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1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8. 아직 2주일이나 남았지만, 전국 각지에 갤럭시 S8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이 생겼다. 그리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사용기, 그리고 제품의 개봉기를 올리고 있다. 이쯤 되면 과연 제품이 언제 출시된다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갤럭시 S8을 써보며 느낀 몇 가지 내용을 8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아직 대중에게 공개된 지 오래되지 않아 좀 더 고민해볼 내용도 있지만, 이만하면 갤럭시 S8의 대략적인 느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 Safe

이번엔 정말 터지지 않나요?

 

아마 많은 사람이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함께 걱정하는 부분이 배터리 문제일 것이다. 삼성도 이를 의식한 듯, 배터리 부분은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도 한 마디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안정성에 관한 이야기는 해야겠지만, 안전성에 집중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엿보인 발표였다.

 

삼성전자는 ‘안전한 스마트폰’을 위해 배터리 용량을 조절하고, 배터리 공급사를 다변화했으며, 8가지 배터리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설계 부분에서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배터리 주변의 여유 공간을 마련하고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수단을 마련했단다.

 

물론 이런 안정성 보장이 실제 안정성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년 우리는 갤럭시 노트7의 폭발이 ‘외부압력에 의한 발화’라고 발표하는 것까지 확인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더이상 실수는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고, 삼성전자는 안정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꼼꼼하게 확인할 것이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2. Screen

새로운 느낌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LG G6가 18:9 디스플레이를 들고 왔다면, 삼성은 이보다 좀 더 길쭉한 18.5:9 디스플레이를 빼 들었다. 어쨌거나 길긴 매한가지고, 여태까지 출시한 스마트폰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여기에 양쪽을 엣지 디스플레이로 처리해 디스플레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느낌을 줬고, 이를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했다.

 

갤럭시 S8은 5.8인치, 갤럭시 S8+는 6.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어느 쪽을 보더라도 시원시원한 화면이 반긴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로 보는 화면은 어떨까? 확실히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량이 늘어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스크롤을 많이 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볼 수 있어 손이 한결 편해진 느낌은 덤이다. 또한, 넓어진 화면을 이용해 한 번에 여러 창을 띄우는 멀티 윈도우 기능이 훨씬 활용도가 늘어났다.

 

 

다만, 가로로 보는 동영상, 그리고 일부 게임은 보는 화면은 화면비를 지원하지 않아 양쪽이 검은색인 화면을 봐야 한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화면비율에 맞춰 잘라 볼 수도 있지만, 이러면 콘텐츠의 위아래를 조금 잘라내야 한다. 하지만 아쉬움이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매력적인 디스플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여기서 한 가지 팁. 갤럭시 S8은 WQHD+ 해상도를 지원하나, 기본 설정은 FHD+로 설정해놨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만족도가 생각보다 낮다면 이 옵션을 확인해보자.

 

 

3. Stylish

한 손에 쏙 잡히는 디자인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함께 볼 부분은 디자인. 갤럭시 S5의 참담한 디자인 이후로 갤럭시 S시리즈의 디자인은 가면 갈수록 원숙해지는 느낌이 드니, 이제 와서 본다면 마냥 갤럭시 S5를 욕할 것만은 아니겠다.

 

전·후면에 곡률을 넣어 그립감을 높였고, 베젤을 줄여 한 손으로 잡기 편한 크기를 구현했다. 최근 흐름에 맞춘 USB 타입C 단자, 그리고 언제부턴가 낯선 3.5mm 오디오 단자가 반갑다. 돌출된 부분 없이 매끈한 디자인을 구현해놓은 점도 칭찬할 만한 부분.

 

 

좌측에는 볼륨 조절 버튼과 빅스비(Bixby) 호출 버튼이, 우측에는 전원 버튼이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8에서 빅스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드웨어 홈 버튼이 사라지면서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는 빠른 실행은 전원 버튼으로 이동했다. 전원 버튼을 두 번 빠르게 누르면 카메라 기능을 켤 수 있다.

 

 

기술의 한계라는 설명이 덧붙었지만, 지문 인식 센서가 뒷면, 카메라 옆으로 이동한 것은 아쉽다. 오른손으로 쥐었을 때와 왼손으로 쥐었을 때 지문 인식 센서를 찾기가 어려워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눌러버리기 쉽다.

 

메탈 프레임에 앞뒤로 강화유리를 씌웠다. 충격에 튼튼하다는 설명이나, 곡률이 들어간 유리는 전통적으로 충격에 쉽게 파손하고, 고가의 수리비가 나오므로 관리에 유의해야겠다.

 

 

4. Spec

최신의 첨단을 달리는 성능

 

이제 와 스펙을 두고 다투는 게 의미가 있을까? 수치가 아닌 사용자 경험으로만 놓고 볼 때, 제원의 차이가 유의미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그래도 갤럭시 S8은 최신 성능의 제원을 갖췄다. 10nm 공정의 AP를 썼다고 말을 아꼈지만, 우리는 모두 엑시노스 8895 혹은 스냅드래곤 835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여기에 4GB 램, 최대 128GB의 저장공간은 어지간한 노트북과 비슷한 성능을 갖췄다. 그리고 이런 성능을 갖췄기에 덱스(DeX)같은 액세서리와 연동할 수 있으리라. 경쟁사가 최신 AP를 탑재하지 못한 채로 출시해 가성비 논란에 불이 붙었다면, 적어도 갤럭시 S8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겠다. 어쨌든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최강의 하드웨어 스펙을 갖췄다.

 

다만, 갤럭시 S8+ 블랙 제품만 6GB 램을 갖췄다고 하니, 하드웨어 제원이 스마트폰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면 참고하도록 하자.

