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히어와 버투는 남겠지만) 지난 10월 22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버지를 통해 노키아 대신에 앞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루미아로 브랜드명을 곧 변경할 것임을 알렸다. 이제 노키아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스마트폰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지 모른다.
지난 1998년부터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몰락하기 까지 세계 휴대폰 역사를 선도했던 노키아의 기억해야 할 모델 12가지를 추려봤다. 나중에 삼성전자나 팬택으로 이런 리스트를 만들지 않기 바랄 뿐이다. 이유는 슬픔보다는 모델명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괜찮다. 뒤에 숫자만 바꾸면 되니까. 리스트를 확인해 보자.

 

1. 노키아 1011 –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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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GSM폰(디지털 기반 휴대폰)이다. 노키아는 모토로라가 주름잡고 있는 아날로그 휴대폰 시장보다는 2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먼저 공략했고, 이 모델로 인해 훗날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사로 올라가는 기틀을 마련한다. 캔디바(Candybar)라고 불리우는 바형태의 디자인을 확립한 모델이기도 하다.

 

2. 노키아 2110 –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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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를 세계 시장에 알린 첫 번째 휴대폰이다. 소프트키와 스크롤을 적용하여 편의성이 뛰어났고, 문자메시지 전송도 가능했다. 이는 기존 1세대 휴대폰이 지원하지 못하는 가장 강력한 장점이었다. 모토로라의 스타텍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었지만 서서히 2세대 이동통신은 기지개를 펼치고 있었고,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3. 커뮤니케이터 9000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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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커뮤니케이터 9110i

1997년 노키아가 출시한 커뮤니케이터 9000은 GEOS라는 OS를 탑재한 PDA폰이었다. 팩스와 이메일, 메시징이 가능한 최초의 스마트폰 중에 하나로 꼽힌다. AMD프로세서와 8MB의 메모리를 장착했고, 꽤 넓은 화면 사이즈를 제공했다.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았다. 무게는 253g에 달했다. 노키아는 1998년 이후에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22.9% 기록, 모토로라 제치고 업계 1위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4. 노키아 3210 – (2000)

3210

지금은 상상이 가지 않겠지만 옛날 휴대폰들은 모두 안테나를 달고 있었다. 노키아 3210은 안테나를 외부로 돌출시키지 않은 첫 번째 휴대폰이며 게임이 사전 설치되어 있어 특히 청소년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노키아는 이 해에 3210으로 인해 1억 2800만 대의 전화기를 팔아치워 261억 달러 매출, 52억 5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35%를 차지한다. 또한 14개국 54개 연구소에 1만 8600명의 연구개발 인력 고용하며 세계 최대의 휴대폰 회사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된다.

 

5. 노키아 7650 –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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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7650은 노키아 역사에서 영광과 실패를 동시에 안겨 준 중요한 폰이다. 노키아는 이 모델에 최초로 심비안 S60 OS를 탑재했고, 한 때, 심비안은 스마트폰 OS시장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영광을 차지했다. 그 시초가 된 모델이 바로 7650이다. 뿐만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장착했던 가장 초기 모델들 중에 하나인 것도 기억할 만 하다. 스마트폰 답게  MMS와 사진전송도 가능했다. 오늘날의 스마트폰의 시초격이었으나 노키아는 어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노키아는 심비안을 끝내 떨치지 못하고 스마트폰 시대에 도태하게 된다.

 

