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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많은 논란을 일으킨 서비스는 이른바 ‘공유경제 비즈니스’다. 약간 유행에 지났다고? 맞다. 유행에 지났을 뿐만 아니라 사실 공유경제라는 말도 사라질 때가 됐다. 무슨 말이냐고?
알다시피 공유경제 비즈니스는 에어비앤비나 우버택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공유경제라는 말은 사실 마케팅적인 수사에 가깝다. 에어비앤비는 그나마 좀 비슷하지만 우버택시는 완전히 다르다. 최근의 우버는 운송 플랫폼에 가까워 졌다. 우버는 분야를 이삿짐 운반과 택배, 꽃배달 서비스까지 확장하고 있다. 더 이상 뭘 공유하는가? 이제 우버는 공유경제가 아니다. 그냥 클릭 한번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다 시도하고 있다. 이제는 ‘위치기반 주문형 서비스’가 더 적합한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아무리 기다려도 우버는 결코  우리의 차를 호출하지 않을 것이다.

 

1. 미국의 공유경제나 파괴적 혁신이 꼭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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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에 흥미로운 서비스를 알게 됐다. CEO가 예전부터 아는 분이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게도 됐다. ‘버튼’이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 역시 위치기반의 주문형 서비스다. 앱을 설치하고, 실행하면 주문이 되고, 내 위치를 파악해서 서비스가 배달된다. 주문 후에 배달(?)되는 것은 사람이다. 그 사람은 내 차를 뺏어서 운전을 한다. 버튼은 이른바 ‘대리 운전앱’이다.
참고  링크 : ‘버튼‘ 대리
대신 사람들이 우버와 버튼을 받아들이는 관점의 차이는 있다. 우버가 ‘공유경제’라는 것으로 포장된 것에 비해 ‘버튼’은 그냥 편리한 대리 운전앱이다. 한국의 다른 비슷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배달음식 주문앱인 ‘배달의 민족’이나 심부름앱인 ‘부탁해’ 등도 모두 우버와 거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공유경제’나 ‘파괴적 혁신’같은 멋진 수식어가 없다. 그저 생활 편의 서비스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라는 단어가 있긴 하지만 특성을 설명하는 명칭 정도다.  그러나 우버나 버튼, 배달의 민족 등은 모두 본질적으로 비슷한 서비스 형태를 띄고 있다. 그리고, 공유경제나 파괴적 혁신이 꼭 멋진 것만은 아니다.

 

2. 파괴적 혁신보다는 상생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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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논란이 되는 것은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다. 우버의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은 이 문제에 대해서 뻔뻔하게 대답하곤 한다. “우버의 성격은 원래 파괴적이다. 어디를 가도 적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이겼다.”
참고 : 테크크런치, 트래비스 칼라닉 인터뷰

인터뷰만 들어봐도 친구로 삼지 않고 싶은 사람 1순위다.
우버의 모델은 혁신과 새로운 시장창출을 위해서는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 미국에서는 잘 통한다. 그러나 그 외의 지역은 쉽지 않다. 2014년 6월 런던, 파리, 베를린에서는 우버에 반대하는 택시노조의 파업이 있었다. 한국도 이런 서비스는 쉽게 정착할 수 없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법적인 문제가 거의 없는 ‘우버블랙-라이센스를 가진 운전사가 렌터카에 고용된 형태’도 서울시는 제동을 걸었다.
반면 국내 서비스들은 파괴적 혁신이라기 보다는 ‘상생적’ 혁신을 꿈꾼다. 대표적으로 ‘단골택시’앱이 있다. 우버와 서비스의 결과값은 거의 비슷하다. 단지 콜택시를 좀 더 네트워크 기반형으로 편리하게 만든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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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 단골택시

카카오가 준비하는 카카오택시나 서울시가 준비하는 ‘합법 콜택시’ 앱등도 기존 택시 회사와 택시 운전자들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 배달의 민족 ‘도 마찬가지다. 수수료 논쟁이 있지만 이는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게 아닌 적절한 수익에 대한 합의 부분이다. 이 서비스들은 기존 산업을 파괴하기 보다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 서비스를 주력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버가 미국에서 성공한 것은 ‘공유경제’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불안을 해소한 적절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3. 공유경제가 아니라 불안을 해소하는 서비스가 본질.

