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거대한 프리미엄 오픈형 헤드폰인 A800을 사용해봤었는데요. 놀라울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과 깨끗한 음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에 사용해본 헤드폰은 온쿄(Onkyo)의 ‘H900M’입니다.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로, A800보다 저렴하면서도 밀폐형 특유의 음악 집중도와 외부 소음 차단, 여전한 고음질을 들려주는 특징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부피도 조금 더 작아져서 A800의 아웃도어 호환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모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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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박력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음질과 넓은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 밀폐형이라 주위 소음을 어느 정도 막아주며 음악 소리도 새어 나가지 않는다.
– 이 정도 부피까지는 아웃도어로 갖고 다닐 만하다.
–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디자인과 만듦새가 고급스럽다.
단점
– 케이스나 어댑터,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패키지의 허전함
– 여름에는 사용하기 힘든 가죽 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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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00은 고귀한 왕, H900M은 전투형 행동대장

앞서 들어봤었던 A800의 이미지가 체격은 크되 내면은 섬세하고 고귀한 성품을 지닌 왕이라면, 이 녀석 H900M은 그 왕의 오른팔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밖에서도 충분히 들으며 다닐 수 있고, 생생한 현장감과 웅장하고 날카로운 소리까지, 컨셉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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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헤드밴드와, 귀를 다 덮는 커다란 이어패드. A800과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사이즈는 약간 더 작습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헤드폰보다는 큰 편인데, 밖에서 쓰고 다닐 수 있는 한계치라고 생각됩니다. 검은 가죽과 알루미늄으로 단단하게 감싸져 있는 모습이 중후한 매력을 뽐냅니다. 이 헤드폰이야말로 왠지 모르게 배트맨이 생각나는 단단한 느낌의 매력을 발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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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900M은 50mm 드라이버를 내장했습니다. 5Hz – 40kHz의 주파수 대역에 16옴의 임피던스는 평범한 모바일 기기에 연결해도 소리의 생생함을 최대치까지 뽑아내는 듯한 좋은 힘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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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모두 덮는 오버이어 형태의 이어패드. 폭신해서 착용감은 편안합니다. 하지만 여름에 더울 때나 후끈한 실내에서는 오래 듣기 힘들 수 있습니다. 안경을 착용했다면 안경 다리를 누르면서 머리를 압박하는 경우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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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걸어도 A800보다는 움직임이 미세하게 더 자유로워집니다. 턱을 조금 더 잘 움직일 수 있죠. 두 모델 다 워낙 큰 편이라 별반 차이는 없지만, 어쨌든 이 정도 크기는 목에 걸고 다녔을 때 음악에 조예가 깊어 보일 수 있으면서도 자유로운 턱의 움직임을 보장하는 최대치의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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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의 적당한 길이에, 휙휙 꼬아져 있는 이 무산소동 케이블은 전에 E900M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선이 잘 꼬이지 않는 편이라, 역시 밖에서 쓰기 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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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플러그는 보통의 이어폰, 헤드폰과 마찬가지로 3.5mm 플러그입니다. 4극인데요. 4극이라 함은… 그렇습니다. 역시 모바일 기기에 꽂아서 쓰기 좋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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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가 가능한 마이크를 탑재했고 하나의 버튼으로 전화 수신, 음악 재생과 정지, 트랙 이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통화의 품질은 준수했습니다. 상대방 목소리까지 엄청난 고음질로 들려주는 건 아니지만, 웬만한 블루투스 헤드셋에서 종종 느껴지던 끊김 현상이나 소통 불능의 상황은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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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시원하게, 섬세하게, 박력 있게

