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이 모습을 드러낸 지도 8개월이 넘어가지만, 3.5mm 단자 삭제는 여전히 이용자를 좌절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기존 유선 이어폰을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으로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한편으로는 애플에서 판매를 시작한 에어팟을 4~6주씩 기다려 사거나 다양한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었다.

 

형태는 다르지만, 에어팟의 대안으로 불리는 제품 선봉에 비츠X(Beats X)가 있다. 형태도 다르기에 쓰는 방법도 다를 텐데, 도대체 왜?! 비츠X는 에어팟의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걸까?

 

 

장점
– 편안한 착용감
– 빠르게 충전되는 Fast Fuel
– 편리한 페어링

 

단점
– 너무 긴 케이블
– 구색 맞추기용 마그네틱 이어버드

 

 

 

왠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비츠X의 패키지를 꼼꼼히 살펴보면 그렇다. 하얀색 박스에 예쁘게 담긴 비츠X의 구성품을 꺼내보면 이것저것 구성품이 꽤 많다. 이리저리 늘어놓고 나니 이 작은 상자에 많이도 들어갔다는 소리가 나온다.

 

 

비츠X 본체, 귀 크기에 맞는 폼팁, 귓바퀴에 걸 수 있는 이어가이드(윙팁), 충전용 라이트닝 케이블, 전용 케이스, 그리고 사용설명서와 스티커, 애플 뮤직 3개월 리딤 코드가 들어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싶었을까? 물론, 제대로 이어폰을 넣기도 어려운 무의미한 케이스 때문은 아니다.

 

비츠X는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한다. 따라서 작은 라이트닝 케이블이 하나 따라온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짧은 라이트닝 케이블의 가격은 애플스토어에서 2만6천원. 충전 케이블조차 꽤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애플 뮤직 3개월 리딤 코드를 보자. 물론, 거주지가 한국으로 등록된 계정은 이 리딤 코드를 제대로 쓸 수 없다. 거주지 변경과 같은 몇 가지 편법을 이용하면 애플 뮤직 3개월을 등록할 수 있는 30달러 상당의 금액이 충전된다. 물론, 이렇게 등록한 금액은 애플 뮤직이 아닌 다른 유료 앱 구매 등에 쓸 수 있다.

 

 

굳이 금전적인 가치만 따져보자면 국내에서 17만9천원에 살 수 있는 이어폰에 담긴 액세서리의 가치만 약 6만원 정도라는 소리다.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구성품이 아닐까?

 

 

넥밴드라니…

아무 생각 없이 비츠X를 보고 자연스레 이어버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비츠X를 막상 만져보니 넥밴드 이어폰이었다. 다만, 양쪽에 배터리를 두고 연결된 넥밴드는 단순한 넥밴드가 아니라 플렉스폼(Flex-Form) 케이블이라고 한다. 덕분에 편안한 착용감을 갖췄다는 게 비츠의 설명이다.

 

 

다양한 형태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소개하면서, 넥밴드에는 유독 목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넥밴드만 차면 ‘아재 감성’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어떤 옷을 입더라도 주인공을 넥밴드에 내줘야 했던 기억에 넥밴드는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비츠X는 달랐다. 아재감성을 수치로 표현한다면 그 수치가 절반은 감소한 느낌이랄까? 얇은 넥밴드는 목에 자연스레 감겨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넥밴드라는 게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드럽게 감기나 탄성이 있고, 형태가 고정돼 목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다. 다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일 뿐.

 

 

이어버드의 착용감은 뛰어난 편이다. 이어가이드 역할을 하는 윙팁, 그리고 외이도 크기에 따른 폼팁이 제공되지만, 가장 기본형태로도 훌륭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인이어 이어폰 중에서는 근래에 착용했던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 착용감을 갖췄다.

 

 

이어폰 케이블은 흔히 ‘칼국수 케이블’이라 부르는 넓은 형태다. 광고에 나오는 비츠X 착용 모습에서 ‘선이 좀 길다’ 싶었는데, 직접 귀에 꽂았을 때 느끼는 선의 길이는 부담스러울 정도다. 선이 턱을 따라 날렵하게 내려오는 것도 아니라, 마치 사마귀가 앞발을 쳐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긴 선은 이어폰을 쓰고 있지 않을 때도 부담스럽다. 비츠X의 이어버드는 자석이 들어가 이어버드끼리 붙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밥을 먹을 때, 이를 닦을 때… 등 고개를 숙이면 이어버드가 쏜살같이 바닥을 향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차 싶어서 들어 올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마그네틱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단순히 붙는 기능 말고 좀 더 편의성을 담았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령 마그네틱으로 서로를 붙이면 재생하던 음악이 일시 정지가 된다든지 말이다.

