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다녀왔다. 왜 스페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뒤늦은 휴가를 즐기러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꿈 같던 휴가가 끝나고 스마트폰에는 약 1,500장의 여행 사진만 남았다. 그리고 매일 여행 사진을 들춰보는 버릇이 생겼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즐거운 휴가의 추억이 선명하게 뜨지만, 뭔가가 아쉽다. 아마 손으로 넘기는 맛이 없어서가 아닐까?

오늘 살펴볼 제품은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휴대용 포토 프린터 제품이다. 최근 LG전자에서 새로운 포켓포토 출시 소식을 전했다. 기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조약돌을 모티브로 얇고 미려해진 포켓포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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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스마트폰 사진을 바로 손으로 만질 수 있다.
– 앱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사진 편집 기능.
–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
단점
– 사진 품질이 조악하다.
– 앱 인터페이스도 조악하다.

 

 

벚꽃을 담은 너

LG전자의 포켓포토는 이번이 네 번째 버전이다. 휴대용 포토 프린터라는 제품군을 떠올리면 당장 포켓포토라는 단어가 혀끝에 맴돈다. 그만큼 휴대용 포토 프린터 브랜드 시장에서 분명하게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모바일 액세서리 제품군에서 LG전자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벌써 네 번째를 맞은 포켓포토4는 전작인 포켓포토3의 성능을 최대한 살리면서 휴대성을 높이고, 빠졌던 기능을 다시 추가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

 

pp_2한 손에 담기는 포켓포토4의 크기는 79.8×122.5×22.5mm. 테두리가 둥글둥글해지면서 손으로 쥐기에도 훨씬 좋아졌다. 디자인은 총 세 가지로 요새 LG전자와 콜라보레이션 중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 원의 작품이 그려진 버전, 벚꽃이 수놓아진 버전, 그리고 쥬얼리 하트가 그려진 버전까지 세 가지다.

세 디자인 모두 특색있는 디자인이고, 전체적으로 핑크톤이 강조돼 여성에게 잘 어울릴 느낌이다. LG전자는 패션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으나, 포켓포토4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외장 하드, 그리고 외장 하드, 마지막으로 외장 하드였다.

 

pp_4외형은 예쁘지만, 유독 ‘체리 블러썸’으로 불리는 이 디자인은 촌스럽다는 오명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이게 정말 최선인가요? 디자인이 아무리 개인 취향이라지만, 분명히 이보다 더 나은 벚꽃이 어디엔가는 피어있었을 것이다.

 

 

근데 이거 내 추억 맞니?

포켓포토에 인화지를 넣고 미리 설치한 포켓포토 스마트폰 앱을 실행한다. 포켓포토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아이폰을 이용해 연결했기에 블루투스로 연결했으나, NFC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NFC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포켓포토 시리즈는 포켓포토1 때부터 같은 앱을 이용해 사진을 인화해 왔다. 점점 기능 추가가 이뤄지고, UI가 다듬어졌지만, 아직 전체적인 UI는 조금 거친 느낌이 든다. 특히 앱을 켜자마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사진 선택 화면은 적잖이 당황스럽다.

 

pp_5앨범을 선택하고 사진을 선택하는 단계로, 사진이 한 장도 없는 불필요한 앨범이 표시되는 등 사진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사진을 고른 후에는 편집 기능과 액자 삽입과 같은 사진 꾸미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QR 코드의 삽입. 최대 50Byte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인터넷 주소부터 간단한 문구까지 내용을 지정하면 이를 QR코드로 만들어 사진에 실제로 담을 수 있게 했다.

 

pp_6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라고 멋지게 필기체도 적어보고, QR코드도 넣고, 액자도 넣어봤다. 너무 많은 요소를 넣다 보면 추억이 자칫 지저분해질 수 있으니 넣는 건 적당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QR는 제대로 인식한다.

앱에서 보이는 것보다 실제 인화되는 범위는 조금 좁으니 이 점을 고려해야겠다. 멋들어진 필기체 윗부분이 조금씩 잘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 밖에도 사진에 필터를 넣거나 밝기나 대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갖춰져 있다. 조금씩 입맛에 맞게 수정하면 꽤 그럴싸한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pp_7사진 인화를 시작하면 잠시 후 사진이 인화돼 나온다. 포켓포토는 ZINK 인화지를 쓴다. ZINK는 Zero INK. 즉 잉크가 필요 없는 인화지라는 소리다. 이는 인화지에 열에 따라 반응하는 소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포켓포토는 인화지에 열을 가해 열 차이에 따라 색을 구현해 사진을 인화한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인화가 된다.

 

pp_8인화지는 2X3 크기로 스마트폰으로 찍는 화면비인 16:9 혹은 4:3과 맞지 않아 일부를 잘라내거나 확대해서 인화해야 한다. 4:3 사진을 기준으로 잘라낼 때는 양옆에 흰색 테두리가 생긴다.

처음 나온 사진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정말 이게 인화가 다 끝난 사진이란 말인가? 스마트폰에서 눈이 시릴 것처럼 새파란 하늘은 과장을 조금 보태 사진에 멍이든 것처럼 보였다.

 

pp_9눈앞에 떠오르던 추억이 빛바랜 추억으로 나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연이어 여행 사진을 인화했다. 인화지 한 통(10장)을 모두 쓴 후에야 현실을 조금 담담히 마주할 수 있었다. 인화지에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색에는 한계가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화면과 결과물의 괴리가 상당해 앱에서 사진을 편집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 아무리 예쁘게 편집해도 결과물이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이게 ZINK 인화지 방식의 한계점이라 더욱 아쉽다. 말 그대로 품질을 버리고, 휴대성을 취한 모양새다.

 

 

널 어떡해야 하니…

최대 20장을 뽑을 수 있는 배터리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이게 전보다 개선된 점이라는 게 아쉽다. 인화할 때마다 배터리가 닳는 게 눈에 보일 정도. 그러니 다시 포켓포토4를 들고 고민에 빠졌다.

 

pp_10물론 디지털 데이터를 하나의 ‘사진’으로 인화하는 즐거움은 있다. 내가 인화를 하기 전까지 이 여행 추억은 단지 하나의 데이터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손으로 들고 보는 추억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이 추억을 건네받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진 품질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포켓포토4를 통해 처음으로 ZINK 방식의 포토 프린터를 접했는데, 다른 ZINK 방식도 이렇다면 이 방식을 적용한 포토 프린터는 다시 쓰고 싶지 않다. 이런 화질의 사진이 장당 450원 가까이한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포켓포토는 가벼워지고 예뻐졌다. 그리고 포토 프린터가 갖춘 디지털 데이터를 인화하는 즐거움도 갖췄다. 사진 인화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갖췄지만, UI는 조금 더 개선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인화한 결과물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전체적인 사진이 톤 다운되고, 흐리멍덩하고, 단색에선 롤러 자국도 보인다. 애써 편집한 사진이 아까울 정도다.

결국, 휴가의 즐거운 추억은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감상하기로 했다. 눈이 시리던 파란 하늘이 그립다.

 

사세요
– 간편하게 찍은 사진을 인화하고 싶은 분
–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 선물하고 싶은 분
사지 마세요
– 기존 포켓포토를 쓰셨던 분
– 사진관에서 인화한 사진을 기대하셨던 분

 

 

디자인
휴대성
앱 지원 기능
이미지 품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