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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글을 태블릿으로 보고 있다면 지금 브라우저를 닫기 바란다. 이 글은 큰 이유없이 태블릿을 샀다가 지금 어디에 쳐 박혀 있는지도 모르는 이들이나 태블릿을 충동구매 하려는 이들을 위한 글이다.
제목에는 태블릿이 필요없다는 듯이 얘기했지만 사실 태블릿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보급된 전자기기중에 하나다. PC가 2억대를 팔기까지 40년이 걸렸지만 태블릿은 2010년 아이패드 출시 후에 2013년에만 2억 1,900만대가 팔렸다. 사람들은 얇고 커다란 화면을 가진 아이패드에 열광했고 서둘러 자신의 돈을 애플에게 헌납했다. 뿐만 아니다. 출판사와 미디어들은 미디어의 구세주로 아이패드와 스티브잡스를 꼽을 정도로 아이패드에 열광했다. 아이패드로 잡지를 읽고, 책을 읽는 신세계가 펼쳐지며 새로운 생태계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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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애플이 구원한 것은 결국 애플 뿐이다. 미디어들은 몰락하고 있고, 출판시장은 여전히 불황이며, 많은 사람들은 아이패드 중고를 어떻게 비싸게 팔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애플은 아이패드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생태계는 중고거래 생태계다.
아이패드의 뒤를 이어 많은 태블릿이 탄생했고 연 2억대의 시장이 됐지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태블릿 시장이 균열되는 조짐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태블릿에 대한 전망은 과연 신기루였을까? 그리고, 왜 태블릿은 필요가 없어지고 있을까?

 

1. 스마트폰과의 간섭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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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대표적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태블릿은 크게 히트했지만 국내 태블릿 시장만큼은 조용했다. 2013년 국내 시장에서는 약 115만대 정도의 태블릿 판매가 이뤄졌다. 미국의 4200만대에 비하면 1/30 시장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국내에서 인기가 있던 패블릿 스마트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성공하며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중에 하나다. 큰 화면의 스마트폰이 유행하면 태블릿의 수요는 그 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스마트폰 트랜드를 이끄는 애플이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하며 미국내 태블릿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 수요는 2분기 연속 감소했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탭 이익이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큰 화면을 선호하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아이폰6 플러스가 히트하며 태블릿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7~8인치 대의 태블릿의 상황은 절망적이다. 최근 MS는 서피스 프로의 7인치 미니 버전 출시를 취소한 바 있다.

 

2. 교체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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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패드 미니3가 발매됐지만 기능이나 디자인이 기존 아이패드 미니2와 큰 차이가 없었다. 도대체 뭘 고쳐야 할지 조너선 아이브가 머리가 빠지게 고민했지만 답을 찾기 힘들었던 것 같다. 브랜드를 달리해도 마찬가지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과 에이수스 미모패드 사이에 스펙차이를 구분할 사람은 많지 않다.
쓰임새도 비슷하다. 대부분 책상 어딘가에 쳐 박혀 있는 쓰임새니까.
교체수요도 생각보다 적다. 태블릿 교체 주기는 2~3년이라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3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마트폰이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구형 기기에서 실행되지 않는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실행하면 된다. 게다가 태블릿은 꽤 커서 변기에 빠질 가능성도 적으니 고장도 잘 나지 않는다. 미국의 ‘테크어날리시스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에 어떤 기기를 바꾸겠냐는 질문에 스마트폰, TV, 노트북, 데스크탑을 모두 바꾼 후에야 태블릿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스마트워치까지 버킷리스트가 늘어나면 태블릿의 교체주기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3. 태블릿을 어디에 써야 할까?

애플의 팀 쿡은 아이패드의 부진에 대해 산업현장에서 새로운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태블릿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까? 클래쉬오브클랜? 경영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용 컴퓨터 시장에서도 아이패드나 일반 태블릿보다는 전통적인 노트북 형태의 크롬북이 더 인기를 얻고 있다. 크롬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키보드를 달고 있는 넷북에서 발전한 형태에 더 가깝다.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구글 크롬북의 미국 학교 출하량은 약 71만대로 아이패드의 70만대를 근소하게 앞질렀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키보드가 달린 크롬북이 훨씬 더 생산적이라며 크롬북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크롬북의 판매량은 서서히 기지개를 펴며 올해에만 이미 400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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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태블릿 시장 자체는 조금이나마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서피스 프로3처럼 변형 태블릿이 포함된 숫자이기 때문에 착시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태블릿의 급격한 성장과 빠른 성장정체는 몇 년전 유행했던 넷북을 연상시킨다. 넷북은 2010년 3200만대를 판매했다. 모든 애널리스트들과 기업들은 넷북의 판매량 1억대 돌파가 멀지 않았다고 넷북을 칭찬하기 바빴다. 그러나 현재의 넷북은 아이패드가 등장하며 바로 침몰했다. 어차피 보조 기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태블릿 역시 2017년이 되면 PC판매량을 추월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 보면 태블릿 역시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기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스마트폰 화면이 대형화되며 태블릿의 존재 가치 역시 희석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태블릿에 관심을 꺼야 하는 걸까?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한 번쯤은 태블릿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은 됐다. 우선 아이패드 에어2까지는 구입한 후에 다시 생각해 보자.

 

참고 : 아이패드 에어2 구입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