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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카메라는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과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즉석 카메라 시장은 후지필름이 주도하고 있다. 즉석 인화 카메라는 현재 후지필름 인스탁스(Instax)가 유일하다. 다른 회사는 생산을 중단했다. 시장에 홀로 남아있으나 인스탁스 카메라는 꾸준히 신기능을 담고 여러 가지 버전을 선보이고 있다.

인스탁스 카메라는 팝(Pop)한 느낌을 내는 카메라 제품부터 클래식 디자인을 살린 고급 제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고급 기종인 인스탁스 미니 90과 인스탁스 미니 70을 살펴봤다.

 

레트로 감성, 인스탁스 미니 90 네오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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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 미니 90의 정확한 이름은 ‘인스탁스 미니 90 네오 클래식’이다. 여태까지 후지필름에서 선보인 즉석 카메라는 좋게 말하면 팝(Pop)한, 조금 냉정하게 말하면 장난감같은 디자인이었다. 그러나 ‘네오 클래식(Neo Classic)’이라는 접미사가 붙으며 인스탁스 미니 90은 좀 더 어른스러운 카메라가 됐다. 레트로한 감성이 물씬 피어난다.

 

장점
– 클래식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 기존 즉석 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한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 즉석 카메라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레트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기다림의 미학
–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단점
– 그립감이 불편하다.
– 뷰파인더와 결과물의 차이가 있다.
– 셔터를 누르기 전 필름 가격을 생각해야 한다.
– 레트로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아쉬운 편의성
– 카메라 가격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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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 미니 90 색상은 두 가지다. 블랙과 브라운. 색상을 입힌 부분은 가죽을 덧댄 것 같은 모양새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이다. 디자인을 판단하는 기준은 개인 차가 있겠으나, 두 색상 모두 매력적이다. 인스탁스 미니 90 디자인은 클래식하지만, 기능 하나만큼은 최신 기능을 담았다. 특히 셔터 속도를 이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벌브 모드나 이중 노출 모드는 다른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인스탁스 미니 90만 갖춘 특징이다.

 

레트로는 불편함의 다른 이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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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한 인스탁스 미니 90을 처음 들었을 때, 묘한 느낌을 받았다. 기기가 손에 잘 붙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내 셔터 버튼이 두 개가 있으면서 생기는 오해임을 알았다. 처음엔 가로로 놓고 찍는 느낌에 익숙했던 터라 인스탁스 미니 90도 가로로 들고 오른손으로 잡았다. 마침 위에 셔터 버튼도 있어 알맞게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인스탁스 미니 90은 세로로 잡았을 때가 그나마 자연스럽다.

전원 레버가 있는 곳에 셔터가 하나 더 있다. 그리고 이게 가장 자주 쓰이는 셔터 버튼이다. 가로로 놓았을 때 보이는 셔터 버튼은 셀피(Selfie)를 찍을 때나 가로로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쓰게 된다. 그렇지만 한 손으로 쥐기엔 작다. 셔터 버튼에는 전면이 반사되도록 처리해 셀피를 찍을 때 거울로 쓸 수 있게 했다. 그러므로 셀피를 찍을 때는 옆에 달린 셔터 버튼을 주로 누르게 된다. 전면 셔터 버튼으로 찍고자 손을 올리면 거울이 가리고, 자칫 내 이마만 주인공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레트로한 매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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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스탁스 시리즈는 오토포커스(AF) 미지원,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는 (부족한) 플래시 광량, 마지막으로 한결같은 셔터스피드(SS)의 삼박자가 맞은 결과물을 보여왔다. 이른바 ‘몽환적인 사진’. 그러나 인스탁스 미니 90은 이러한 단점을 상당수 개선했다. 벌브 모드를 더해 셔터스피드를 조절하고 접사 모드 등으로 포커스도 어느 정도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광량을 더한 플래시는 모드에 따라 노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좀 더 사진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모공 하나, 잔털 하나까지 보이는 선명한 사진이 나올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른 인스탁스 시리즈보다 좀 더 나아졌다는 뜻이지, 즉석 인화 카메라의 느낌을 벗어났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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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인스탁스 시리즈에서 CR2 배터리가 사라졌다. 오랜만에 카메라 들고 출사나 가볼까 하고 카메라를 켰을 때, 배터리가 방전돼 좌절감에 빠질 염려가 사라졌다. CR2 배터리는 구하기도 힘들고, 비싸다. 충전식 배터리는 한 번 충전에 100장 정도 찍을 수 있다. 실제로 하루 출사에서 즉석 사진 100장을 찍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충전식 배터리는 절대 나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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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로 구도를 정하고 사진을 촬영한다. 몇 초 지나면 천천히 사진이 올라온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선명해지는 사진을 바라본다. 예의상 사진을 몇 번 흔들어주는 것도 좋다. 참고로 말하자면 즉석카메라 필름을 흔들어봤자 빨리 인화되진 않는다. 오히려 인화액이 흔들려 사진 결과물이 안 좋아질 수 있다. 사진을 본다. 즉석 사진 특유의 느낌이다. 이 기다리는 과정이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인스탁스 카메라는 즐거운 취미가 될 수 있다. 이것도 어찌 보면 하나의 레트로한 매력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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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사진 특유의 즐거움을 깨달아버린 덕분에 주말 내내 10장들이 필름을 여섯 개 갈아치웠다. ‘덮어놓고 찍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격언이 뒤늦게 떠올랐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스탁스 미니 필름은 10장 기준으로 7천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다시 말해 셔터 한 번에 약 700원을 들여야 한다. 실로 비싼 취미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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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 미니 90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벌브 촬영 기능이다. 셔터를 누르고 있으면 이에 맞게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으로 최대 10초까지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장노출 야경을 담을 수 있다. 여기서 인스탁스 미니 90의 레트로한 매력이 다시 한 번 묻어난다. 셔터를 얼마나 누르고 있는지 카메라는 알려주지 않는다. 사람이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잡아야 한다. 괜찮다. 레트로의 매력이다.

