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킥스타터에서 한 블루투스 이어폰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블루투스 이어폰(The Most Stylish Bluetooth Earphones)’이라는 나름 발칙한 타이틀을 달고 있었죠. 바로 EOZ One, 오늘 리뷰의 주인공입니다.

 

대체 어떻길래 자신만만하게 스타일리시하다고 하는 걸까요?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하다니.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맞습니다. 스타일리시합니다.

 

 

장점
– 금속과 가죽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 커다란 유닛에 비해 착용감이 나쁘지 않다.
단점
– 리모컨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 사운드보다 디자인이 더 스타일리시하다.

 

 

EOZ One은 펀딩을 시작한지 29일만에 목표액을 달성, 최종적으로 53,062유로 그러니까 약 6,670만원을 모금했습니다. 31일 동안 50,000유로를 목표로 진행한 펀딩이었는데요. 화려한 역대급 펀딩 아이템은 확실히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펀딩에 성공했고, 1여년이 지난 지금 양산품이 나왔죠.

 

 

 

감동스러울뻔한 패키지

커버를 열면 확실히 스타일리시한 EOZ One의 모습이 보입니다. EOZ One의 곡선미가 잘 보여지도록 영리하게 연출했는데요. 딱 왼쪽 귀에 착용했을 때 예상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착용했을 때도 이렇게 스타일리시하게 보일지는 착용하는 사람에 달렸겠죠.

 

아래쪽에는 파우치가 있고, 파우치 안에는 멤버십 카드와 USB 케이블, 3쌍의 실리콘 이어팁과 3쌍의 메모리폼 이어팁이 들어있습니다. 나름 알찬, 어쩌면 감동스럽기까지 한 패키지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파우치는 진짜 가죽인지 의심스럽고 작아졌으며, USB 케이블을 평범하고 짧아졌습니다. 펀딩 당시만 해도 이어폰에 사용한 가죽과 동일한 소재를 사용했다고 했는데 말이죠. 뭐 괜찮습니다. 액세서리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확실히 스타일리시하다

적어도 디자인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블루투스 이어폰’ 타이틀에 부합합니다. 금속과 가죽의 조합은 옳을 수 밖에 없죠. 알루미늄을 섬세하게 가공해서 만든 유닛과 보기 드물게 가죽 재질을 한땀한땀 꿰매어 만든 케이블은 공장에 막 찍어댄 제품이 아니란 걸 말해줍니다.

 

여기에 포인트가 더해집니다. EOZ One은 기본적으로 귓바퀴에 걸어서 착용하는데요. 귀 뒤쪽 케이블이 시작되는 부분에 다시 한번 알루미늄 재질을 덧대었습니다. 무광 유닛과 달리 반짝거리는 알루미늄 재질이 확실한 포인트가 됩니다. 마치 귀고리처럼 보이기도 하죠.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는 에디션

EOZ One은 총 3가지 에디션이 있는데요. 누아르 에디션은 블랙 유닛, 클래식 에디션은 실버 유닛입니다. 포인트는 실버죠. 누아르&골드 에디션은 블랙 유닛에 골드 포인트입니다.

 

누아르 에디션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가장 차분합니다. 살짝 거친 헤어라인 패턴이 들어간 유닛이 멋스럽죠. 대놓고 꾸미지 않아도 숨겨진 멋을 발산하는 게 왠지 남성에게 잘 어울려 보입니다. 넥타이 부대의 상징과 같은 넥밴드 타입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몇 배는 말이죠.

 

클래식 에디션은 유닛 그 자체가 액세서리 효과를 지닙니다. EOZ One은 유닛이 다소 큰 편인데요. 은은한 무광 실버 유닛과 반짝이는 유광 실버 포인트는 귀 전체에 액센트를 주는 화려한 액세서리가 됩니다.

 

누아르&골드 에디션은 EOZ One 3가지 에디션 중 가장 화려합니다. 다만 지나치게 튀는 느낌을 감출 수 없죠. 블랙과 골드의 조화가 낯설지는 않지만, 온통 블랙이라 골드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골드가 더 노랗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차라리 유닛도 골드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귀와 목에 밀착되는 착용감

목에 걸고 귀에 꽂아 보겠습니다. 앞서 얘기한대로 EOZ One은 유닛이 큰 편이라 귀가 꽉 채워지는데요.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EOZ One은 유닛부터 케이블에 이르기까지 귀 모양 그대로 만들어져 편안하게 밀착됩니다.

 

목에 밀착되는 케이블은 편안함과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EOZ One의 실질적인 케이블 길이는 50cm에 미치지 못합니다. 얼리어답터에서 리뷰했던 자브라 스포츠 펄스의 경우 60cm 수준. 비츠X는 80cm가 넘어가죠. 물론 짧은 케이블 덕분에 귀 뒤에서, 목에서 덜렁거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리모컨이 입 근처가 아니라 목 옆으로 치우치게 되죠. 통화 품질이 그리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리모컨 조작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유닛에 자석이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서로 붙여 놓을 수 있는데요. 케이블 길이가 짧아 블루투스 이어폰을 목에 걸고 있다기 보다, 마치 목 바로 밑에서 달랑거리는 목걸이처럼 보입니다. 유닛을 팬던트처럼 활용하는 액세서리 효과를 노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기대하지 않았지만 IPX4 등급의 방수 기능도 지원합니다. 가죽 재질의 케이블이 우려되는데요. 내구성 측면보다는 가죽에 땀이나 물에 젖고 마른 게 반복됐을 때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스타일리시함은 디자인이 한 수 위

이제 소리를 들어봐야겠죠. EOZ One은 9mm 티타늄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블루투스 4.1과 aptX 코덱도 지원해 기본은 갖추고 있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사운드보다 디자인이 훨씬 스타일리시합니다. 수트와 셔츠는 확실하게 갖춰 입었는데, 헤어스타일은 정리가 덜된 느낌이랄까요? EOZ One의 디자인이 워낙 깔끔해 사운드까지 기대하게 만드는데요.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의외의 풍성한 저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중음도 단단한 편이죠. EOZ One의 가장 적합한 장르로 보컬 위주의 음악을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V라인의 이퀄라이저는 아닙니다. 고음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거든요. 고음이 치고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에서 뻗어나가는 그 끝이 날카롭지 못합니다. 고음의 영향 때문인지 중음이나 저음도 한 겹의 막을 통과하는 듯 탁한 느낌이 들죠.

 

해상력은 보통 수준입니다. 록이나 메탈 장르처럼 일렉, 베이스, 드럼 등과 함께 보컬이 섞인 음악의 경우 음역대 분리의 또렷함이 덜해 공간감도 평이한 수준이죠. 물론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닙니다. 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죠.

 

 

 

어떤 제품이라도 디자인을 보고, 그 성능을 살펴볼 텐데요. EOZ One은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디자인과 디자인보다는 덜한 성능을 지닌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다만 EOZ One의 가격은 10만원 초반인데요. 값어치 이상의 디자인과 값어치 수준의 성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마치 액세서리처럼 목에 걸고 있다면, 그 블루투스 이어폰이 다른 것도 아닌 뻔한 넥밴드 타입이라면, 이제 벗어도 좋습니다. 액세서리라면 EOZ One 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