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고요한 아파트 단지에 강아지의 요란한 울음 소리가 들릴 때마다 어떤 아저씨가 쏟아냈던 분노의 샤우팅. 벌써 6년이나 된 영상인데요. 그 개는 아직도 짖고 있는지, 그 아저씨는 여전히 외치고 계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개 짖는 소리는 결코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닙니다. 내가 키우는 반려견이라도 그렇겠죠. 더욱이 편히 쉬는 집안에서 다른 집의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면 저 아저씨처럼 참을 수 없을 겁니다.

 

다른 개도 아닌 이 개가 짖는 소리는 얼마든지 듣고 싶을 것 같은데요. 자르 테크놀로지(Jarre Technologies)가 선보인 에어로불 XS1(AeroBull XS1)입니다.

 

 

장점
– 흔하지 않은 디자인
– 공간을 꽉 채우는 출력
– 부족하지 않은 음질
단점
– 한 대일 때와 두 대일 때의 차이
– 실제 반려견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가격

 

 

 

시선강탈 디자인

자르 테크놀로지의 제품으로는 에어로불 이전에 에어로스컬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해골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였죠. 사운드에 상관 없이 디자인만으로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한 제품이었습니다.

 

에어로불 역시 제대로 시선강탈 아이템입니다. 프렌치 불독을 형상화한 모습이 결코 해골 못지않게 독특하죠. 누구라도 실제 프렌치 불독인양 쓰다듬을 만한 디자인입니다.

 

그런데 자르 테크놀로지는 왜 이런 독특한 디자인만 고집하는 걸까요? 자르 테크놀로지는 장 미셸 자르(Jean-Michel Jarre)라는 프랑스의 일렉트로닉 음악가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인데요. 누군지는 잘 몰라도 음악은 한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다큐멘터리라든지.

 

1948년 생인 이분은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면 신디사이저 특유의 몽환적인 사운드로 실험적인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에어로스컬이나 에어로불의 디자인도 그의 실험적인 음악의 연장선일지도 모릅니다.

 

 

 

강아지는 아닙니다

에어로불 XS1이 나오기 전에 에어로불 HD가 있었습니다. 머리에 라이트닝 커넥터가 있어 아이폰 도킹이 가능한 제품이었죠. 67×43.5×64.1cm의 크기, 10kg의 무게로 커다랗고 육중한 몸집이라 어차피 휴대는 불가능하고,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야만 작동하는 스피커였습니다.

 

에어로불 XS1는 크기나 무게가 대폭 줄었습니다. 크기는 30.5x21x24.5cm, 무게는 1.8kg에 불과하죠. 라이트닝 커넥터는 빠졌습니다. 요즘 도킹 스피커가 없기는 하죠. 최대 10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내장했지만, 휴대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목줄이 있으면 모를까.

 

마치 에어로불 HD가 낳은 강아지처럼 보이는 에어로불 XS1이지만, 달라지지 않은 게 있습니다. 바로 앰프 출력이죠. 총 120W의 출력은 그대로입니다. 강아지처럼 보이지만 어엿한 성견이라 할 수 있죠.

 

 

 

선글라스와 궁둥이

기본적인 구조는 에어로스컬이나 에어로불, 에어로불 HD나 에어로불 XS1 모두 동일합니다. 시크하게 걸치고 있는 선글라스 렌즈마다 30W 출력의 1.3인치 미드 레인지 드라이버가, 궁디팡팡을 하고 싶어지는 뒤로 쭉 뺀 엉덩이에는 60W 출력의 2.5인치 서브 우퍼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죠.