6. 노키아 1100 –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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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는 전세계에 휴대폰을 보급시킨 일등 공신이다. 노키아는 전세계 고객층을 14단계로 나누고, 그 중 14단계, 즉, 개발도상국의 일반인들을 위한 초저가폰인 노키아 1100을 기획한다. 이 모델은 흑백 화면에 문자메시지, 알람 등의 최소 기능만 제공했다. 가격은 아무런 약정없이 약 50달러(약 5만원)에 팔았다. 그리고, 전세계에 약 2억 5천만대를 팔았다. 이 기록은 모델 체인지 없이 단일모델로 가장 많이 판매된 전자제품이다. 놀라운 것은 게임이 무려 2가지나 내장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7. N 게이지 –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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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노키아는 아주 이상한 휴대폰을 내놓았다. 두 손으로 잡기 편한 디자인은 휴대폰이라기 보다는 게임기에 가까운 디자인이었다. 기능은 PMP에 가까웠다. 멀티 플레이 게임과 블루투스, 인터넷 연결, MP3 재생, 비디오 재생도 가능했다. 가격도 299달러로 합리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N게이지는 생각보다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휴대폰으로 쓰기에는 너무 크고, 기괴했으며,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심비안 6.1운영체제를 사용했고, 2009년까지 N 게이지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휴대폰 역사상 가장 못생기고 기괴한 모델로 회자되고 있다.

 

8. 노키아 8800 시로코 Sirocco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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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고 있는 가장 아름다웠던 휴대폰 디자인 중에 하나다. 2005년 출시됐던 노키아 8800을 업그레이드 시킨 모델로 슬라이드식 디자인이었다. 특히 중동 부자들을 위해 24K 도금모델도 한정판으로 판매했었다. 200만 화소 카메라와 영국의 유명 뮤지션인 ‘브라이언 이노’가 작곡한 벨소리도 들어 있었다. 두께는 17.5mm에 무게는 138g. 가격은 미국에서 약 700달러 정도에 판매됐다.

 

9. 노키아 N95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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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95는 심비안 최고의 스마트폰이자 그 이후로는 내리막만 계속된 노키아의 마지막 영광이었다. 500만 화소의 카메라와 GPS, 블루투스, 와이파이의 무선 연결을 지원했고, 웹브라우징, 플래시와 동영상 재생도 지원했다. 그 당시까지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이었다. 노키아는 2007년 510억 유로(약 66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노키아 N95에 큰 자부심을 느꼈고, 두 달 후에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을 보며 “그런 농담 같은 제품은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불행히도 사람들은 농담을 좋아했고, 진지했던 노키아는 N95의 후속작 N96, N97과 함께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  노키아 루미아 800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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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년 2월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를 사용하기로 하고 첫 번째 내놓은 스마트폰이다. 윈도우 폰 7.5 OS를 사용했고, 3.7인치 디스플레이, 1.4Ghz 퀄컴 프로세서, 512MB 램 등을 탑재했다. 800만 화소 칼짜이스 카메라도 장착되어 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는 루미아를 가리켜 “루미아는 빛을 의미하며, 노키아의 새로운 여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루미아는 노키아에게 여명이 아니라 황혼이 되었다. 2년 후인 2013년 9월, 54억 유로(약 7조원)의 헐값에 모바일 사업부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넘어가게 된다.

 

11. 노키아 808 퓨어뷰 (PureView)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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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1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칼 짜이스렌즈를 사용했고, 웬만한 디카의 센서사이즈 보다 큰 1/1.2인치 사이즈 센서를 쓴 것도 상식을 벗어난 제품이었다. 4인치 디스플레이와 1.3Ghz CPU를 장착했다. 또한 마지막 심비안 스마트폰이기도 했다. 노키아는 이 제품을 마지막으로 심비안 운영체제를 버렸다. 그러나 2011년에 이미 15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노키아에게 쏟아진 비판의 핵심은 “하드웨어 우위의 문화에 지배되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였다. 많이 듣던 말 같지만 착각이겠지?

 

12. 노키아 루미아 730과 830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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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특별한 모델은 아니다. 다만 이 두 제품은 전면 베젤에 노키아란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랜드 변경이 진행되면 노키아 이름을 새긴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730은 4.7인치 HD디스플레이와 670만 화소 카메라, 퀄컴 스냅드래곤 400, 윈도우 폰 8.1 OS를 탑재하고 있다. 830은 5인치 HD디스플레이와 10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고 다른 사양은 비슷하다. 매력이 거의 없는 폰이지만 마지막 노키아폰을 간직하고 싶다면 구매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