달에 200~300대 정도 밖에 안 팔린다. 사람들의 호평에 비해 인기가 낮다.

얼리어답터가 생각한 볼보는 이렇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차를 만든다. S60도 그런 차다. 잘 달리고 재미있으며, 편하고 안락하다. 함께 담기 어려운 요소들을 절묘하게 합쳤다. 옵션표를 가득 채운 각종 안전 장비는 보너스다. 정말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지만 당신은 아마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사려고 할 것이다.  그래도 얼리어답터는 볼보의 매력을 꾸준히 어필할 예정이다. 볼보 S60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익스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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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은 길이 4,635mm, 높이 1,480mm, 폭 1,865mm짜리 세단이다. BMW 3시리즈 세단보다 조금 크다. 하지만 실제로는 BMW 3시리즈보다 작아 보인다. 앞유리와 뒷유리 각도가 완만하고, 보닛과 트렁크가 두툼하다.  단단한 근육으로 뒤덮힌 체조선수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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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시승한 S60은 R-디자인(R-Design) 패키지가 적용됐다. 차체를 한층 역동적으로 꾸며주는 외관 패키지다. 그냥 S60과 비교하면 뒷모습이 확실히 다르다. 굵직한 배기구가 박힌 투톤 디퓨져가 뒷모습을 훨씬 스포티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R-디자인 패키지에는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이드 미러 커버, 리어 스포일러, 19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 등이 포함돼 있다.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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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 실내는 전자식 계기판과 시트, 공간 등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다. 가장 관심이 높을 공간부터 얘기해보자.

넓지 않다. 사람에 따라선 좁다고 느낄 수도 있다. 크기가 비슷한 BMW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좁다. 앞좌석은 넉넉하지만 뒷좌석 공간에 여유가 없다. S60 같은 전륜구동 자동차는 후륜구동에 비해 실내 공간을 넓게 뽑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S60은 그렇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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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시트가 아주 좋다. 볼보만큼 편한 시트를 만드는 회사는 없다. 오래 운전해도 엉덩이가 배기거나 허리가 뻐근해지지 않는다. 당장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할 차를 고르면 주저없이 볼보를 선택할 거다. 시트 하나만 보고 말이다. 게다가 S60 T5 R-디자인에 들어간 시트는 조금 더 특별하다. 옆구리 부근이 불룩하게 솟아 있다. 몸이 좌우로 미끄러지는 것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굽이 길을 달릴 때에 아주 유용하지만, 눕혀 놓고 잘 때도 편하다. 최고의 시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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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2012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전자식 계기판도 시트만큼 매력적이다. 예쁘거나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주행 정보를 아주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시해준다. 계기판을 노려보거나 해석할 필요가 없다. 엘레강스와 에코, 스포츠 등 세 가지 테마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고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알피엠게이지가 큼지막하게 나오는 스포츠 모드가 가장 편리했다.

 

주행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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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문장 하나로 S60 T5 R-디자인의 주행 느낌을 요약할 수 있다. 잘 달리고 재미있으며, 편하고 안락하다. 시승차에는 단단하기로 유명한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이 타이어를 끼우자마자 승차감이 엉망이 된다. 그정도로 단단한 타이어다. 하지만 S60은 히스테리를 부리지 않는다. 지하철 공사판이나  패인 도로를 지날 때에도 적당히 흡수하고, 적당히 반응한다. 스포츠 서스펜션이 들어간 모델임에도 이 정도로 안락하게 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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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운전이 재미있다. 코너 안쪽으로 날카롭게 휙휙 말려 들어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듬직하게 끌어당기는 스타일이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민감하지 않다. 유격이 적당하고 반발력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미세 조작이 수월하다. 스티어링 휠도 마찬가지다. 헐렁하지도 않고 빡빡하지도 않다. 기분 좋게 감고 풀 수 있다. 보닛 속 2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만들어내는 245마력, 35.7kg.m는 부드럽지만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달릴 때 느껴지는 모든 감각들 간의 균형감이 좋다. 마음이 편안하고 자신감이 생긴다. 볼보는 적절한 셋팅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안다.

 

주목할 만한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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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얘기지만 이 대목에서 딱 한 번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안전’ 하면 역시 볼보다. 5250만 원짜리 차에 온갖 안전 장비를 다 집어 넣어놨다. 룸미러 뒷편에 묵직하게 자리잡은 센서 뭉치가 주변 자동차도 감지하고, 자전거 탄 사람도 감지하며, 충돌 위험도 감지해 경고를 보낸다. 심지어 자동으로 멈춰서기도 한다. 일일이 나열하다간 숨이 멎을 거 같아 이쯤에서 포기한다. 어쨌든 각종 안전장비들이 운전자보다 먼저 판단하고 경고한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270도 램프를 돌아 내려올 때, 빨간색 경고등(충돌 경고)과 경고음이 작렬한 것이 서너 번 정도 된다.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줄 알고 볼보가 놀랐나보다. 나도 놀라긴 했지만 너그럽게 이해했다. 놀란 횟수 이상으로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보조 장비라 단독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종합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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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 T5 R-디자인은 밸런스가 좋은 차다. 실내공간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만족감이 높다. 그렇다고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차는 아니다. 그놈의 ‘브랜드파워’가 약하기 때문이다. 볼보가 이름 만으로 먹어주는 회사였으면, S60은 지금보다 분명 더 많은 관심을 받았을 거다.

얼리어답터는 장거리 출장이 잦은 사람 등에게 볼보를 추천한다.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는 사람일수록 더 유용하게 탈 수 있을 거다. 승차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눈길에서도 비교적 잘 달릴 수 있는 전륜구동 자동차니까. 대신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이라면 디젤 엔진이 들어간 S60 D4를 고려해볼 만하다. S60 T5 R-디자인의 연비는 복합 11.7km/l지만, S60 D4는 17.1km/l나 된다. 가격은 S60 D4가 4640만 원, S60 T5 R-디자인이 5250만 원이다.

 

참고 링크 : 볼보자동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