 

 

5. Sensor

나를 알아보는 스마트폰

 

갤럭시 S8에는 다양한 생체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했다. 전통적인 지문 인식 센서부터 갤럭시 노트7에 탑재해 가능성을 연 홍채 인식 센서가 있다. 그리고 이 센서와 별개로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얼굴 인식 기능이 추가됐다.

 

지문 인식 센서는 앞서 살펴봤다시피 위치가 불만이다. 길쭉해진 화면의 조작 편의성을 위해 지문인식 센서를 쓸어내려 알림 바를 내릴 수 있는 기능 등이 추가됐으나 위치가 어정쩡해 활용도가 빛나진 않는다.

 

 

전면 카메라 옆에는 적외선 센서가 있어 이용자의 홍채를 인식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7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공간, 안경 및 렌즈 착용자, 수중에서는 여전히 홍채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적외선이 굴절되거나 반사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보안성이 가장 높고, 제대로만 인식한다면 빠르게 인식할 수 있어 보안과 관련된 기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굴 인식 기능은 갤럭시 S8에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다. 얼굴을 보고 얼굴이 일치하면 스마트폰의 잠금을 여는 기능으로 안경 착용자도 불편 없이 잠금을 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허들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사진을 통한 잠금 해제가 가능할 정도로 얼굴 인식은 보안성이 낮다. 삼성전자도 이는 보안성을 위한 기능이 아니라 잠금 해제하는 용도로만 쓰라는 이야기를 내놨다. 보안성을 고려한다면 얼굴 인식보다는 다른 기능을 이용한 잠금 해제를 선택하자.

 

 

6. Sound

드디어 오욕의 세월을 벗어난 번들 이어폰

 

삼성전자의 하만 그룹 인수 후, 처음으로 결과물이라고 할 만한 게 등장했다. 바로 갤럭시 S8 번들 이어폰이다. AKG 마크를 단 번들 이어폰은 다른 번들 이어폰을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리시버의 아쉬움은 있지만, 여태까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음장 기능이 부실한 것은 아니었다. MP3도 꾸준히 만들어왔고, 사운드 얼라이브(Sound Alive+)라는 음장도 개발해 적용했다. 다만, 이른바 ‘킬러 포인트’라고 할 만한 특이점이 없었을 뿐이다.

 

 

갤럭시 S8의 번들 이어폰에는 11mm + 8mm 듀얼 드라이브를 탑재했다. 기존 번들 이어폰은 플래그십 제품에 담기는 제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조악했기에, 별도 판매용이 99불에 달하는 새로운 번들 이어폰은 무엇이 됐든 차원을 달리한다.

 

오랜 시간 들어보진 못했으나, 실제 들어본 번들 이어폰은 전체적으로 저음과 고음이 두루 강조된 느낌으로 균형을 잃지 않고 두루두루 뛰어난 해상력을 갖추고 있었다.

 

 

7. Smart

빅스비, 너 정말 똑똑한 것 맞니?

 

갤럭시 S8에 별도 버튼까지 부여할 정도로 신경 쓴 새로운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빅스비. ‘맥락’을 이해하는 인터페이스로, 이용자를 학습하는 기능, 카메라를 이용해 사물을 인식하는 빅스비 비전 기능, 상황에 맞는 적절한 알림 기능인 리마인더 기능 등을 갖췄다.

 

그리고 실제 써본 빅스비는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였다. 빅스비 비전이 대표적. 체험존에 있는 이미지조차 빅스비 비전을 통해 찾았을 때, 제대로 찾지 못했다. 언어를 인식해 번역 기능을 지원한다고 했으나 정작 언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아직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빅스비를 이용한 헬로 빅스비 탭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나, 기존 갤럭시 시리즈에 있었던 플립보드 매거진(브리핑)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

 

맥락을 이해하고, 이용자의 명령에 맞게 점차 똑똑해진다고 하니 조금 더 써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겠지만, 기존에 있는 음성인식 인공지능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또한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수준도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음성인식 인공지능과 마주했을 때, 이용자가 ‘어떻게 말하면 인공지능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멈칫거림’을 치워줄 정도로 자연어 처리가 개선됐을 때 비로소 ‘똑똑한’ 빅스비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8. Samsung

우리는 삼성을 믿을 수 있는가?

 

작년 야심 찬 플래그십이었던 갤럭시 노트7의 폭발은 어찌 보면 이후 사건을 알리는 전주곡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치적인 상황까지 맞물려 삼성전자는 안팎으로 우환을 잔뜩 떠안게 됐다. 갤럭시 노트7의 폭발 피해자는 삼성과 정식 재판을 앞두고 있고, 최근 정치 상황에서 불거진 문제들은 삼성이라는 곳을 곱게 보기 어렵게 한다.

 

 

결국 이 문제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한다. ‘우리는 삼성을 믿을 수 있는가?’ 제품 외부의 상황과 제품을 연결짓는 것은 평가 기준으로 옳지 않을 순 있다. 그러나 소비자라면 끊임없이 제품과 브랜드가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 직조하는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제품의 완성도만큼이나 브랜드도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브랜드 신뢰도가 없다면, 앞서 살펴본 제품에 관한 이야기는 의미 없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제품과 별개로 삼성을 믿을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는 독자의 평가에 맡기고자 한다.

 

 

장점
– 매력적인 디자인
–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통한 뛰어난 보는 경험
–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성능
단점
– 허술한 얼굴 인식
– 아직은 개선이 필요한 빅스비
– 숙제로 남은 브랜드 가치
제품과 브랜드 가치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