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톤플러스는 LG전자 모바일 사업부를 견인하는 효자 상품이다.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시장에 널리 알렸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는 사람 중 절반은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을 쓰게 만드는 데 공헌했다. 다른 제조사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만드는 데 가이드라인을 줬다고 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끼친 제품이 되면서 출퇴근길을 유심히 살펴보면 너도나도 LG 톤플러스를 사용하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톤플러스 제품군이 점차 넓어지면서 프리미엄 제품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톤플러스 최상위 제품은 2014년에 출시한 HBS-900 제품으로 하만카돈과의 음향 기술 제휴를 통해 뛰어난 음질을 자랑했다. 그리고 LG전자는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새 제품인 톤플러스 HBS-1100을 공개했다. HBS-1100은 하만카돈이 공식적으로 인증한 최상위 사운드 등급인 ‘하만카돈 플래티넘’을 획득한 제품으로, 여태까지 출시한 제품 중 최고 수준의 음질임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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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선호하지 않… 아니 적극적으로 거부하던 와중에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의 끝판왕이라는 LG 톤플러스 HBS-1100이 손에 들어왔다. 다른 제품도 취향이 아니라며 3주를 못 버티고 내쳐버린 상황에 다시 손에 들어온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이 달갑진 않았다. 그래도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계의 명품이라는데 외면하긴 아쉽지 않은가? 결국, 금색의 넥밴드를 목에 감았다.

 

장점
– 블루투스 이어폰답지 않은 뛰어난 음질을 갖췄다.
– 마치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편안하다.
– 진동 알림, 음성 메모 기능 같은 부가 기능이 있다.
단점
– 디자인 선호도가 갈린다.
– 최적의 기능을 위해 특정 스마트폰을 써야 한다.

 

아무래도 너와 나의 ‘세련되다’는 다른 의미인 듯해…

아무리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봐도 기능성에 함몰해 심미적인 요소를 희생한 제품이라는 생각을 덜어낼 순 없었다. 분명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은 편리하다. 착용감도 나쁘지 않고, 배터리도 다른 제품보다 오래 간다. 그러나 넥밴드를 목에 착용하는 순간 다른 모든 의상과 안 어울리는 마술 같은 일이 생긴다. 그런데 이 제품이 세련되다고?

 

toneplus12그런데 또 세련되다면 세련되다. 제품만 따로 떨어뜨려 놓고 보면 말이다. 톤플러스 초창기 제품을 처음 봤을 때, 이 디자인이 HBS-1100의 디자인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전혀 상상조차 못 했다. 은은한 색상을 띤 HBS-1100을 보면 곡선을 이용해 매끄러운 느낌을 들면서도, 금속 특유의 단단한 느낌도 든다. 다만, HBS-1100을 착용했을 때 넥밴드만 톡 도드라져 보이는 느낌이 불편하다. 마치 동네 친구들 모임에 혼자 정장 빼 입고 나온 친구를 보는 느낌이랄까?

제품 디자인에 욕심을 좀 더 내자면 이어 팁 부분이 좀 더 가려졌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금속 느낌 사이로 흐물거리는 이어캡이 보이는 모습은 좀 깬다.

 

toneplus3머리띠 끼우는 손오공처럼 주저하며 HBS-1100를 목에 둘렀다. 평소에 깃 있는 옷을 주로 입으니 살에 맞닿는 느낌은 없었다. 깃 부분이 살짝 눌린다는 느낌은 있지만, 이내 제품을 착용했는지 모를 정도로 가벼웠다. 무게는 58.7g. 유선형의 제품이 쇄골에 걸려 목 뒤로 뜨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다. 예전에 LG 톤플러스를 썼던 사람들이 왜 옷을 벗다가 제품을 공중으로 날리고 화들짝 놀랐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toneplus4이어폰 유닛을 가볍게 당기면 이어폰이 나오고, 줄감기 버튼을 누르면 줄이 깔끔하게 들어간다.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쓸 때, 치렁치렁 매달린 선은 단선의 걱정도 있고 보기에도 별로라 싫었는데 LG 톤플러스는 깔끔한 해답을 제시했다. 양쪽 이어폰은 따로따로 감을 수 있어, 업무상 한쪽 이어폰만 써야 하는 사람도 편하게 쓸 수 있다.

 

toneplus5이어폰 유닛과 넥밴드 사이를 잇는 케이블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늘다. 줄감개에 감겨야 하므로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너무 얇아 파손 걱정이 덜컥 앞선다. 20만 원이 넘는 제품인데, 파손됐을 때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눈앞이 아득하다.

 

하만카돈 플래티넘의 위엄

HBS-1100은 블루투스 이어폰 중 세계 최초로 퀄컴 aptX HD 오디오 코덱을 채택한 제품이다. aptX HD 코덱은 24bit 음원을 무선으로 손실 없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이용해 HBS-1100은 CD 음질을 뛰어넘는 하이파이 음원을 들을 수 있다. 또한, 하이엔드 유선 이어폰에 쓰이는 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Balanced Armature Unit) 모듈을 넣어 원음에 충실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이런 성능으로 HBS-1100은 하만카돈 플래티넘을 인증을 받았다.

