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여름이니까.

겨울이든 여름이든, 추위나 더위를 잘 타지 않는 편이라, 퇴근 후 집에서는 에어컨을 잘 켜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모니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다 보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노트북으로 작업하면 안 될까? 라는 상상이 절로 된다. 상상만…

낮에는 사무실에서 에어컨이 작동되기 때문에 공기는 선선하지만, 구형 LCD 모니터와 노트북에서 나는 열기로 오후 시간의 책상 앞은 훈훈하기 그지없다.
그래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책상 위에 올려놓을 만한 조그만 선풍기가 필요하다!

 

수많은 USB 선풍기 중에 내가 선택한 건 무인양품의 USB 데스크 팬 스윙 타입.
고만고만한 책상용 선풍기 중에 회전이 되는 제품을 찾다 보니 별 고민 없이 선택하게 됐다.

 

無印良品
상표가 없는 좋은 제품’이라는 상표라니. 재미있는 브랜드다.
실제로 무인양품의 제품들을 보면 어느 곳에도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가 표시되어있지 않다. 디자인도 단순하기 그지없는데 딱 기능적으로 필요한 것만 달린 모양이랄까?
패키지에도 제품 모양과 간단한 제품명 말고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 상자 안에는 선풍기가 들어있어요.’ 라고 말하고 있는듯하다. 군더더기 없고 좋다.

 

생김새는 그냥 선풍기다. 다소 심심해 보일 수도 있지만.
0, 1, 2 라고 쓰여 있는 스위치를 보니 바람 세기가 강, 약으로 조절될듯하다.
미소 짓고 있는 입 모양처럼 생긴 화살표 모양을 보니 회전도 되는 선풍기가 맞는 것 같다.

 

색상은 연한 베이지색 정도라고 할까? 하드의 나무 손잡이보다 살짝 밝은, 딱 그 정도.

 

뒷부분의 커버는 손으로 간단히 열 수 있는 구조다.
날개가 이중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바람이 제법 강할 것 같은 기대감도 생긴다.

 

날개는 손으로 뽑는다고 분리되지는 않는다. 아마 뒤에 보이는 나사를 풀어야겠지? 뒷면 커버만 열어도 날개를 청소하기엔 충분해 보여 굳이 분해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USB 전원을 사용하다 보니 보통은 이렇게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근처에 두고 사용한다. 부담스럽지 않고 적당한 크기다.

 

‘아저씨 그런 데서 주무시면 얼어 죽어요

2단계로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1단만으로도 충분하다. 책상용 선풍기에서 보네이도처럼 강력한 에어 서큘레이터 정도의 바람 세기를 바란 건 아니잖아? 회전이 되니 얼굴에 바람이 계속해서 바로 닿는 게 싫은 사람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USB 전원을 사용하다 보니 보조배터리를 이용하면 집안 어디에든 두고 사용할 수 있다.

 

식탁에서 방금 끓인 뜨거운 보리차를 후~후~ 불어 식히는 피곤함도 대신해 줄 수 있고.

 

적당한 식은밥을 만들기도 좋지.
딱 내가 필요한 정도의 바람 세기다. 만족.

 

밤에 에어컨을 켜면 추워서 못 자는 편이라 이거 하나 켜놓고 자면 되겠다 싶었지만, 조용한 한밤중에는 팬 돌아가는 소리가 생각보다 거슬려서 바로 옆에 켜놓고 자기는 좀 그렇다. (설명서상으론, 약으로 틀었을 때 26dB, 강으로 틀었을 때 36dB)
낮에 여러 명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 책상에서는 거슬린다고 느껴지지 않는 정도라 만족.

 

단점이라면 본체 뒤쪽의 전원 케이블 처리 정도랄까?
회전 기능을 사용하면 뒤쪽의 케이블이 주인이 와도 반갑게 뛰어나오지 않는 늙은 강아지의 꼬리처럼 살랑살랑 좌우로 같이 움직인다. 케이블이 회전할 때 움직이지 않는 부분에 연결되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회전 기능을 사용할 때는 뒤쪽 케이블 근처에 거치적거리는 것들을 치워놔야겠다. (제품 안에 동봉된 설명서에도 케이블을 팽팽하게 하거나 무거운 물체를 올려두지 말라는 경고가 있다.)

 

과하지 않은 디자인에 필요 충분한 바람 세기. 회전 기능은 덤!
통장에 지난달 월급이 아직 묻어 있다면 카드로 긁어 없애기에 아깝지 않은 아이템이다.
무더위는 이제부터니까.

 

USB 선풍기 하나만 주세요. 회전 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