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큼 : 응? 또? 뭐야 이건?
박대리 : 카메라입니다.
쌍큼 : 그건 나도 알아.
박대리 : 선물… 입니다.
쌍큼 : Polaroid Snap? 즉석 카메라인가? 생긴 건 참 잘생겼네? 놓고 가.
박대리 : 고맙습니다.
이렇게 또 원치 않는 선물을 받았다.
어디 보자.
일단 디자인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좋아할 만큼 깔끔하고 귀엽고 이쁘다.
빨간 단추가 괜히 예쁘군.
역시 카메라는 빨간 딱지지!
그래 그래. 이뻐 이뻐.
참~ 이뻐.
오!
요렇게 뷰파인더를 열면 전원이 켜진다. (정말 간편하군!)
당연히 빨간 버튼이 셔터겠지? 찍어보자!
‘꾹~’
응? 뭐야? 왜 안 찍혀… 아~ 메모리를 안 넣었네.
마이크로 SD카드를 넣고… 찍어보자!
‘꾹~’
응? 뭐야? 뭐야? 왜 안 찍혀…
“박대리~! 이거 고장 난 거 같은데? 안 찍히네?”
박대리 : …메모리 좀 확인하겠습니다.
컴퓨터에서 메모리를 확인하니 사진이 찍혀있다!
“야~ 이거 뭐야? 찍혔는지 안 찍혔는지 알 수가 없어~”
“전 이만… 수고하십시오.”
냉정하게 박대리는 자리로 돌아갔다. 차가운 사람.
왼쪽 하얀 램프는 배터리가 있다는 의미.
가운데 빨간 램프는 필름이 없다는 의미.
오른쪽 빨간 램프는 메모리 카드가 없다는 의미.
촬영을 하다 보면 내가 지금 몇 장째 찍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항상 찍기 전에 필름과 메모리 유무를 체크해야만 한다.
“필름 있는 줄 알고 한참을 기다렸네…”
메모리까지 넣고 이번엔 밖으로 나갔다.
응? 뭐야? 왜 저 녀석이 열려있어?
가방 안에서 뷰파인더가 제 멋대로 눌려서 열린 모양이다.
언제부터 가방 안에서 전원이 켜져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랬던 탓인지 10여장의 사진을 찍고 나니 전원이 꺼져버렸다.
맘마 먹고 다시 시작해보자!
렌즈 캡은 자석으로 되어있어서 근처에 가져다 대면 ‘찰칵’하고 제자리를 찾아간다.
“손맛이 아주 좋다!”
하지만, 이렇게 렌즈 캡을 열지 않고 찍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뷰파인더를 열어 전원을 켜고 나면 바로 찍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게 된다.
전원을 켜면 렌즈가 자동으로 열리는 보통의 똑딱이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건가 보다.
이럴 땐 사진이 이렇게 나와버린다.
마음도 까매진다.
따로 버튼을 눌러야 인화를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찍자마자 무조건 프린트가 시작된다.
메모리 카드를 넣어두면 메모리에도 파일이 함께 저장된다.
“재밌어!”
그럼 요 네모난 아이콘은 뭐지?
버튼을 눌러두고 찍었더니 인화지에 프레임이 생긴다.
폴라로이드의 그 프레임!
그 옆에 있는 큰 버튼은 컬러 모드를 설정하는 건데,
한 번씩 누를 때마다 컬러에서 흑백으로, 흑백에서 세피아로, 다시 세피아에서 컬러로 바뀐다.
“재밌어!”
하지만 생각했던 대로 찍히지는 않는다.
한 번 찍은 사진을 다시 넣어서 찍었더니 이중노출이 된다.
“참 재밌어!”
하지만 뷰파인더로 보았던 것과 실제로 찍힌 사진은 차이가 많이 난다.
살짝 위를 보고 찍어야 하고 자꾸 손가락이 함께 찍히니 꽤나 신경이 쓰인다.
왜 이런 얼룩이 자꾸 생기는가 했더니.
뷰파인더와 가깝게 지내려다 보니 화장이 묻어난다.
나의 소중한 snap에 묻은 파운데이션을 닦아내기 위해 물티슈를 항상 준비해두자.
생긴건 참 이쁜데, 얼굴값을 못하는 카메라다.
Polaroid Snap은 그냥 ‘예쁜 카메라’.
클로버랑도.
조형물에 살짝 올려놓아도.
책장에 올려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심심한 벽에 걸어두어도.
테이블에 올려만 두어도.
자전거 바구니에도.
아스팔트 블록 위에ㄷ……
어머!!!!
바구니에서 꺼내는 순간 미끌~
얼마나 튼튼한지 알아보기 위해 본의 아니게 테스트를… 에흠!
자자 다시 이어서… 카페에서도.
맥북과 함께도.
가방 속에도.
가방 위에서도.
핸드백에서도.
그냥 풀밭 배경에도.
심지어 버려진 책장 위에서도 아름답다.
순간 다시 한번 미끌~ 그리고 낙하! 렌즈 캡은 저 멀리.
본의 아닌 두 번째 강도 테스트!!!!
하지만 의외로 튼튼하다! 두 번이나 강도 높은 테스트를 버티고 이상 없이 작동이 잘 된다.
하지만 상처는…
미안해 박 대리야~
“스트랩을 꼭 해야겠구나!”
Snap을 며칠 들고 다녔더니 주변사람들이 모두 이런 말을한다.
“와~ 너무 이쁘다~”
“어디서 났어? 샀어?”
“얼마야?”
“좋아? 잘 나와?”
“찍어봐도 돼?”
등등… 모두 하나같이 무서운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가볍게 대답해줬다.
“응! 20만원 정도하는데, 누구 선물하기엔 좋은 거 같아”
사세요
– 예쁜 인테리어 소품이 갖고 싶다면
– 즉석 카메라 하나쯤 소유하고 싶다면
– 카메라를 감성으로 소유하고 싶다면
사지 마세요
– 뛰어난 화질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필요하다면
가만있어봐, 그래서 박 대리가 나에게 선물을 준 건가?
난 관심 없으니 박 대리에게 다시 선물 해야겠다.
“저기~ 박 대ㄹ……”
뭐야? 왜 또 그렇게 서 있어…?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썬포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유려한 디자인 |
인화지로 볼 때의 화질 |
디지털 파일로 볼 때의 화질 |
사진 찍는 재미 |
플래시 활용성 |
야간 촬영 능력 |
뷰파인더의 정확성 |
표면 오염도 |
가격대 성능비 |
3.8 |
아주 잠시 맘을 설레게 한 부드러운 너의 촉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