미국의 택시는 상당히 악명높다. 심지어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과다한 팁을 요구하기도 한다. 미드나 영화에서는 범죄의 단골소재다. 한마디로 불안하다. 우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유도 바로 이런 문화적 배경 덕분이다. 우버가 분쟁을 줄이고, 안전을 보증하며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택시는 다소 불만은 있지만 언어가 안 통하거나 요금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따라서 우버의 모델은 한국에서 안착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교통’문화’라는 말이 있듯이 교통 서비스는 그 나라의 문화나 습관과 잘 연계되어 있다.
다시 버튼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나라는 ‘대리운전’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술 소비량이 월등하고,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유효할 수 있는 문화다. 다만 대리운전에 대한 불안은 존재한다. 보험가입 여부나 대리운전자의 신분때문에 불안해 하는 경우도 있고, 적정한 가격, 또는 스팸문자 등에 대한 분쟁요소도 있다. 버튼은 이 부분을 해결한 서비스다. 다만 이 서비스가 해외에서 통할지는 의문이다. 그 나라의 술소비 습관과 인건비 등이 잘 맞아 떨어져야 성립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두 서비스의 본질은 껄끄러운 대면(Face to Face)을 최소화시키고 미리 합의된 룰을 따르게 하는 데에 있다. 술에 취해 자기가 있는 장소를 설명하거나(버튼) 말이 통하지 않는 히스패닉 운전자에게 목적지를 설명(우버)하지 않아도 된다. 네트워크의 개입으로 서비스가 빨라지고 친절해지는 게 핵심이다.

 

4. 서비스는 그 나라의 문화와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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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옥션은 사실 경매 사이트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오픈마켓에 가깝다. 이베이처럼 경매시스템으로 물건을 파는 셀러는 극히 드물다. 이베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이트를 굳이 찾자면 네이버의 ‘ 중고나라 ‘ 정도다. 네이버의 카페에 불과하지만 이미 천만 명이 넘게 가입한 포털에 가깝다. 한국은 땅이 좁아서 만나서 직접 물건을 보고 상태를 살피고 구매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며칠간 낙찰 받기를 기다리는 것도 한국인의 습성상 성미에 맞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하는 오픈마켓이 더 적합하기 때문에 옥션은 오픈마켓으로 변하고, 그 빈자리는 인간적이고 허술한 중고나라가 대신하고 있다.

우버가 시도하는 꽃배달, 도시락 배달, 택배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사실 너무나 익숙한 서비스다. 심지어 아마존이나 구글이 자랑하는 당일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역시 한국에서는 익숙하다. 퀵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드론도 사실 우습다. 드론보다 도로를 질주하는 퀵 아저씨들이 더 빠르다. 외신을 보며 감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시스템적으로 서비스의 틀을 갖추고 언론을 통해 포장하는 기술은 감탄할 만 하다. 하지만 그들도 어차피 한 지역에 따라 일부 서비스를 시범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퀵서비스와 다를 바가 없다. 로봇 드론을 통한 배송은 혁신이지만 이 또한 파괴적 혁신이다. 드론으로 인해 많은 택배 회사들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사실 한국의 많은 서비스는 기술적 완성도나 철학보다는 문화나 필요에 의해 선택된 서비스일 수 있다. 굳이 평가절하할 필요가 없다.

 

5. 한국형 서비스의 재평가도 필요하다.

저널리스트인 ‘에브게니 모조로프’는 ‘공유경제로 포장된 디지털 신자유주의’라는 컬럼을 통해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서비스가 기존 업계의 불편함과 독점적 행태를 비판하는 척 하면서 실은 인간을 경제적 자산, 즉 ATM(현금지급기)로 바꾼다고 비판했다. 공유경제가 일반화되면 공유경제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이 사업자가 되며 리스크를 모두 떠안는다는 논리다.
참고 링크 : 르몽드 한국판
그에 비해 한국의 유사 서비스들은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게 아닌, 보완하는 선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소극적인 혁신이지만 사회 구성원의 합의를 쉽게 끌어낼 수 있는 형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소비자가 필요한 지점에서의 혁신이 더 중요하다. 기존 산업을 끝장내는 서비스가 결코 모든 나라에서 환영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가 고민해야 할 점은 있다. 어떻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느냐다. 힘들게 만들어 놓은 서비스가 어줍지 않은 정치논리로 무너지거나 사이버 망명을 시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서비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정치적 안정성’이다. 북한 얘기냐고? 아니다. 남쪽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