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애플은 아이팟 클래식을 홈페이지에서 빼버리며 사실상 단종 시켰다.
참고 링크 : 아이팟 클래식에게 안녕이라고 말하세요
디지털 기기도 철이 지나면 사라지는 마당에 유선전화기라니? 그러나 유선전화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회사나 매장에서는 아직도 현역이며, 집에도 유선전화기를 들이면 스마트폰 중독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얼리어답터를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평범한 베이지색 전화기를 구매한다는 것은 모욕적이다. 여기 아직까지 판매하고 있는 럭셔리하고 특별한 전화기들을 소개한다. 얼리어답터와 함께 전자파의 공포에서 벗어나 보자.

 

1. 야콥 옌슨 (Jacob Jensen) T3, 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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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름 제대로 읽기부터 복습하자.  (참고 링크 : 어려운 브랜드 이름, 제대로 읽는 방법 )
나온지는 꽤 됐지만 지금봐도 감각적인 디자인이다. 감각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070 인터넷 전화기 대신 올려 놓고 싶을 정도다. 단축다이얼도 있고 LCD 액정도 붙어 있으니 나온지 그리 오래된 물건은 아니다.  어딘가 모르게 뱅앤올룹슨 제품처럼 생겼다고?  맞았다. 이 전화기는 1964년 부터 1991년까지 뱅앤올룹슨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한 야콥 얀센의 디자인이다. 왼쪽 것이 T3, 오른쪽 것이 T1이다. T1은 수화기를 들때 검지 손가락으로 전화기 윗부분을 눌러주면 송수화기가 손에 착 붙는다. 게다가 최근 모델이라면 IP 전화로도 쓸 수 있다. 가격은 신품 기준 T3가 $260 (약 27만원)정도며 T1은 $135 (약 14만원)정도. 물론 보조금 같은건 없지만 요즘 스마트폰 보조금도 꽝이라 별 불만은 없다.

 

2. 아이덱 (iDECT) 이클립스 플러스 디지털 전화기(Eclpise Plus Digital Tele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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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놓아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디자인의 전화기다. 동그란 타원형의 디자인의 위쪽이 송수화기 부분이다. 이름 그대로 디지털 방식이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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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와 송수화기 부분은 무선으로 연결되며, 분리된 상태에서 230시간을 대기할 수 있고, 연속 통화 시간은 13시간으로 스마트폰에 비해 아주 길다. 또한 200개의 전화 번호를 저장할 수 있고, 최근 10개의 전화 번호를 바로 연결할 수 있으며 30분 분량의 자동응답 기능과 스피커폰 기능도 들어 있다. 가격은 £99(약 17만 5천원선).

 

3. 와일드 앤 울프(Wild & Wolf) 스캔디폰 (Scandi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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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소품으로 어울릴 것 같은 클래식한 느낌의 전화기. 이렇게 세워두면 전화가 끊긴 상태고, 후크 스위치와 버튼이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전화기를 손으로 잡고 들어주면 통화 가능 상태가 된다. 가격은 £40.95(약 7만 7천원선)다. 클래식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제품은 1949년에 출시된  에릭코폰 텔레폰(Ericofon Telephone)의 카피 제품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제품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에 자리잡은 에릭슨 (L.M. Ericsson)이 만들었고 디자이너는 휴고 블룸버그외 2명이다. (Hugo Blomberg, Ralph Lysell, Hans Gösta Thames).