 

toneplus6그러나 현재 apxX HD 오디오 코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LG G5밖에 없다. HBS-1100의 진정한 위력을 느끼려면 LG G5를 써야만 한다. LG G5 이용자를 수소문해 봤지만… 아쉽게도 다른 스마트폰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음질은 만족스럽다. 귀가 예민하진 않지만,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과는 다른 ‘뭔가’가 느껴진다. 이게 정말 ‘뭔가’인지 아니면 착용하기 전에 봤던 하만카돈의 이름에 주눅이 들어서인지는 미지수.

자체적으로 음장도 지원한다. 재생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면 ‘톤 플래티넘’, ‘베이스 부스트’, ‘트래블 부스트’의 세 음장을 순차적으로 바꿔서 들을 수 있다. HBS-1100은 저음보다는 고음 쪽에 힘을 실은 느낌이다. 장점을 살려 고음의 선명함을 느끼기 위해선 ‘톤 플래티넘’을, 단점을 보완해 어느 쪽이든 충실한 소리를 듣기 위해선 ‘베이스 부스트’를 추천한다.

 

toneplus7통화 품질도 좋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깔끔하게 듣는 것은 물론이고, 내 목소리도 상대방에게 잘 전달된다. 마이크가 착용자의 입 근처에 있고, 노이즈 제거 기능을 적용한 듀얼 마이크를 탑재했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이어폰으로 통화할 때 마이크를 입에 무는 볼썽사나운 짓을 하지 않아도 된다. 넥밴드라 입에 물 수도 없지만 말이다. 몇 차례 통화해보며 시험해봤다. 결과는 모두 양호.

 

toneplus8셔츠를 입을 때 HBS-1100을 깃 아래로 집어넣을 때가 있는데, 이러면 마이크가 가려서 소리가 멀리서 들리거나 울려서 들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숨기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통화할 때는 깃 위로 올려서 쓰도록 하자.

 

뛰어난 기능 위에 편리함을 덧붙이다.

톤플러스의 장점은 뛰어난 기능 위에 편의성을 덧붙였다는 점이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LG Tone&Talk’ 앱을 통해 추가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toneplus9대표적인 추가 기능이 음성 메모 기능으로 헤드셋의 FF/REW 조그 스위치를 FF 방향으로 밀면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음성 메모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현재 시각 알림으로 설정해 HBS-1100이 현재 시각을 목소리로 알려주게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볼륨 조그 스위치를 (-) 방향으로 길게 밀면 배터리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이 있고, (+) 방향으로 길게 밀면 진동을 켜고 끌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의 버튼 조작 방식 외에도 ‘보이스 커맨드(Voice Command)’ 기능을 추가해 목소리로 전화를 받거나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 등 손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갑자기 누군가 허공에 ‘통화’, ‘거절’을 외치더라도 놀라지 말자. 반대로 손이 바쁘더라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무분별한 보이스 커맨드 이용은 주변 사람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연결이 잘 안 돼 매번 몇 차례 HBS-1100을 껐다 켜야만 했다.

방금 말한 모든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비교적 원활하게 돌아간다. 아이폰은 아니다. 아이폰에서는 Tone&Talk과 연결하는 것부터 고난 길이 열린다. HBS-1100은 쉽사리 아이폰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결국, 아이폰을 쓰면 양손을 움직여 조그스틱으로 조작하게 된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조그스틱 기능은 직관적이라 조작했다는 느낌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 가만, 왼손이 조그스틱이 볼륨 조절 기능이었던가…

 

탐이 나긴 나는데…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의 끝판왕이라는 별명답게 HBS-1100은 쓰는 기간 내내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다. 음질이면 음질, 기능이면 기능, 나무랄 데가 없는 완성도 높은 기기였다. 배터리도 빵빵하다. 대기 시간만 무려 415시간인 톤플러스는 온종일 켜놔도 문제없다. 전화가 오거나 스마트폰에서 멀어지면 목 뒤에서 울리는 진동 기능이 편리해 이어폰을 쓰지 않아도 켜놓고 있었다. 그리고 착용감도 좋으니까.

 

toneplus11성능이 끝판왕인 만큼 가격도 끝판왕이다. 정가 기준 20만 원이 넘는 기기를 섣불리 추천하긴 어렵다. 사는 김에 가장 좋은 걸 사는 게 파산, 아니 절약의 지름길이라지만,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써보지 않은 사람에게 20만 원이 넘는 제품을 선뜻 추천하기 조심스럽다.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충분히 써 본 상태에서 지금 기기를 더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면 하만카돈 플래티넘 마크가 빛나는 HBS-1100을 추천할 만하다.

그러나 기능과 편의성에 흠뻑 취했지만, 디자인을 볼 때마다 현실로 되돌아오는 모습에 공감했다면 HBS-1100을 추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기능이 좋고 편리해도, 도저히 넥밴드를 내 목에 허락할 수 없었다. 미안 톤플러스,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봐.

 

사세요
–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뛰어난 음질을 느끼고 싶은 분
– 평소 일 하면서 전화 통화가 잦은 분
– 음악을 자주 듣는 분
– 스마트폰을 자주 흘리고 다니는 분
– LG G5 이용자
사지 마세요
– 천편일률적인 넥밴드 디자인에 염증을 느끼시는 분
– 소리에 민감하지 않으신 분
– 아이폰 이용자
음질
착용감
편의성
호환성
디자인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