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효자, 톤플러스의 무지막지한 막내를 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또 다른 녀석을 만났다. LG TONE+ HBS-920이다. LG는 흥부만큼이나 자식이 많구나. 이 녀석의 특징은 역대 가장 깔끔한 디자인과, 그리고 저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돌려 돌려 돌림판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톤플러스의 프리미엄 제품군이라 그런지, 음질에도 당연히 신경을 쓴 모습이다. harman/kardon의 튜닝 기술과 함께 블루투스 버전 4.2, aptX 오디오 코덱도 지원한다. 무선 환경에 있어서는 최대한의 노력이겠지. 삼성이 harman/kardon을 인수했지만 아직은 LG 톤플러스 제품에 로고까지 박혀 나오는 데에 문제는 없나 보다.

 

 

늘씬하고 쭉쭉 뻗었다. 어설픈 곡선에 조금 저렴해 보이기까지 했던 플라스틱 재질의 예전 모델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이다.

 

 

포동포동하고 예쁘장했던 신인 배우가 카메라 마사지를 여러 차례 받고 젖살도 빠져 진화한 모습을 쳐다보는 느낌이다. 톤플러스의 디자인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

 

 

목에 건 모습을 보아도, 예전처럼 구매욕구를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는다. 놀라운 디자인 발전이다. 쏙 들어가 있는 이어폰도 시크하게 잘 숨어있다. 그리고 엄청 가볍다. 하도 가벼워서 목에 걸고 있는지도 모르고 어디 갔지 이놈, 하면서 찾고 있을 정도였다.

 

 

그럼 쭉 당겨보자.

 

 

귀에 꽂았을 때의 느낌도 여전히 나쁘지 않다.

 

 

이어폰을 다시 쭉 당기면 촤륵 감기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이 톤플러스는 버튼을 눌러서 쪼르륵 감는 방식이다. 버튼 어디 있나 더듬거리다가 잘못 눌러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이어폰 유닛에는 저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돌림판이 있다. 이 휠을 왼쪽으로 돌리면 다소 평이한 소리를 들려주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중저음이 자동차 엔진 붕붕거리듯 강해진다. 휠의 움직임이 유연한 편이라서 귀에 꽂을 때 손으로 만지며 필연적으로 조금씩 건드리게 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음질은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수더분한 인상이다. 해상력이 여름 햇살처럼 쨍하거나 고음이 카랑카랑 시원한 편이라고 하기엔 2% 부족하지만, 밋밋하지 않고 공간감도 잘 살아있다. 아웃도어에서 음악을 들을 때 충분히 재미있고 다이내믹하게 감상할 수 있는 수준.

 

 

휠을 돌려 베이스를 켜면 둥둥거리는 울림이 커지면서 음악에 힘이 훨씬 많이 실린다. 저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기능이다. 베이스를 강화하기 전에는 이렇다. ‘움움! 웃웃!’ 그리고 휠을 돌리면 이렇다. 입으로 소리 내어 따라 해보자. ‘두움 두움! 부우웅 부우웅!’ 이게 바로 저음 양에 따른 느낌의 차이다. 시원한 록이나 힙합을 들을 때 베이스를 올려주면 흥을 잔뜩 머금은 흥부자가 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시끄러운 소음에 노래가 묻힐 일이 없어서 좋다.

 

 

볼륨 버튼과 트랙 이동 버튼이 조그 타입이다. 딸깍딸깍 누르는 게 아니라 왼쪽 오른쪽으로 슬쩍 미는 방식. 목에 걸면 손가락으로 더듬거리며 조작해야 하는데, 버튼을 미는 방향만 파악하면 누르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이어서 편하다.

 

 

LG 톤플러스 HBS-920은 디자인 깔끔하고, 가볍고, 밖에서 딱 듣기 좋은 음질을 가진 제품이다. 가격은 17만9천 원. 생각보다 저렴하진 않지만 수많은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 구매 리스트 상위권에 올려놓기 충분한 녀석이다. 부담 없는 선물용으로도 적절하다.

 

 

장점
– 시크하게 쭉 뻗은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
– 가벼워서 목에 하루 종일 걸고 있어도 상관 없다.
– 저음을 두툼하게 강화할 수 있는 휠
– 하루 종일 들을 수 있는 배터리
단점
– 케이블 감기 버튼을 무심코 누르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멋지다고 부를 수 있는 디자인
다이내믹한 음질
목에 걸고 있는지도 모르는 착용감
오래 가는 배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