온쿄의 제품들에서 항상 접할 수 있었던 특유의 정갈함과 담백함, 청아한 음색이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이 제품은 특유의 강조점이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아웃도어 사용을 고려했기 때문인지 저음이 살짝 더 강조되어 있고 고음도 날카롭다는 인상입니다. 저음은 묵직하고 풍성하며, 고음은 맑고 섬세하지만 추울 때 들으면 더 추워질 것 같은 약간의 차가움이 느껴지네요. H900M으로 인상 깊게 들었던 노래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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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sh ‘Crashday’ – 한국 메탈의 자존심 크래쉬의 6집 타이틀 곡 ‘Crashday’입니다. 강력한 스크래치의 보컬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서 사정 없이 긁어대는 기타가 마치 톱날로 나무를 쉴 새 없이 썰어버리는 것 같은 날카로움과 육중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베이스와 드럼도 자기 위치에서 상당한 음압을 뿜어냅니다. 무엇보다, 매력이 극대화 된 차이나 심벌 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눈 앞에서 치는 것 같은 생생한 공간감이 느껴졌습니다.

 

Chicago ‘If You Leave Me Now’ –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에 항상 꼽히는 명곡들 중, Chicago의 메가 히트 발라드 ‘If You Leave Me Now’도 조금은 새롭게 들렸는데요. 70년대 노래 특유의 몽글몽글한 아날로그 톤에 마치 앰프를 가미해 음을 증폭시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기타와 현, 그리고 잘 들리지 않았었던 퍼쿠션 소리까지 명확하게 들려주니 풍성해지네요. 추억을 회상시키는 옛 노래를 이렇게 화사한 고해상도로 들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La La Land OST ‘Someone In The Crowd’ – 화제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수록곡 중 ‘Someone In The Crowd’입니다. 발랄하고 신나는 재즈의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데, 특히 중후반부의 화려한 연주는 세밀한 사운드와 함께 공간감까지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고음의 강조로 인해 공기가 살짝 건조한 듯한 느낌도 있지만, 악기들의 조화와 노래의 톤을 훌륭하게 재현합니다. 눈 앞에서 영화가 다시금 재생되는군요. 세바스찬의 말처럼, 역시 재즈는 멋진 것입니다.

 

Radiohead ‘Reckoner’ – 라디오헤드의 Reckoner는 몽환적인 멜로디나 보컬 외에도, 우주적인 사운드와 울림이 인상적입니다. 이 노래의 톤과 질감은 H900M이 내주는 소리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구석에서 혼자 조그맣게 착착거리는 에그쉐이크부터 전방위적으로 깔리는 신디사이저 소리, 널찍하고 차가운 무대에서 무기력한 듯 출력되는 울림을 완벽하게 귀로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The Script ‘Talk You Down’ – The Script의 1집 앨범 중에서 굉장히 리드미컬하고 스피디하지만 부드러운 감정까지 녹아든 넘버입니다. 피아노부터 드럼과 기타, 목소리까지 전부 맑은 톤으로 새벽 공기 같은 느낌을 뚜렷하게 재현하면서 세밀하게 쪼개지는 리듬까지 상당히 매력적이죠. H900M은 그런 미세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으면서, 노래의 투명한 톤을 잘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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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부터 고음질 음악까지 커버하는, 전방위 하이엔드 헤드폰

음악 외에도 모바일로 즐기는 각종 영상이나 게임에서도 전보다 훨씬 다이내믹하고 선명한 음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유튜브로 시청하는 걸그룹 직캠의 현장감이 더욱 살아납니다. 게임을 예로 들자면 어비스리움의 BGM의 피아노 음과 해저의 물소리는 더 맑아지고 섬세해져 항상 켜놓고 듣고 싶을 정도로 심적 힐링에 도움을 줍니다. 뮤 오리진의 로랜시아 테마 BGM은 비록 그 자체 음질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웅장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변신시켜, 전투 욕망을 한층 돋웁니다.

 

온쿄 H900M 헤드폰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컴퓨터, 고음질 플레이어까지 어느 곳에 매치해도 사운드의 최대치를 끌어올려 들려줍니다. 그러면서도 아웃도어 사용에 적당한 면모까지 갖춘 헤드폰이죠. 뛰어난 사운드와 함께 사용성까지 신경 쓴다면 충분히 구매를 고려할 만한 아이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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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멀하고 진중한 디자인
아무것도 없는 패키지 구성
여전한 고음질
겨울 아웃도어와의 궁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