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밤에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지만 플래시가 없다면 좀 위험합니다. 셀 건전지를 넣는 작은 것들은 왜 그렇게 배터리가 금방 닳고 불빛이 불안정한지. 뒤에서 갑자기 훅 들어오는 라이더 때문에 흠칫 놀랄 때는 차라리 자동차처럼 깜빡이가 자전거에 달려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핸들에 라이트와 깜빡이를 달 수 있게 되었죠. 알톤의 녹턴(Nocturne) 핸들 그립을 써봤습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thm)

 

장점
– 그립이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 AA 건전지는 사용과 교체가 편하다.
– 정지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다.
단점
– 무게가 꽤 무겁다.
– 각도를 조절하려면 렌치로 다시 조여야 해서 귀찮다.
– 사이즈가 길어 자전거에 따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

‘알톤’은 로드, MTB, 하이브리드를 비롯해서 전기자전거까지도 만드는 자전거 전문 업체인데요.
그런 곳에서 만든 ‘녹턴’, 깜빡이가 달린 자전거 핸들 그립입니다.
그나저나 이름이 ‘야상곡(Nocturne)’이라니,
유명한 피아니스트 초핀(Chopin)씨의 Nocturne op.9 no.2의 서정적인 선율처럼
한 밤의 라이딩을 아릅답게 만들어주기라도 하는 걸까요?

일단 첫 인상은 묵직합니다.
그리고 굵직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3)

그립 한 쪽에 AA 건전지 2개씩 들어갑니다.
패키지에 건전지도 함께 넣어주는 센스. 마음에 듭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4)

앞쪽에는 LED가 달려 있습니다. 길을 환히 비춰줍니다.
5600K의 색온도에 125루멘의 밝기.
밝기 모드는 2가지, 퍼센트로 따진다면 100%와 70%입니다.
사람들의 안구를 테러하진 않을까 고민됐지만
제 앞길에 대한 안전이 더 소중해서 100%로 켜고 다녔습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5)

뒤에 있는 이 빨간색은 브레이크 램프입니다.
5600K의 색온도에 65루멘의 밝기.
신기한 것은 자전거를 운전하다 멈추면 자동으로 불이 들어온다는 거죠.
가속도 센서가 들어있는 덕분인데요.
마치 자동차 같습니다. 왠지 든든하네요.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6)

이 테두리 윗부분에서는 방향 램프가 깜빡입니다.
3000K의 색온도에 28루멘의 밝기.
살짝 노란빛이 감도는 깜빡이죠.
정말 자동차 같습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7)

그럼 이제 끼워볼까요. 두근거립니다.
저의 소중한 MTB 핸들 그립을 바꾸는 건 오랜만입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8)

그런데 나사 사이즈가 안 맞네요.
기본으로 들어있던 이 2가지의 렌치로 풀 수가 없었습니다.
새 걸 갖고 왔는데 왜 끼우질 못하니…
다른 렌치가 없으니, 아쉽지만 제 세컨 자전거에 시도해봅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9)

엠보싱이 민무늬로 변한 만큼 오랜 시간 타고 다녔던 세월의 흔적.
라이딩으로 즐거웠던 지난 날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밤에 타고 돌아다닐 때의 시원함.
그리고 저 멀리서부터 강려크한 플래시 라이트를 비추며 돌진해오던,
부러웠던 근육질 라이더.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0)

이제 저도 누구보다 밝은 플래시를 달고 다닐 겁니다.
어서 빨리 교체해버립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1)

이렇게 벌거벗은 프레임을 무심코 바라보니
마치 제가 새 옷을 입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2)

굵고 묵직한 알톤 녹턴 핸들 그립.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3)

단번에 끼워주고 나사를 조입니다.
한 번 나사를 조이면 전방 라이트 각도 조절이 힘듭니다.
나사를 다시 풀고 각도를 셋팅한 다음 조여야 하니까요.
위, 아래로 돌려서 각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면 편했겠네요.
어쨌든 첫 결합은 신중해야 합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4)

괜히 한 번 손으로 잡고 주물럭 해봅니다.
미끄러지지 않고 붙들리는 미세한 까칠함이 기분 좋습니다.
손바닥에 착 감겨 오는 굴곡도 행복합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5)

보기 싫은 남은 한 쪽도 얼른 빼버립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6)

업그레이드 완료.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7)

그립의 무게는 한쪽에 147g.
AA 건전지 하나의 무게는 23g.
고로 170g.
곱하기 2를 하면 340g.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8)

무게가 생명인 MTB에 녹턴 핸들 그립을 달기엔 피눈물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안전한 밤 마실을 위한 거라면 몰라도요.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19)

전원을 길게 눌러서 빛을 켭니다.
짧게 눌러서 모드를 바꿉니다.
처음엔 조금 헷갈려도 1분이 지나니 적응됩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0)

빛을 조금 더 밑으로 향하게 하고 싶은데
움직일 것 같이 생겼는데 왜 움직이질 않니.
렌치로 다시 풀기는 너무 힘들어.
우리 이대로 좋은 걸까.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3)

앞으로 달려봅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4)

자전거를 멈추면 브레이크 램프가 빨갛게 들어옵니다.
가속도 센서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이 센서는 굉장히 민감한데요.
조금만 핸들을 움직이면 곧바로 브레이크 램프는 꺼지고
방향 램프가 다시 들어오죠.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1)

엄지 손가락 위치에 딱 만져지는 모드 버튼.
말랑말랑하고 누르기 편합니다.
살짝 눌러 깜빡이를 켜봅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5)

좌회전 할 때도.
뒤에 사람이 없어도 괜히.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6)

우회전 할 때도.
10초가 지나면 깜빡이는 자동으로 꺼집니다. 편합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7)

자전거는 역시 밤에 타야 시원하죠.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8)

밝습니다.
이 정도면 제가 써봤던 자잘한 라이트들을 모두 압살하네요.
게다가 빨간색 브레이크 램프와 노란색 깜빡이의 조화라니.
역시 한 번에 좋은 걸 사야 하나 봅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29)

배터리는 보통 20시간, 최대 50시간까지도 쓸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가네요. 별로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소모될 때쯤이면 브레이크 램프가 저절로 깜빡이며 알려주기도 하니까요.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30)

그런데 문제가 생겼네요.
제 폴딩 자전거를 접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
매번 끼웠다 뺐다 할 수도 없고…
접기를 포기하고 안정적인 그립과 안전한 빛을 얻었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고민이 많이 됩니다.

 

 

alton nocturne bicycle handle smart grip review (31)

알톤 녹턴 핸들 그립은 밤에 자전거 타기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아이템입니다.
가격은 8만9천원.
좀 비싸긴 하지만, 핸들 그립은 손에 닿는 부분이니까 고민해 볼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야상곡(Nocturne)이라는 이름처럼
한 밤의 라이딩을 세련되게, 아릅답게, 부드럽고 안전하게 만들어주기도 충분하고요.

 

 

사세요
– 밤의 라이딩을 즐긴다면
– 플랫바 형태의 그립에 익숙하다면
– 자잘한 자전거 라이트들에 지쳤다면
사지 마세요
– 자전거 무게에 민감하다면
– 드롭바 형태의 그립을 더 선호한다면
– 미니멀한 폴딩 자전거를 탄다면 (그립을 장착하고도 잘 접히는지 확인이 필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알톤스포츠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별 볼 일 없는 디자인
손에 감기는 그립감
내 앞길을 비춰주는 밝기
자동 브레이크 램프의 든든함
고민하게 만드는 무게
폴딩 자전거와의 궁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