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의 귀여운 즉석 카메라 ‘폴라로이드 스냅’이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찍고 바로 인화해 손으로 만지는 재미는 그대로, 답답했던 조작과 세밀한 설정은 커다란 화면으로 시원하게 할 수 있게 변모한 기특한 녀석.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Polaroid Snap Touch)’입니다.
장점
– 보고만 있어도 예쁘다.
–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다.
– 셀카와 동영상도 무리 없이 찍을 수 있다.
–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도 인화할 수 있다.
– 화면으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단점
– 이전 모델과 동일한 사진 품질
– 다소 부담될 수 있는 가격
동글동글 보드라운 귀요미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의 외형은, 이미 익숙한 이전 모델과 아주 유사합니다. 얼핏 보면 다른 제품이 아닌 걸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뒤를 보면 다릅니다. 터치 스크린이 들어있죠. 그래서 이름도 ‘스냅 터치’입니다.
무게는 256g으로 스마트폰 2개 정도의 느낌인데, 손에 착 감기는 느낌 때문인지 그리 무겁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자석으로 착 붙는 렌즈캡의 손맛도 여전합니다.
윗면의 플래시 스위치를 눌러 팝업시키면 자동으로 전원이 들어오는데, 무심코 카메라를 손에 쥘 때 대략 75%의 확률로 켜졌다는 점을 떠올리면 은근히 불편합니다. 편하면서도 묘하게 불편한 아이러니함!
어느 색을 고를까요
깔끔한 화이트, 반듯한 블랙, 톡톡 튀는 레드, 그리고 귀여운 블루. 4가지 컬러가 있는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 뭘 고를까 고민을 하게 만들지만, 어떤 걸 선택해도 정답일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한 화이트 제품이 마음에 듭니다.
답답함을 없앤 터치 스크린
즉석 카메라에 많은 조작은 필요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 답답했었던 게 사실입니다.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는 3.5인치의 터치 스크린을 탑재해서 전원을 켤 때부터 사진을 찍고, 인화하고,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활용하기에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렌즈가 캡으로 덮여 있는 걸 모른 채 사진을 찍어 아까운 인화지를 낭비할 일도 없어졌고요. 허를 찔렀던 부분은 감압식 터치 스크린. 7년쯤 전에 유행했던 터치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네요. 다행히 터치 감도는 빠릿하고 좋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시야각이 좁다는 겁니다. 화면을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볼 때 명암이 상당히 차이가 나는데요. 오래 보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혼란 속에서 괴로워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오죠. 좋은 패널을 썼다면 그만큼 값이 더 비싸졌을 테니 그러려니 하는 게 낫겠습니다.
인화지만 잘 챙기자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ZINK(Zero INK) 인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인화지에 열이 가해지면서 사진이 완성되어 출력됩니다. 잉크 카트리지 같은 건 쓰지도 않고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편리하고요. 다만 장당 800원 정도로 계산되는 가격이 누적되면 은근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인화지 비용의 부담은 즉석 인화 카메라의 숙명이죠.
화질보다 추억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의 카메라는 조리개 F2.0에 1300만 화소입니다. 웬만한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주위가 어두울 때 찍은 사진의 화질은 크게 기대하기 힘듭니다. 또한 인화지로 최종 출력된다는 특성상 아무래도 사진 자체의 뛰어난 퀄리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인화 결과물에서는 빨간색이 다소 탁하게 표현됩니다.
그렇지만 손바닥보다 작은 사이즈의 사진은, 화질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추억을 간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뒷면의 종이를 떼어 스티커처럼 붙일 수도 있죠. 다이어리에, 메모보드에, 여기저기 붙이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미기
감성을 더해줄 다양한 프레임과 스티커를 적용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종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요소가 충분해서 밋밋한 사진을 뽑을 때보다 훨씬 재미있죠.
디지털도 놓치지 않는 철저함
아무리 인화를 많이 해서 앨범에 끼우고 벽에 붙여도, 디지털 파일이 클라우드에 업로드 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하지 않나요? 그런 저 같은 사람을 위해 여전히 마이크로 SD 슬롯이 있습니다. 메모리 카드를 끼워놓고 사진을 찍으면 이미지 파일로도 함께 저장되죠. 최대 128GB의 카드까지 끼울 수 있으니 용량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당연하게도 메모리 카드는 별도로 사야 합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내장된 65MB 메모리의 갑갑함을 느끼는 순간이 올 수도 있으니까요.
