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ASUS에서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기기 3종을 공개했다. 그중에서 가장 고가의 제품은 업무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ASUS 젠북3였다. 눈을 사로잡는 독특한 디자인의 이 제품은 에디터의 기대보다 조용히 출시해 조용히 지나가버렸다.

 

아니 이렇게 멋진 노트북이, 왜? 궁금한 마음에 부랴부랴 ASUS 젠북3(UX390)를 써봤다. 젠북과 함께 한 2주 동안의 이야기.

 

 

첫째 날 : 너 정말 예쁘구나?

얇고 가벼운 무게와 어울리지 않는 듬직한 패키지 상자에서 젠북3를 꺼냈다. 다크블루 색상, 금장으로 포인트를 준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한 번 본 노트북이지만, 다시 이리저리 꼼꼼히 살펴본다. 참 예쁘다. 다크블루와 금장이 잘 어울린다. 금장 부분은 금박을 씌운 게 아니라 양극 산화 피막이라고 한다. 인공적으로 알루미늄을 산화해 덧씌운 것이란다. 따라서 본체가 유니바디. 일체형이다.

 

 

너 정말 예쁘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조심스레 들어본다.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다. 크기는 296x191x119mm. 무게는 910g. 워낙 얇은 제품이다 보니 더 가벼우리란 생각을 해서일까? 처음 들어봤을 때는 ‘생각보다 무겁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출시 당시 12인치 노트북 중 가장 가벼운 노트북이었다.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비슷한 제품이 떠오른다. 바로 맥북 12인치, 이른바 ‘뉴맥북’이라 부르는 모델이다. 크기와 무게도 비슷하고, 심지어 외부 확장 포트마저 같다. 엄밀히 말하자면 젠북3가 조금 얇고(약 1mm), 약간 가볍다(10g).

 

 

손대면 베일 것 같은 얇은 상단이지만, 생각보다 튼튼하다. 통 알루미늄의 힘일까? 상판에 번지는 ASUS 특유의 동심원 패턴은 빛에 따라 은은한 무늬를 드러낸다.

 

 

하판마저 깔끔하다. 어디 하나 유격 없이 깔끔한 만듦새를 갖췄다. 디자인과 완성도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족스럽다.

 

 

함께 포함된 구성품도 좋다. USB 타입C 단자가 하나밖에 없는 외부 확장을 염두에 둔 탓인지 기본 구성품으로 USB 미니독을 하나 제공한다. 충전하면서 USB 타입A도, HDMI 단자도 연결할 수 있다. 함께 제공하는 가죽 파우치는 고급스럽고, 젠북3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반면에 충전기는 조금 아쉽다. USB 타입C를 지원하는 충전기는 젠북3의 크기를 놓고 보면 제법 큰 편이다. 젠북3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9시간으로 짧은 편이 아니라 충전기가 굳이 필요하진 않다. 그렇지만 날렵한 제품과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충전기는 아쉽다.

 

 

둘째 날 : 성능도 제법인데?

디자인에 감탄하고, 다음날부터 젠북3를 통해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휙휙. 한눈에 봐도 성능이 상당한 게 체감된다.

 

직접 살펴본 제원은 역시 뛰어나다. 최고 옵션을 탑재한 이 제품의 제원을 보자. 우선 CPU는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i7(i7-7500U)이다. 램은 16GB를 탑재했다. 저장공간은 1TB PCIe방식의 SSD다. 이만한 성능이면 사무용은 물론이거니와 어지간한 고성능 컴퓨팅도 문제없이 할 수 있다.

 

성능의 변화는 한 가지만 짚어보자.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 내부 그래픽카드만으로도 4K 동영상을 무리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유튜브에서 4K(2160p) 동영상을 보면 차이가 느껴진다. 6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은 눈에 띄게 버벅거리는 게 보이지만, 젠북3는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

 

 

발열은 없으려나?

 

젠북3는 고성능 부품을 작은 공간에 밀집한 구성이라 필연적으로 발열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젠북3는 발열 관리를 위해 자체 냉각 시스템을 구성했다고 한다.

 

먼저, 내부에 액체-크리스탈 폴리머 팬 임펠러(Liquid-Crystal Polymer Fan Impeller)를 넣어 공기를 빠르게 순환한다. 그리고 0.1mm의 구리 합금 히트 파이프를 넣어 발열에 신경썼다고 한다. 작업이 이어지면서 팬이 켜지고 꺼지곤 했지만, 손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워진 적은 없었다.

 

 

성능 면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화면 해상도다. 젠북3는 풀HD(1920×1080)를 지원한다. 비슷한 크기의 뉴맥북 해상도(2304×1440)와 비교하면 아쉬운 느낌이다. 성능을 따져보면 뉴맥북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젠북3의 화면이 그렇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서리의 끝에서 끝까지 고릴라 글래스4가 씌워진 최초의 노트북 디스플레이고, 초슬림 베젤을 갖춰 작업 시 집중도가 높다. 72%의 NTSC 색상 범위, 1000:1의 대비율을 갖춰 선명한 화면을 볼 수도 있다. 단지 해상도가 좀 아쉬울 따름이다.

