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장마철이라고 지난주, 지지난주부터 들어왔는데, 지난 금요일에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졌죠. 비가 쏟아지든, 부슬부슬 내리든 우산 하나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요즘입니다. 그럼 어떤 우산을 준비하셨나요?

분명 신발장 안에, 사무실 구석에 몇 개의 우산들이 놓여져 있을 겁니다. 하나같이 편의점에서 급하게 산 투명한 비닐 우산이나, 손잡이에 ‘OOO 권사 취임식’이라고 큼직하게 적혀있기 마련이겠죠. 막 쓰고 다니기에는 좋기는 하지만… 이런 우산들 지겹지 않나요?

 

지금 소개하는 4개의 우산은 그저 그런 뻔한 우산과는 다릅니다. 사실 구입부터 부담되는 우산들이죠. 하지만 그만큼 잃어버리지도, 잊어버리지도 않은 우산들이기도 합니다. 장마가 시작됐는데, 이제 와서 우산이냐고요? 늦지 않았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정말 늦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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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펴지는 우산, 카즈브렐라(KAZbrella)

평소 우산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이런 사람은 없겠지만요… 아이디어 제품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한번쯤은 접해본 우산입니다. 거꾸로 펴지는 우산, 카즈브렐라(KAZbrell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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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엄청난 우산이라도 실내로 들어온다면 바닥에 빗물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요. 카즈브렐라는 기존 우산과 반대로 펴지고 접을 수 있기 때문에 빗물이 그대로 고여 있어 바닥을 물바다로 만들 일이 없습니다. 또한 차에 내리거나 탈 때 우산을 제대로 펴거나 접을 수 없어 잠시나마 젖을 수 있게 되는데 카즈브렐라는 좁은 문틈으로도 펴고 접을 수 있어, 젖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카즈브렐라는 2015년 4월에 킥스타터에서 무려 4억원 이상(265,397파운드)이라는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우산인데요. 현재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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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이미 유사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카즈브렐라 발명가인 Jenan Kazim이 3D 프린터로도 만들 수 있을 만큼 간단한 구조로 만든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격은 카즈브렐라 블랙 기준 39파운드, 유사품은 2만원대.

참고 링크 : 카즈브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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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지지 않는 우산, 블런트(Blunt)

영화 레지던트 이블을 보면 엄브렐라(Umbrella)라는 대책 없는 기업이 나옵니다. 이 엄브렐라와 유사한 로고를 지닌 우산이 있는데요. 바로 블런트(Blunt)입니다. 전 세계에 좀비를 퍼트린 엄브렐라와 달리, 전 세계의 웬만한 비바람에 맞설 수 있는 우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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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런트의 수식어는 ‘태풍을 이기는 우산’입니다. 자체 테스트 결과 117km/h의 강한 바람도 견딘다고 하는데요. 117km/h가 어느 수준인가 하면, 2003년 역대급 태풍이었던 매미의 최대 풍속이 183.6km/h였습니다. 이는 제주도 관측소의 수치였고요. 부산에서는 93.6km/h로 기록되었습니다. 부산에서만큼은 태풍 매미에 버틸 수 있는 우산이었던 셈이죠.

 

블런트를 만든 Greig Brebner는 키가 꽤 큰 편이라고 하는데요. 하루는 거리를 걷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모두 우산을 펼치게 되었고, 이에 위협받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한 순간 강하게 불어온 바람에 우산이 뒤집혀 시야까지 가려지고 되고… 이런 트라우마가 블런트를 완성하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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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지지 않아 안전한 블런트는 끝이 뾰족하지 않아 한번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레지던트 이블의 엄브렐라 로고는 일반적인 우산처럼 뾰족한 모습이지만 블런트 로고는 좀 더 동글동글한 모습인데요. 태풍도 이겨내는 강한 우산이지만 의외로 귀엽게 생겼습니다. 반전의 매력을 지닌 우산이라 할 수 있죠. 가격은 블런트 XL 기준 89달러입니다.

