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땐 레슬링, 고등학교 땐 태권도, 대학교 땐 야구. 물론 제가 했던 운동은 아닙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에 있던 운동부들이죠. 각기 종목은 다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운동복이나 운동화, 보호 장비 등을 햇볕에 말리는 것이었죠.

 

땀이나 물에 젖은 물건은 곧바로 세탁하거나 말리지 않으면 각종 세균이 번식하면서 냄새와 곰팡이의 원인이 됩니다. 옷이나 수건은 세탁기를 이용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신발처럼 자주 세탁할 수 없는 물품들은 어쩔 수 없이 잘 말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제품이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자외선 살균기인 ‘PEDIC’입니다.

 

 

 

장점
– 작고 가벼워 휴대가 용이하다.
– 조작법이 쉽다.
단점
– 사전 대기 모드의 경고음이 시끄럽다.
– 충전 후 사용 횟수가 그리 많지 않다.

 

 

마이크도 스피커도 아닌 자외선 살균기

자외선 살균기라곤 상상할 수 없는 생김새입니다. 흔히 아는 살균기의 모습은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컵 소독기라던가 살균 기능이 있는 칫솔 케이스, 자외선 램프를 내장한 살균 봉 정도인데요. 페딕은 마이크나 스피커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한 것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사용 방법부터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살균기 제품 속에 살균하고 싶은 물건을 넣는 게 일반적인 살균기의 방식이라면, 페딕은 정반대입니다. 살균하고 싶은 제품에 페딕을 넣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크기는 47x55x155mm, 무게는 120g로 아주 작고 가볍습니다. 웬만한 크기의 제품이라면 그 어디에도 넣어서 살균할 수 있겠죠. 마이크와 스피커가 연상되는 디자인은 무려 2016 레드닷 어워드 수상작입니다.

 

 

같지만 다른 두 가지 모델

페딕은 스포츠와 V2 두 가지 모델로 나뉩니다. 기능상의 차이는 조금도 나지 않지만, 충전 방식만은 완전히 다릅니다. 스포츠 모델은 마이크로 USB를, V2 모델은 전용 충전독을 사용하죠.

 

스포츠 모델은 살균할 제품이 적은 사람에게, V2 모델은 살균할 제품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전용 충전독을 사용한다면 최대 4개 기기까지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간단한 조작 방법

제품 하단에는 크고 둥근 버튼이 하나 있습니다. 페딕의 하나뿐인 조작 버튼인데요. 그저 켜고 끌뿐입니다. 그 어떤 다른 기능도 담겨 있지 않죠. 물론 전용앱을 통해 조작한다든가 블루투스로 연결한다든가 하는 머리 아픈 기능도 없습니다.

 

 

자외선 중 가장 강력하다는 UV-C

페딕의 전원을 켜면 10초간의 사전 대기 모드를 거친 후, 푸르스름한 빛이 발사됩니다. 사전 대기 모드를 거치는 이유는 페딕이 내뿜는 UV-C가 각막을 해치거나 염색체 변이를 일으키는 등 생명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UV-C가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조심은 하되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전 대기 모드 시간 동안 충분히 피할 수 있으니까요. 주의 사항에도 피부와 눈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사전 대기 모드 동안엔 시끄러운 경고음 소리가 계속해서 나옵니다.

 

사전 대기 모드 후엔 자외선 램프가 켜지면서 UV-C를 발사하는데요. 10분간 작동하고 자동으로 꺼집니다. 10분이면 살균하기엔 충분하다는 것이죠.

 

자외선 램프의 수명은 약 10,000시간입니다. 고장 나거나 깨지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죠. 배터리 용량은 500mAh로 완전히 충전하는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으며 4~50분가량 사용할 수 있습니다. 1회 사용 시 10분간 작동하니 4~5번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셈이죠.

 

 

살균 능력 99.9%

인체에 해로운 UV-C를 사용하는 만큼 본래 기능인 살균 능력은 당연히 좋아야겠죠?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스위스의 시험기관인 SGS에서 시험한 결과, 페딕의 살균 능력은 99.9%입니다.

 

발에 땀이 많은 사람의 경우 아무리 발을 잘 씻더라도 신발에서 냄새날 확률이 높은데요. 땀에 젖은 신발을 제대로 말리지 않아 세균이 증식했기에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발장에 바로 넣지 않고 페딕으로 살균한다면 냄새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무좀 등 세균에 의한 질병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죠.

 

페딕의 살균 효과는 냄새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닌 냄새의 근원인 세균을 없애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미 냄새가 찌든 제품에 사용한다고 해서 그 냄새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냄새가 더 심해지는 것은 막을 수 있겠지만요.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과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땀에 젖기 쉬운 옷이나 신발, 수건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품과 같이 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칫솔을 살균하거나 세척하기 까다로운 텀블러 등에 사용하면 유용할 것 같네요.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을 아무리 없앤다고 해봐야 잘 믿어지지 않는 게 당연한데요. 저 역시 믿지 않았습니다. ‘이게 정말 세균을 없애줄까?’라는 의심만 가득했죠. 하지만 몇 번 사용해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신발 : 주말 내내 눈길을 걸었더니 신발이 조금 젖었습니다. 퀴퀴한 냄새도 조금씩 나는 것 같았죠.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2번씩 수시로 살균했더니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타월 : 통풍도 안 되는 헬스클럽 캐비닛에 샤워타월을 보관하는 게 많이 찝찝했는데요. 페딕과 함께 3일 정도 사용했습니다. 퀴퀴한 냄새가 조금 남긴 했지만, 예전보다 훨씬 괜찮은 느낌이었죠.
장갑 : 가죽 장갑이라 무턱대고 빨 수도 없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굉장히 난감했는데요. 페딕은 전원을 켜서 장갑 속에 넣기만 하면 되니 아주 편했습니다.

 

페딕은 눈으로 확인할 순 없지만, 느낄 순 있는 제품입니다. 작고 가벼워 어디든 편히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 꼭 제품 속에 넣지 않아도 옆에 두기만 해도 살균되는 유용성, 사용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쉬운 조작법, UV-C의 강력한 살균력 등 여러가지 장점을 가진 휴대용 살균기죠.

 

사용시간 보다 긴 충전 시간, 시끄러운 사전 대기 모드 경고음 등의 단점이 있지만, 별로 거슬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단점을 메우고도 남을만큼의 장점을 가진 제품이기 때문이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을 즐긴다면, 원인 모를 발냄새에 고생하고 있다면, 요즘같은 추운 날씨에 장갑을 매일 사용한다면, 페딕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만족스럽진 않은 사용 횟수
들고 다니기 편한 휴대성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살균력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조작법
시끄러운 사전 대기 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