 

4. 베이크라이트 전화기 (Bakelite Tele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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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전화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와 똑같이 생긴 제품이다. 전화를 걸기 위한 것 역시 버튼이 아닌 다이얼식이다. 한번도 이 방식을 써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해보겠다. 숫자 부분에 손가락을 넣고 오른쪽의 걸림쇠 부분까지 돌려 준 후 놓으면 된다. 오타는 걱정 안해도 된다!
물론 이 다이얼은 굉장히 천천히 돌아간다. 이게 짜증난다면 송수화기를 들었을 때의 후크 스위치를 전화 번호 숫자만큼 빠르게 눌러주면 된다. 이 제품은 1930년대의 제품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뭐든 오리지널을 좋아한다면 이 제품. 가격은 £150(약 25만 8천원선)

 

5. 사젬커뮤니케이션 (Sagemcom)  식스티 디지털 폰(Sixty Digital Cordless 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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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서 소개한 베이크라이트가  너무 올드해 보일것 같다면 이런 것은 어떨까? 레트로한 디자인이지만, 다양한 기능이 들어 있다. 송수화기와 본체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있을 것 같지만, 두 부품은 무선으로 연결된다. 본체 가운데에는 배터리 잔량이나 현재 시간을 표시해주는 디스플레이가 있고,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스피커폰 기능이 있어 송수화기 없이 통화할 수 있는 핸즈프리 기능에 120시간의 대기시간과 10시간의 연속통화가 가능하다. 전화번호 기록은 총 150개까지며, 20분 분량의 자동응답 기능이 들어 있다. 무선 연결은 무려 300m 까지 전달된다. 가격은 £70(약 12만 6천원)이다.

 

6. 스위스보이스(Swissvoice) e퓨어 V2 전화기 (ePure V2 Digital 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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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제품에 비해 더 극단적인 레트로 디자인의 전화기. 우리 머리 속에 기억된 전화기의 스테레오 타입을 인지할 수 있는 요소만 남겨 놓은(그래서 마치 아이콘처럼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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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동응답기와 스피커폰의 기능이 있는 액세서리가 포함된 시리즈도 있다. 또한 10개의 벨소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볼륨 조절은 5단계다. 전화번호 저장은 100개, 최근 10개 번호로 전화를 걸 수 있다. 대기 시간은 220시간이며 연속 통화는 10시간이며 자동 응답 시간은 30분이다. 가격은 £89.95(약 15만 4천원).

 

7. 베오컴 5 (Beocom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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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올룹슨은 많은 전화기를 디자인했지만 베오컴 5는 가장 최신 2009년에 출시된 제품이다. 디자이너는 수석디자이너였던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 나름 최신 제품이다 보니 400개의 연락처를 저장할 수 있고, 일반전화는 물론 IP전화로도 쓸 수 있다. 구멍이 뚫려있는 알루미늄 재질의 스탠드는 스피커폰의 역할을 한다. 이들은 항상 제품을 만들 때 감동적인 부분을 빼놓지 않는다. Beocom 5에서는 이 제품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8개의 벨소리가 들어 있다고. 신품 가격은 뱅앤올룹슨 답게 $1,350(약 140만원)

 

보너스 : 아이쿨리 폰 스탠드 ( iCooly Phone Stand_

이건 유선전화기가 아니지만 마치 유선전화기처럼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유선전화기의 우아함과 스마트폰의 기술을 적절히 조화시키려는 우유부단한 이들이나 정신분열자들에게 유용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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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을 거치해 두고 마치 유선전화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스탠드다. 위쪽의 빨간 버튼을 클릭하면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이 물건이라면 한껏 유선전화를 쓰는 기분을 내볼 수 있다.
펀샵에서 판매중이다.  http://www.funshop.co.kr/goods/detail/29682?t=s 

이제 유선전화는 추억을 넘어 역사의 뒤안길로 급속히 사라지는 중이다. 또한 항상 스마트폰이 손에 있는데 뭐하러 유선전화를 써야하느냐는 물음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제는 유행이 다해 촌스러워보이기까지 하는 음악에도 추억들은 묻어 있지 않나. 유선전화는 그런 존재다. 촌스러워도 추억이다. 아니, 원래 추억은 어느 정도 촌스러워야 제맛이다.

 

글 : 고진우 / 편집 : 김정철 / 본 컬럼은 얼리어답터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