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신의 물방울>이 와알못(와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건 디켄팅(Decanting)이 아닐까 합니다. 와인을 높이 들고 마치 실을 뽑아내듯 가늘고 길게 디켄터(Decanter)로 옮기는 모습이 등장하는데요. 덕분에 이런 묘기 수준의 디켄팅이 진짜 디켄팅인지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디켄팅의 목적은 우선 침전물 제거입니다. 오래된 와인일수록 그 세월만큼 타닌(Tannin)이 와인에 녹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뭉치게 되는데요. 그 찌꺼기를 걸러내기 위해 디켄팅을 하죠. 하지만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오래된 와인을 맛볼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죠. 우리가 마시는 와인 속 찌꺼기는 아마도 코르크 부스러기일겁니다.

 

또한 디켄팅은 <신의 물방울>에서처럼 브리딩(Breathing) 목적으로 합니다. 오래되지 않은 와인은 가지고 있는 향을 발산하지 못한 채, 타닌만 강한 경우가 있는데요. 이럴 때 와인을 공기와 최대한 접촉시키면 향이 풍부해지고 맛이 좋아질 수 있죠. 하지만 역시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대중적인 와인은 애당초 바로 마실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디켄팅이 필요 없죠.

 

하지만 와인은 <신의 물방울>에서 얘기하는 대로 자신의 입맛을 따르는 게 중요합니다. 어제 퇴근 길에 편의점에 들러 산 와인도 디켄터에 멋지게 옮겨서 즐길 수 있죠. 선택은 자유지만 과정보다 와인을 마시는 그 자체를 즐긴다면 이 아이템을 추천합니다. 그냥 병에 꽂아서 잔에 따르기만 하면 되거든요. 휴대용 와인 에어레이터(Aerator) 겸 푸어러(Pourer), TRIbella입니다.

 

 

장점
– 세 줄기로 흘러나오는 와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 미묘하게 바뀌는 맛과 향을 알아내는 게 즐겁다.
단점
– 먼지가 잘 달라붙는 고무 재질
– 세척이 간편하지만 뭔가 찜찜하다.

 

 

 

와인은 아름답다, 와인잔도 아름답다, 그 다음은?

TRIbella는 한 와인 마니아의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와인을 아름다운 잔에 마시는데, 왜 와인을 따르는 행위는 아름답지 못할까라는 궁금증이었죠. 이런 궁금증은 결국 제품으로 이어졌습니다. 2014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요. 폭발적인 반응까지는 아니었지만, 12,500달러 목표에 22,208달러 모금으로 펀딩에 성공하게 됩니다.

 

TRIbella 개발자의 궁금증을 보면 왠지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아름다운 제품일 것도 같은데요.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TRIbella는 기능적인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제품입니다.

 

 

 

확실한 에어레이터와 푸어러

병 끝에 꽂는 와인 에어레이터나 푸어러는 이미 많습니다. 기능적으로도 거의 유사하죠. 하지만 단순히 병에 꽂힌 채 와인을 졸졸 흘려주는 것만으로 제대로 된 에어레이터나 푸어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TRIbella는 확실하게 에어레이터와 푸어러를 겸하기 위해 디테일하게 설계되었습니다.

 

바디는 튼튼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 병이 닿는 부분은 안전하게 고무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위쪽으로는 짧은 스테인리스스틸 관이 3개 있는데요. 와인이 흘러나오는 부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쪽으로도 가늘고 긴 스테인리스스틸 관이 하나 있죠. 바디 중간의 네모난 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 줄기의 와인

와인 에어레이터는 잔에 따르는 시간을 길게 하거나, 속도를 느리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냥 바로 잔에 따르는 것보다 공기에 오래 노출시키기 위함이죠. 와인 에어레이터의 디켄팅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어쨌든 와인이 잘 흘러나와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대부분의 와인 에어레이터는 병을 막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압력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TRIbella는 병에 꽂혀 있어도 바디 중간의 홈과 연결된 긴 관을 통해 병 속으로 공기가 유입됩니다. 공기 유입이 자유로워 병 속과 밖의 압력이 동일하다는 얘기죠. (TRIbella는 바디 중간 홈이 위를 향하도록 사용해야 합니다.)

 

와인을 한 줄기도 아닌 세 줄기로 따르는 거야 말로 TRIbella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마치 <신의 물방울>의 가늘고 긴 디켄팅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죠. <신의 물방울>처럼 병을 높이 들어봐도 좋습니다. TRIbella라면 가능합니다.

 

 

 

흘리지 말아야 할 것

병에 아무것도 꽂지 않은 채 와인을 잔에 따르면 와인이 병을 타고 흘러내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소믈리에가 와인을 따를 때 수건을 두르는 이유가 다 있는 거죠. 와인을 흘려봤자 얼마나 많겠냐마는 결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닙니다.

 

TRIbella를 사용하면 테이블에 와인 자국을 남길 일이 없어집니다. 병째 따르는 경우 간혹 출렁거리기도 하는데, TRIbella는 세 줄기로 부드럽게 흘려주는 확실한 푸어러이기 때문이죠.

 

디자인에서도 TRIbella의 세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와인이 흘러 나오는 부분이나 와인이 들어가는 부분이 비스듬하게 되어 있는데요. 이런 디자인 덕분에 와인을 따르고 난 후, 스테인리스스틸 관 내부에 와인이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최대한 깔끔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와인을 따를 수 있죠.

 

 

 

디켄팅은 내가 한다, 어디서든

TRIbella의 시작과 끝은 전용 케이스입니다. 케이스는 흡사 안경 케이스처럼 꽤나 튼튼해 충격에 휘어질 수도 있는 스테인리스스틸 관을 적절하게 보호해줍니다.

 

물론 케이스가 있다는 건 휴대가 가능하다는 얘기겠죠. 언제 어디서나 와인을 즐길 때 TRIbella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는 튼튼한 것은 물론 고급스럽기까지 해 주변 와인 마니아에게 선물하기도 좋습니다.

 

 

 

<신의 물방울>은 궁극의 와인을 찾는 여정을 그린 만화입니다. 당연히 수많은 와인이 등장하는데요. 대부분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라 할 수 있는 와인들입니다. 하지만 상관 없습니다. 비록 편의점에서 산 와인이라도 어떻게 즐기냐에 따라 충분히 다를 수 있으니까요.

 

TRIbella는 오직 나만을 위한 ‘신의 물방울’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오늘 저녁에 와인 한잔 즐겨야겠습니다. 당연히 병에는 TRIbella를 꽂아야겠죠. 디켄팅은 제가 합니다.

다소 저렴해 보이는 재질
기능에 초점을 맞춘 치밀한 디자인
와인을 따를 때 시각적인 효과
<신의 물방울>을 흉내 낼 가능성
퇴근 길에 와인을 사러 갈 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