참고 링크 : 블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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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바람에 맞서는 우산, 센츠(SENZ)

최근 스브스뉴스에서 재미난 테스트를 했습니다. 두 우산을 실제 풍속기 앞에서 얼마나 버티는지를 알아보는 내용이었는데요. 한 우산은 앞서 소개한 블런트, 다른 하나는 바로 또 센츠(SENZ)였죠. 테스트 결과는 링크로 확인하시고요. 같은 환경이었지만,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 달라 뭐라 할 수 없는 테스트라고 생각되지만, ‘태풍이 오면 집에 계세요’라고 결론이 나왔죠.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몰아치더라도 우산을 써야 한다면 블런트나 센츠가 답일 겁니다. 센츠 역시 블런트 수준으로 비바람에 맞서는 우산입니다. 100km/h의 바람도 버틸 수 있다고 하는데요. 블런트보다는 조금 낮은 수치지만 그리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117km/h이나 100km/h나 버티기 힘든 건 마찬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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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츠의 가장 큰 특징은 유선형 디자인입니다. 상하좌우가 대칭인 기존 우산과 달리 한쪽이 긴 비대형인데요. 이 디자인이 센츠가 비바람을 견딜 수 있는 이유입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우산을 앞으로 숙인 채 걷게 되는데요. 센츠의 디자인 특성상 바람이 뒤쪽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바람에 맞선다기 보다 바람을 뒤로 보내는 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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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바람이 몰아치지 않아도 센츠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우산은 아무리 잘 들고 있어도 한쪽 어깨가 젖기 마련이데요. 센츠는 비대칭이라 양쪽 어깨 모두 비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씌워줄 때도 유용하죠.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산은 혼자 써야 비를 맞지 않는다는 걸. 가격은 센츠 XXL 기준 64.95유로입니다.

참고 링크 : 센츠

 

 

 

@ https://www.facebook.com/Helin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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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듯, 들지 않은 듯 가벼운 우산, 헬리녹스(Helinox)

모든 장비를 다 짊어지고 떠나는 캠핑, 백패킹 장비에서는 무엇보다 경량화가 중요합니다. 수많은 백패커들의 선택을 받은 의자가 있는데요. 바로 헬리녹스(Helinox)입니다. 다시 우산으로 돌아오죠. 헬리녹스는 아웃도어 장비에 적용하는 기술로 우산까지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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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의 무게가 단 210g. 엄청 가벼워 보이지만 감이 잡히지 않는 무게인데요.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아이폰 6s의 무게가 143g입니다. 우산 무게를 스마트폰과 비교하다니… 상상도 하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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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서 블런트나 센츠와 비교했을 때 너무나 허약할 것 같기도 하지만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산 천은 100% 폴리에스터 재질에 테프론 코팅이 되어 있고요. 우산살은 파이버 글라스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우산대는 DAC 알루미늄(동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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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알루미늄은 아웃도어 마니아라면 들어봄 직한 업체입니다. 텐트용 알루미늄 폴 시장의 90%를 생산하고 있는 독보적인 세계 1위 업체인데요. 이곳에서 만든 TH72M 알루미늄은 항공기 수준의 초경량 고강도 소재로 기존 폴 무게를 30% 줄였다고 합니다. 이런 소재로 우산을 만들었으니 가벼울 수 밖에 없겠죠. DAC 알루미늄과 헬리녹스의 관계는…? 네, 그렇습니다. 가족 관계죠. 가격은 헬리녹스 엄브렐라 ONE 기준 5만5천원.

참고 링크 : 헬리녹스

 

 

얼리어답터의 선택은?

4가지 우산 모두 저마다 개성이 명확했는데요. 블런트(Blunt)를 선택했습니다. 117km/h의 비바람이 몰아칠 때 쓰고 다니지는 않더라도 다른 우산이 지니지 못한 강력함이 마음을 사로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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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츠(SENZ)의 비대칭 디자인과 헬리녹스(Helinox)의 지나친 가벼움은 장점이기도 했지만 단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즈브렐라(KAZbrella)는 유사품이라 아쉬웠고요. 사실 블런트를 사용 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이왕 선택한 거 다가오는 1호 태풍, ‘네파탁’에 맞서봐야겠습니다.

 

 

요약

– 남다르게 우산을 펴고 싶다면 카즈브렐라
– 무엇보다 튼튼한 우산을 찾는다면 블런트
– 어깨나 가방이 젖는 싫다면 센츠
– 우산 드는 게 힘들 때가 있다면 헬리녹스

 

신언재
고르다 사다 쓰다 사이에 존재하는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