결국,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정확한 타이밍을 맞춰 야경을 담을 수 있었다. 야경 한 장에 들인 필름은 약 4장. 세상에 한 장밖에 없는 비싼 야경 사진을 얻었다. 장노출 특유의 빛 궤적과 색감이 만나 그 동안의 기회 비용 생각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야경 사진으로 필름 한 통을 날리고 얻은 팁 하나. 인스탁스 미니 90의 조리개 값은 F12.7이다. 따라서 수동 모드를 지원하는 디지털카메라로 조리개를 F13 정도로 잡고 미리 촬영해보자. 셔터스피드를 확인하고 이에 맞춰 촬영하면 실패할 확률을 많이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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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노출 모드는 셔터를 연속으로 2번 눌러 사진 1장에 두 이미지를 겹쳐 나오게 하는 기능이다. 이중 노출 모드를 이용하면 다른 사진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두 사진이 합쳐지지만, 어떻게 합쳐지는지 종잡을 수 없기에 결과물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이중 노출 사진을 찍으며, 키치(Kitsch)하다는 말을 입에 담았다. ‘결과물이 참 키치하죠?’라고 물으면, ‘네 그렇네요.’라는 답을 듣는 식이다. 어쩌면 이런 복불복 같은 사진도 레트로의 숨겨진 매력일지도 모른다.

 

세련된 만듦새, 인스탁스 미니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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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조금 낮춰 인스탁스 미니 70을 살펴보자. 인스탁스 미니 90에서 자랑하는 기능은 없지만, 순수하게 즉석 사진을 촬영한다는 점에선 인스탁스 미니 70도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다.

 

장점
– 레트로와는 다른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 셀피(Selfie)에 최적화되었다.
– 자동 노출 제어 기능으로 즉석 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했다.
–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갖춘 합리성이 돋보인다.
단점
– 필름 가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 여전히 뷰파인더와 결과물의 차이가 있다.
– CR2 배터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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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한 느낌은 없지만, 대신 세련된 디자인이다. 장난감 같은 느낌은 찾아보기 어렵다. 3가지 색상이 있었으나 최근 3가지 색상이 추가돼 총 6가지 색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 90과 비교하면 셔터가 하나 줄었다는 것. CR2 배터리가 남아있다는 것. 셀피 거울이 이동했다는 것 그리고 모드가 몇 개 사라졌다는 것을 빼면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콘은 직관적이고, 금세 익힐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 90, 그리고 인스탁스 미니 70을 쓰면서 처음엔 너무 설명이 두루뭉술한 게 아닌가 싶었다. 쓰다 보니 적응이 되기도 했지만, 누구나 기능을 쉽게 찾아 쓸 수 있다는 점에선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셀피 장인을 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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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 미니 70으로 가장 많이 찍은 사진은 셀피다. 평소 셀피를 즐겨찍지 않았음에도 인스탁스 미니 70은 이상하게 렌즈를 마주하게 되는 마력을 지녔다. 인스탁스 미니 90과 비교하면 셀피에 훨씬 최적화됐다는 사실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단적인 예가 셀피 모드다. 인스탁스 카메라는 초점 조절 기능이 없는 카메라다. 그러나 셀피모드를 켜면 렌즈가 살짝 움직인다. 한 손으로 들고 셀피 자세를 취했을 때, 얼굴에 초점이 잘 맞도록 초점을 조절하는 움직임이다.