 

 

전원을 켜고 음악을 듣다.

이어폰을 목에 걸치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전원 버튼은 착용자 기준으로 오른쪽 배터리 부분에 있다. 그런데 이 전원 버튼이 실제로 눌렀는지 아닌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전원 버튼의 깊이가 너무 얕은 탓이다. 처음에 페어링을 마치면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로 전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 제대로 전원을 켰는지 알기 어려웠다.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아이폰에서 연결 메뉴가 활성화된다. 다른 아이폰과 간섭을 막기 위해 비츠X를 인식하는 범위는 좁게 설정돼 있으나, 그 좁은 공간에 아이폰이 모여있으면 이렇게 연결 메뉴 활성화의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아이폰을 검색하고, 찾는 과정을 ‘곧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는 빠르다. 비츠X에 들어가 있다는 W1 칩의 힘이다. 연결을 마치면 이어폰에서 특유의 연결음을 들을 수 있다.

 

연결을 마치면 비츠X 왼쪽에 있는 리모컨을 이용해 재생과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이어팟은 시리를 불러와 음량을 조절하거나, 터치를 통해 조절해야 했다면, 비츠X는 확실하게 누를 수 있는 리모컨을 통해 조작할 수 있어 훨씬 직관적이라는 느낌이다.

 

 

플레이어를 켜고 음악을 들었다. 애플에 인수되기 전, 비츠 바이 닥터 드레 리시버를 들어봤고, 또 그 오명을 익히 들었기에 오랜만에 듣는 비츠 리시버에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임을 우선 밝힌다.

 

귀에 들어오는 음질은 기대 이상. 여태 들었던 비츠 제품은 저음이 강한 편이었는데, 비츠X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전체적인 음질은 일반적인 편이고, 여기에 저음이라는 양념을 약간 쳤다고 표현하면 좋을까?

 

애플이 소개하는 것처럼 ‘선명한 고음과 왜곡되지 않은 저음’은 아니다. 평범한 편이나 고음은 약간 뭉개지는 경향이 있다. 무선이라는 한계를 생각한다면 아쉬우나 그럭저럭 합격점을 줄 수 있겠다.

 

 

비츠X는 최대 8시간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갖췄다. 그리고 다른 제품과 다르게 실사용 배터리 시간이 표시된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한번 나오면 끄지 않고 온종일 들어도 될 정도로 여유롭다.

 

여기에 빠르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Fast-Fuel 기술도 갖췄다. 5분만 충전하면 2시간 동안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배터리가 떨어져 갈 때, 잠깐만 충전기에 연결하면 또 한동안 들을 수 있는 만큼의 배터리가 채워진다.

 

배터리를 쓰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배터리 경고가 없다는 점이다. 배터리 부족상태인 것을 알려주지 않고, 배터리가 떨어지면 갑자기 음악이 뚝 끊어진다.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에어팟의 훌륭한 대안, 아이폰7의 동반자.

다른 안드로이드 이어폰에서도 비츠X를 쓸 수 있으나 W1 칩, 그리고 라이트닝 케이블을 이용한 충전방식 등은 아이폰 옆에 있을 때 비츠X를 빛나게 한다. 그리고 에어팟과 같은 완전 무선 이어폰이 부담스럽다면 비츠X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음질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으나 착용감과 편리함, 그리고 배터리 사용시간 등은 단연 비츠X가 앞섰으며, 일상생활에서 쓰기에 이상적인 제품이다. 윙팁을 이용하면 운동할 때 쓰기에도 나쁘지 않으나 비츠X가 공식적으로 땀과 물을 막아준다고 하지 않으므로 그냥 일상에서 쓰는 게 좋겠다.

 

 

음질, 그리고 활용성에서 기본 이상은 하는 이어폰으로 아이폰을 쓰면서 적당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다면 추천해봄직하다.

착용감
제품 디자인
가격 합리성
조작 편의성
음질
배터리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