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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대한민국 미디어를 점령했다. ‘무슨무슨 길’은  몇 년 전부터 부쩍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조용했던 신사동 가로수길과 삼청동 거리가 뜨겁게 조명받은 그때가 기억나는가. 비슷한 열기는 계속 번져나가는 중이다. 한남동, 부암동, 상수동, 연남동.
2014년, 연애를 하거나 밖에서 친구를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동네 중 한 군데쯤은 들러봤을 것이다. 하지만  골목이 조명받은 건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니다. 단지 명동, 홍대, 강남, 압구정 같은 지역의 규모에서 거리의 개념으로 조금 더 구체화되고 있을 뿐이다. 핵심은 이 모든 것들이 ‘지명’이라는 것. 길, 골목, 동네. 사람이 모이고 놀고 이야기하고 살아가는 바로 그곳이다. 그리고 여기에 오늘 만나볼 브랜드가 있다. 골목과 공간에 우리가 잊고 있던 의미를 상기시켜주는, 바이왓유빌리브(Buy What You Believ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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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왓유빌리브가 표방하는 슬로건은 대안적 소비 실천을 위한 지도다. 바이왓유빌리브의 신혜숙 대표와 자원활동가, 일명 B펠로우들은 전국 곳곳의 숨어있는 길들을 누비며, 동네 별로 또 테마 별로 가게들을 모아 웹 상에 골목지도를 만든다. (http://www.bwyb.net/) 현재 2200여 개의 가게가 카테고리 별로 등록되어 있다. 업종은 오래된 동네 빵집부터 시장, 카페, 음식점, 생활잡화까지 다양하다. 처음엔 윤리적 소비와 관련한 지도를 만들고 싶었지만, 작은 가게들을 하나씩 발굴하면서 바이왓유빌리브는 그들이 진정으로 관심 있었던 주제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발견했다. 커뮤니티, 즉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어울리는 것이다.
최근 이들의 미션은 조금 더 비장해졌다.  기업이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 ‘바이왓유빌리브’라는 브랜드 이름 그대로, ‘우리가 믿는 것을 구매’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미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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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미디어에서 조명하는 골목은 다분히 소비지향적이다. ‘셀럽이 추천한 뜨는 동네의 맛집, 멋집’ 류로 소개되는 기사들이 매일 넘쳐난다. 사실 이런 정보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넘쳐나는 가게 속에서 그마나 개성을 가진 맛집이나 공간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이런 핫 플레이스 정보에는 한 가지 중요한 정보가 빠져 있다. “그 가게가 꼭 거기에 있어야 할 이유, 또는 그 가게가 그 동네와 어떻게 연대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그 가게의 주인이 좋은 철학을 갖고 있어도, 작고 좁은 골목 안에서 동네와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골목’이라는 입지가 갖는 의미는 줄어든다. 그저 단지 저렴한 임대비용을 위한 장소 정도로 격하될 뿐이다. 이런 사례가 있다. 다음 기사를 읽어 보자.
문화가 웃자 사람이 운다… 딜레마에 빠진 ‘보석 골목’
놀라운 콘셉트와 세련된 감각으로 거리의 지형도를 바꾼 경리단길의 ‘장진우 골목’은 최근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골목을 그저 ‘공간’으로만 생각하고 접근한 예상치 못한 결과다.

한편, 바이왓유빌리브가 조명하는 골목 가게들의 이웃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만을 통칭하진 않는다. 먼 곳에 거주하고 있어도 그 가게와 소통하고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들 모두다. 그리고 공간이 골목을, 골목은 사람이 채워간다는, 그들이 발견한 사실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최근엔 ‘사람우주’라는 잡지를 펴내기 시작했다. (http://saramwoo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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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브랜딩 책들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혜택을 기능적 혜택과 감성적 혜택 등, 두 가지로만 분류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엔 브랜드의 ‘사회적 혜택’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중이다. 브랜드가 인간, 환경, 윤리, 사회에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상기시키는 용어이다. 연재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브랜드의 핵심은 결국엔 관계고 브랜딩은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제 브랜드가 사람과 맺는 관계는 기능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 감성적인 친밀도를 형성하는 것을 초월해 더 큰 대의를, 하지만 우리의 삶에 가장 가까운 진리를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골목의 가게와 브랜드는 여기에 가장 긴밀하고 친밀하게 맞닿았다. 바이왓유빌리브가 이 시대의 넥스트브랜드인 이유다.

 

# 넥스트 브랜드 연재 순서

‘마즈(Mars)’ – 과자 포장으로 속이지 마세요.

‘임브레이스’ – 발상의 전환으로 사람을 살리는 브랜드

‘인터페이스’ – 개발과 환경은 공존이 가능하다.

‘P&G’ – 마케팅의 시대는 결국 끝날 것이다.

‘에어비앤비’ – 공유경제의 핵심은 소속감이다

‘베어베터’ – 고용을 위해 회사를 운영합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공감’하고 있나요?

글 : 유민 / 편집 : 김정철 / 본 컬럼은 얼리어답터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