컴퓨터로 확인해보는 사진의 품질은 평범한 스마트폰의 그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수채화처럼 약간의 번짐과 노이즈 현상이 있고, 빛이 조금만 부족해도 흔들림에 취약한 편이죠. 어디까지나 화질로써의 접근이 아닌, 감성적인 시각에서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도 바로 출력!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의 블루투스를 켜면 스마트폰에 연결이 가능합니다. 그 뜻은 스마트폰으로 찍었거나 갖고 있는 사진을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에서 인화할 수 있다는 말이죠. 모바일 프린터로서의 역할도 해주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전용 앱의 인터페이스는 꽤 조악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넘어가겠습니다.
셀카와 동영상까지 찍어주는 너그러움
좀 무리하긴 해도, 플래시 옆에 있는 작은 볼록 거울로 대략의 구도를 잡아보면서 셀카 촬영도 가능합니다. 화면으로는 볼 수 없으니 아무래도 한 장 한 장 심혈을 기울여야겠죠?
모드를 바꿔서 풀 HD 해상도의 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화질은 특출나진 않지만 약간의 광각 효과가 있어서 풍경을 담기 좋습니다. 영상에는 별다른 필터나 스티커를 붙일 수 없죠.
요즘은 스마트폰에서 손떨림 방지부터 다양한 촬영 기능을 지원하니 되도록이면 스마트폰으로 찍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내부 저장소 용량이 부족하기라도 할 때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는 건 든든한 부분이죠.
아쉬워도 쓸 만한 배터리
마이크로 USB 케이블을 통해 충전하는 내장형 배터리는 사진을 약 20장 정도 찍어서 인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졌습니다. 장 수만 생각하면 좀 아쉽지만, 화면도 있고 사진도 찍는데 그 정도는 이해해야죠. 다행히, 충전을 하면서도 촬영과 인화는 가능합니다.
카메라의 건강을 생각합니다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의 뽀얗고 부드러운 피부가 걱정된다면 케이스를 함께 마련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드한 형태로 안전하게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를 보관하는 Eva 케이스, 그리고 폭신한 재질로 만들어진 네오프렌 파우치가 있죠.
Eva 케이스는 외부 충격과 흠집으로부터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보호합니다. 본체와의 일체감도 매력적이죠. 하지만 케이스에도 때가 탈까, 또 다른 걱정이 앞서게 만듭니다. 네오프렌 파우치는 톡톡 튀는 컬러에 폭신한 느낌을 주는 재질로 부담 없이 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 SD 카드와 마찬가지로 별도로 구매해야 하지만 소중한 폴라로이트 스냅 터치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고려할 만한 아이템입니다.
여전히 귀엽고 여전히 재밌는 즉석 카메라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를 처음 봤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별 고민 없이 막 찍고 다닐 즉석 카메라에 터치 스크린을 달면 뭐가 좋을까 싶었죠. 하지만 그 하나의 차이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훨씬 편리해진 조작, 부정확한 뷰 파인더로 구도를 짐작하지 않아도 되는 촬영 경험. 게다가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결로 모바일 프린터로도 변신하는 다재다능함도 매력적입니다.
물론 스크린 자체의 품질이나 인화 화질 등, 조금씩 아쉬운 점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인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물용 아이템으로는 상당한 힘을 발휘할 것 같습니다. 특히 여성에게 선물해야 할 일이 있다면 말이죠. 제가 사진을 찍겠다고 주섬주섬 할 때, 제 주위의 여직원분들이 하나 같이 카메라가 너무 귀엽다며 이 녀석을 쓰다듬고 간 걸 잊지 않고 있습니다. 부러운 녀석…
폴라로이드 스냅 터치의 가격은 20만원 후반대, Eva 케이스는 3만원대, 네오프렌 파우치는 2만원대입니다.
여전히 귀여운 디자인 |
편리해진 조작성 |
모바일 프린터로도 변신하는 다재다능함 |
디테일이 아쉬운 사진 인화 화질 |
부담되는 인화지 가격 |
7.4 |
귀여움에 감탄, 화질에 개탄, 즐거움은 폭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