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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만원 짜리 헤어드라이어를 누가 살 것인가?’ 다이슨 슈퍼소닉(dyson supersonic)의 출시 소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이다.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다이슨(dyson)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헤어드라이어인 다이슨 슈퍼소닉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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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개를 맡은 그레엄 맥퍼슨(Graeme McPherson) 다이슨 헤어 케어 제품 총괄 엔지니어는 이 제품을 개발하는 데만 약 5천만 파운드(한화 약 895억원)가 들었으며, 4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인모(人毛)를 이용해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말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소비된 인모의 길이만 1,625km에 이른다고 한다.

 

dyson_4dyson_5다이슨 슈퍼소닉은 기존 헤어드라이어와 전혀 다른 형태를 갖췄다. 헤어드라이어라면 으레 있을 공기 흡입구와 팬이 없다. 앞뒤로 뻥 뚫려있어 마치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가 떠오르는 구조다. 원리도 같다. 에어 멀티플라이어(Air Multiplier) 아이디어를 이용한 마이크로 모터를 이용해 손잡이 부분에서 공기를 흡입한다. 공기는 손잡이를 따라 배출구로 이동하고, 동시에 링 주위의 유도 공기와 혼입 공기를 이용해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는 원리다.

손잡이 부분에 모터가 들어가면서 손으로 쥘 때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졌다. 머리 위에서 드라이어를 몇 번 흔들면 팔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드는데, 다이슨 슈퍼소닉은 상대적으로 피로감이 적었다.

 

dyson_6손잡이 부분에서 충분한 공기를 흡입하기는 쉽지 않다. 손으로 쥐어야 하므로 절대적인 공간 자체가 부족한 탓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슨은 특허받은 다이슨 디지털 모터 V9을 탑재했다.

 

dyson_7dyson_8V9은 다이슨 디지털 모터 중 가장 작고 가벼우나 분당 11만 번 회전해 초당 13리터의 공기를 내보낼 수 있다. 무게는 49g이고 지름은 27mm에 불과하다. 내부에는 축류 임펠러를 장착해 공기의 흐름 경로를 간소화해 난류와 소용돌이를 감소시켰다. 또한, 일반적으로 11개인 모터 임펠러의 날을 13개로 늘려 모터 내 주파수가 인간의 가청 범위를 벗어나도록 해 소음을 한층 개선했다.

 

dyson_9dyson_10축류 임펠러의 날개가 늘어나는 만큼 정밀한 공정이 필요해 생산 설비도 미항공우주국에서 쓰는 정밀 기기를 이용했다. 이 기기를 취득하려고 별도의 군사용 라이센스를 취득해야만 했다고 한다.

 

dyson_11손잡이 부분으로 들어온 공기는 다이슨의 에어 멀티플라이어 기술을 이용해 유입된 공기의 양을 3배로 증폭시킨다. 그리고 다이슨 슈퍼소닉 뒤편에 있는 유입 공기와 혼입 공기까지 합쳐 만든 고압, 고속의 제트 기류는 20도 각도로 분사해 이용자의 모발을 건조하면서 동시에 스타일링을 할 수 있도록 한다.

 

dyson_12dyson_13다이슨 슈퍼소닉 뒷면 버튼을 통해 바람의 세기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온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스타일을 고정할 수 있는 콜드 샷 기능도 갖췄다.

 

dyson_14dyson_15다이슨 슈퍼소닉 내부에는 지능적 열 제어 기술이 탑재됐다. 일반 팬 방식의 헤어드라이어는 두피에 가까이 대면 온도가 극단적으로 상승해 모발의 심각한 열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이슨 슈퍼소닉은 제품 전면에 유리구슬 서미스터(Glass bead thermistor)가 초당 20번씩 온도를 측정해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전달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다시 더블 스택 발열체를 조절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한다. 따라서 두피에 바로 다이슨 슈퍼소닉을 가져가도 모발의 열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dyson_16다이슨 슈퍼소닉에는 자력으로 고정할 수 있는 노즐 세 개가 포함됐다. 바람을 넓고 부드럽게 분사해 자연스러운 건조에 도움을 주는 스무딩 노즐, 섬세하고 정확하게 분사해 다른 곳을 건드리지 않고 스타일링할 수 있는 스타일링 노즐, 모발과 두피에 공기를 골고루 분사할 수 있는 디퓨저가 있다. 각 노즐은 이중 구조로 설계돼, 드라이 직후 손으로 집어도 화상을 입지 않는다.

 

dyson_17dyson_18이날 마끼에 청담 본점 원장인 고준영 헤어스타일리스트가 다이슨 슈퍼소닉과 세 부속품으로 모델의 머리를 건조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디퓨저를 이용하면 두상의 단점을 보완해 모발에 컬을 줄 수 있고, 스타일링을 마친 후에는 콜드 샷 기능을 이용해 스타일을 고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드라이 후에도 열 손상이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윤이 나는 게 다이슨 슈퍼소닉의 장점이라고 한다.

 

dyson_19dyson_20실제 드라이하는 과정을 점검하기 위한 기기를 설계할 정도로 다이슨은 이번 제품을 집요하게 만들었다. 이는 다이슨 슈퍼소닉이 단순히 다이슨의 첫 뷰티 가전제품이기 때문은 아니다. 가전회사가 아닌 글로벌 기술 회사로 기억해주길 바랄 정도로 기술에 관한 다이슨의 자부심은 확고했다. 카피캣 제품에 관한 우려에 대해 “다이슨의 핵심 기술은 모터와 기류에 관한 전문적인 노하우로 고도의 집적 기술이다. 따라서 제품의 원리와 설계를 공개했지만, 쉽게 카피캣이 등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이슨 슈퍼소닉의 가격은 55만6천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55만원 짜리 헤어드라이어를 누가 살 것인가?’ 다이슨이 보인 기술에 관한 확신과 이용자를 위한 섬세함은 다이슨 슈퍼소닉을 사치가 아닌 가치로 만들기에 충분한 이유다. 다이슨 슈퍼소닉이 생활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않는다. 다만, 일상의 3~5분 정도를 편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그러나 이 일상의 3~5분이 모인다면 극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단 하나의 헤어드라이어를 선택한다면 기꺼이 기존 드라이어의 열 배를 주고 다이슨 슈퍼소닉을 선택할 만하다.

사치가 아니라 가치. 얼리어답터는 가치있는 소비를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