 

몸집에 비해 꽤나 강력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죠. 특히 내부 공진을 통해 저음을 배가시키는 베이스 리플렉스(Bass Reflex) 우퍼 덕분에 깊고 풍부한 저음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 유닛의 배치가 전면 선글라스와 후면 궁둥이로 나뉘어져 있어 해상력과 공간감 증가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이거야 말로 개 짖는 소리

선글라스 사이의 작은 버튼을 누르면 바로 밑에 LED가 켜지면서 전원이 켜졌음을 알려줍니다. 바닥에 놓는 에어로불 HD와 달리 에어로불 XS1은 테이블 위가 잘 어울리는 데요. 눈높이가 일치하는 반면 LED가 지나치게 밝게 마치 눈뽕 맞는 듯 합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이 되면 앞발의 발톱 하나가 푸른색으로 빛을 내죠. 발바닥 전체에 불이 들어왔던 에어로불 HD과 달리 앙증맞은 모습입니다. 앞발에는 볼륨 버튼도 달려 있죠.

 

전원이 켜지면 Device On, 블루투스가 연결되면 Device Connected라고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로 알려주는 건 에어로스컬부터 여전합니다. 이거야말로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고 하고 싶은 부분이죠.

 

 

프렌치 불독과 잘 어울리는 음악

에어로불 XS1은 궁디팡팡을 넘어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메탈이나 힙합 장르의 음악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프렌치 불독은 락 스타나 힙합 뮤지션과 잘 어울리는 견종이기도 하네요. 박력 있는 저음이 마구 달리고 싶은 에어로불 XS1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아이돌 음악에서도 사운드의 유쾌함이 느껴집니다. 목줄하고 한강에 나갔을 때 주위에 모여든 사람 가운데서 마치 아이돌처럼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프렌치 불독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크기에 상반되는 강력한 출력으로 공간을 꽉 채우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보컬 위주의 음악이나 어쿠스틱 사운드에서는 우퍼보다 트위터의 날카로움이 먼저 치고 나옵니다. 높이 뻗어가는 듯 시원하지만 끝이 살짝 무딘 느낌이죠. 마치 어린 강아지가 깨물고 할퀴는 게 전혀 아프지 안듯, 에어로불 XS1은 엉덩이는 무겁지만 발톱이 그리 날카롭지 않습니다.

 

 

 

두 마리 몰고 가세요

반려견도 한 마리 키우다가 집에 혼자 있을 때 외로우니 한 마리 더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에어로불 XS1 두 마리가 함께 있으면 더욱 즐거워집니다.

 

본래 선글라스 왼쪽, 오른쪽으로 스테레오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에어로불 XS1 두 마리라면 각각 무선 스테레오로 연결됩니다. 에어로불 XS1은 사운드가 비교적 전면만을 향해 있어 방향이 달라지면 사운드 변화의 폭도 그만큼 커지는데요. 에어로불 XS1 두 마리의 시너지는 생각보다 대단합니다.

 

4개의 미드 레인지 드라이버가 뿜어내는 사운드와 뒤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2개의 우퍼의 조합은 1+1=2가 아닌 그 이상을 만들어내죠. 한 마리보다 늠름하게 주인 앞에 걸터앉아 주인이 듣고 싶은 음악을 짖어주는, 아니 들려주는 에어로불 XS1 두 마리를 키우는 게 좋습니다.

 

 

물론 고민이 필요하긴 합니다. 에어로불 XS1의 가격은 84만원이거든요. 8만4천원이 아닙니다. 에어로불 XS1 두 마리로 스테레오 사운드를 즐기기 위해서는 168만원이 필요하죠. 실제 반려견을 분양 받을까 고민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에어로불 HD는 한 마리에 269만원…

 

에어로불 XS1를 단지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닌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각하면 속 편할 수 있습니다. 에어로불 XS1만큼 그 자체로도 장식적인 효과를 지닌 블루투스 스피커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반려견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집에 돌아갔을 때 문 앞까지 뛰어 나와 꼬리를 흔들지는 않지만, 한 마리 또는 두 마리 키운다면 언제든 듣고 싶은 개 짖는 소리 좀 나게 할 수 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지랄견 수준의 공간 커버리지
좀 더 바라게 되는 음질
두 마리일 때 시너지
혈통 있는 견종인 듯한 분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