다른 하나는 셀프 거울의 위치다. 인스탁스 미니 90은 셔터에 셀프 거울을 넣었으나, 인스탁스 미니 70은 렌즈 바로 옆에 셀프 거울을 넣었다. 이는 시선 처리와 구도 설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인스탁스 미니 70은 렌즈 바로 옆에 셀프 거울이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 전 셀프사진의 구도를 좀 더 정확하게 짐작할 수 있다. 내 얼굴이 아닌 이마가, 혹은 머리카락이 사진의 주인공이 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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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 미니 70을 손에 쥐었을 때, 기대 이상의 그립감에 놀랐다. CR2 배터리를 넣는 부분이 적당한 그립감을 제공한 탓이다. CR2 배터리는 여전히 원망스러워, 이 뜻밖의 장점을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든다. 셀피를 찍을 때 그립감은 만족스럽다.

모드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다. 셔터 한 번에 700원이라는 생각을 마음에 담고 촬영에 들어가자 놀라울 만큼 집중력이 치솟는다. 자본주의의 첨병인 우리는 필름 가격이 겁날 수밖에 없다. 인스탁스 미니 70에는 하이키(Hi-Key)라는 모드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셀피를 찍을 때 얼굴을 한층 화사하게 찍을 수 있다. 가부키 분칠한 정도가 아니라 딱 화사하다는 정도에서 그친다. 아마 탑재됐다는 자동 노출 제어 기능 덕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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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타이머 기능도 괜찮다. 플래시 옆에 있는 LED에서 빨간 불로 촬영 시점을 알려준다. 인스탁스 미니 90에도 있는 기능으로 셀프 타이머를 두 번 연속으로 돌리는 기능이 있다. 사진을 두 장 연속으로 찍어 친구와 셀피를 나눠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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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스탁스 미니 90에서 지적한 문제들이 거의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인스탁스 미니 90보다 기능이 적어 지적받을 요소를 상쇄했을 뿐이다. 뷰파인더와 렌즈 사이 거리가 멀어 접사를 찍을 때, 뷰파인더만 믿고 사진을 찍으면 이처럼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뷰파인더는 그저 거들뿐, 촬영자의 상상으로 구도를 완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게 얼마나 큰 능력이 있어야 하는 일인지, 사진을 찍어보면 알 것이다. 시행착오가 모두 실패한 사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즉석 사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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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탁스로 사진을 찍다 보면 사진 한컷 한컷에 집중하게 된다. 그 이유가 설사 자본주의 논리 때문일지라도 사진 한 장에 신경을 집중하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일은 신선한 즐거움을 줬다. 그리고 얻은 사진은 독특한 색감으로 다른 즐거움을 줬다. 사진 한장 한장은 비싸도,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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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카메라가 더 합리적일까? 단순히 합리성 측면에서 본다면 인스탁스 카메라를 외면하는 게 더 합리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스탁스 카메라를 고르면서 그 안에서 합리성을 찾는다면 용도에 맞게 고르는 게 그나마 합리적인 선택이다. 벌브 기능을 이용한 야경 촬영을 원한다면 인스탁스 미니 90밖에는 대안이 없다. 그러나 이런 기능을 굳이 쓰지 않다면 인스탁스 미니 70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사세요
– 즉석 사진으로 모임에서 귀인이 되고 싶은 사람
– 인테리어 소품이 필요한 사람
– 레트로한 멋을 느끼고 싶은 사람
– 장기적으로 사진에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
사지 마세요
– 1장에 700원이라는 사실이 자꾸 머릿속에 맴도는 사람
레트로 감성
아쉬운 편의성
사진 색감
기회 비용
자본주의에 굴복하는 마음
인테리어 활용도
박병호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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