 

어떤 이에겐 12인치 디스플레이에서 풀HD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나, 작업 공간, 그리고 표시되는 콘텐츠의 선명함을 생각해본다면 좀 더 고해상도의 패널을 기대해봄직하다. 살짝 아쉽다.

 

 

일주일째 : 업무용으로 딱이네.

일주일을 들고 다니며 젠북3로 업무를 봤다. 짐작했던 대로 업무용으로 전혀 손색없는 노트북이다. 젠북3는 완벽한 업무 환경을 제시할 수 있는 노트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혀 허명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파우치에 담아 들고 다니면서 업무를 볼 때 쓱 꺼내서, 쓱 작업하면 된다.

 

 

어디 한번 일을 좀 봐볼까?

 

자리에 앉아 화면을 열면 넓어진 터치 패드와 터치 패드에 있는 지문인식 센서가 반긴다. 지문인식 센서에 등록한 손가락을 슬쩍 가져가면 윈도우 헬로(Windows Hello) 기능으로 잠금이 해제된다. 빠르고 간편하다.

 

 

터치 패드는 유리로 덮었다. 그래서인지 손에서 미끄러지는 감촉이 좋다. 터치 패드에서 스크롤을 인식할 때 손가락을 인식하는 지점도 줄어들어 훨씬 세밀한 터치를 인식한다고 한다. 세밀함을 체감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불필요한 움직임이 줄었다.

 

 

분명 다른 노트북과 비교하면 향상된 터치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업무를 보다 보면 조금씩 아쉬운 느낌이 드는데, 이는 젠북3의 터치가 아쉽다기보다는 윈도우에서 아직 터치 패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탓이다. 결국, 일주일이 조금 지난 이후에는 보조 마우스를 함께 들고 다니게 됐다.

 

 

업무를 보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키보드였다. 출시 당시 키보드가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길게 쓰면서는 충분히 다를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 업무를 보면서는 조금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맥북 12인치를 비롯해 애플 제품에 새롭게 적용된 나비식 키보드와 달리 젠북3는 기존의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탑재했다. 다만 두께를 위해 일반 펜타그래프 방식보다는 그 깊이감(키 트래블, Key Travel)이 약간 얕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놓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우선 12인치라는 작은 크기에 풀 사이즈 키보드를 그대로 집어넣었다. 키 사이 거리(키 피치, Key Pitch)도 19.8mm로 다른 데스크탑 제품과 비슷한 거리를 갖췄다. 또한, 키보드에는 백라이트도 탑재했다.

 

키보드를 쓰다 보면 터치 패드에 손바닥이 닿는데, 다행히 터치 패드의 팜 리젝션도 나쁘지 않다. 쓰다가 마우스 커서가 튀는 일을 경험하지 않았다. 일부 브랜드 노트북은 최신 플래그십 모드에서도 이런 문제가 많은데, 지난 2주 간의 경험을 되돌아본다면 젠북3에서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

 

 

저녁에 돌아와 가볍게 영화나 예능도 봤다. 어차피 작고 가벼우니 침대 위에 올려놓고 보기에도 좋다. 생생한 색감의 화면만큼이나 음향도 인상적이었다. 젠북3에는 키보드 위에 두 개, 아래에 두 개. 총 4채널 스피커가 탑재됐다. 2채널 별로 음역도 나뉘어 생샌한 소리를 전달한다. 이 스피커 시스템은 음향 전문 기업인 하만카돈과 공동 개발한 결과라고 한다.

 

 

2주일째 : 아쉬운 부분도 있구나.

2주일 동안 꾸준히 쓰면서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우선 짐작할 수 있다시피 부족한 확장성이 가장 아쉽다.

 

함께 제공하는 액세서리가 있어 충전과 다른 외부 기기를 연결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아쉬울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SD 카드. 결국 쓰면서 정품 액세서리가 아닌 다른 허브를 이용해야만 했다. 어쨌든, 별도의 액세서리를 들고 다녀야만 하는 점은 아쉽다. 마우스와 함께 들고다녀야 할 짐이 늘었다.

 

또하나 아쉬운 점은 소음이다. 이 작은 노트북에서 무슨 소음인가 싶은데, 갑자기 알 수 없는 시점에 팬이 돈다. 복잡한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글만 쓸 때도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팬이 돌았다. 이유를 확인해보려고 했으나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간헐적으로 생기는 이 문제는 2주 동안 종종 에디터를 괴롭혔다.

 

 

만족스러운 2주일을 보내며 실제 구매를 고려했다. 그랬더니 약 2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물론 디자인과 만듦새, 성능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아쉬운 편의성을 고려하고 추가 액세서리를 고민한다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ASUS 젠북3는 매력적인 노트북이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가격, 그리고 약간의 편의성만 이해한다면 일반 업무용으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갖춘 매력적인 노트북이다. 다만, USB 타입C가 하나만 더 있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련된 디자인
강력한 성능
작업 편의성
아쉬운 외부 확장성
부담스러운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