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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으며 ‘여름을 대비해 운동하자!’는 결심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이 다가와 버렸다. 사무실 앞에서 나눠주는 ‘기적의 8주 피트니스’. 이제는 시기가 늦어버렸다. 이미 닥친 여름은 포기하고 내년 여름을 대비해 새롭게 운동을 시작할 때다. 작심 세 시간, 의지박약이 쓰기 좋은 피트니스밴드, fitbit blaze와 fitbit alta를 만나봤다.

 

힘세고 강한 fitbit bl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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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블링블링한 총천연색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 5일 이상 가는 튼튼한 배터리.
– FitStar와 같은 강력한 운동 지원 기능이 탑재됐다.
– 스마트폰 알림을 받는 것도 신기한데, 한글로 나온다.
– 프레임과 스트랩을 바꿀 수 있다.
– 탈착할 수 있는 프레임과 스트랩이 적용됐다.
단점
– 총천연색 디스플레이가 들어갔지만, 딱히 쓸 데는 없다.
– UI의 직관성이 다소 떨어진다.
– 손목에 차고 주문을 외우면 히어로로 변신할 것 같은 디자인을 갖췄다.
– 프레임과 스트랩을 바꿀 수 있지만,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다.

 

피트니스밴드가 아닌 스마트워치로 거듭나다.

당장 피트니스 기능에 충실한 웨어러블 기기를 고르자면 fitbit 제품을 꼽겠다. 그런데 매일 아침 fitbit과 다른 스마트워치를 두고 저울질하거나 둘 다 차고 나오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유는 fitbit보다 기능이 풍부한 스마트워치를 버리기가 어려워서였다. 그러나 fitbit blaze에서는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대폭 받아들였다. 이제 스마트폰의 전화, 문자, 캘린더 알림을 fitbit blaze로도 받을 수 있다.

 

fitbit에서 한국어를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알림을 볼 수 있는 것만큼이나 반가운 점은 fitbit 제품 중 최초로 한글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여태까지는 오직 영문만 지원했다. 만약 fitbit blaze마저 한글을 지원하지 않았으면 알림 메시지 중 영문만 확인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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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bit.com

fitbit blaze 디자인도 시계와 비슷하다. 제품을 둘러싼 메탈 프레임, 그리고 교체할 수 있는 스트랩까지 살펴보면 이제는 피트니스밴드가 아니라 스마트워치로 봐달라는 소리다. 그러나 디자인이 ‘먹히는’ 디자인인지는 모를 일이다. 분명 fitbit 소개 동영상에서는 모델이 옷을 걸쳐 입으며 어떤 옷이나 잘 어울린다고 한다. 그리고 잘 어울린다. 그런데 왜 손목에 있는 fitbit blaze는 혼자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지, 구호를 외치면 바이오맨으로 변신할 것 같은지 이해할 수 없다.

fitbit blaze는 줄곧 피트니스 밴드 깎는 노인이던 fitbit이 새로운 방향을 잡고 야심차게 만든 제품이다. 그러나 디자인은 아쉽다. fitbit blaze 모양이 가로로 넓적한 점, 디스플레이 주위의 과한 베젤과 메탈 프레임과 본체 사이에 빈 곳이 눈에 밟힌다. 이게 최선이었냐고 물어보고 싶다. 충전 방식도 아쉽다. 수시로 충전할 일이 없다지만, 본체를 빼서 충전용 케이스에 집어넣어야 함은 번거롭고 불편하다.

 

인터페이스까지… 이게 진짜 최선인가요?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끌어안으면서 내부 인터페이스도 많은 변화가 있다. 그리고 이 인터페이스도 직관성이 떨어진다. 내부와 외부 디자인이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워치 페이스 종류가 4개밖에 없다는 점 이상으로 아쉬운 점은 왼쪽 뒤로 가기 버튼을 제외하고 나머지 버튼의 쓰임새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fitbit blaze에선 뒤로 가기 버튼을 주로 쓰게 된다.

오른쪽 버튼의 쓰임새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화면 구석에 아이콘이 생기면 버튼을 눌러 터치와 같은 기능을 한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일반 메뉴에서 쓰임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터치로도 모든 기능을 할 수 있으니 뒤로 가기 버튼을 빼고 버튼이 남아있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메뉴 순서가 한 방향이라는 점도 아쉽다. fitbit blaze의 메뉴는 ‘시계→오늘→운동→FitStar→타이머→알람→설정’ 순서다. ‘설정’에서 ‘시계’로 가려면 다시 한 단계씩 되짚어가거나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야 한다. 반복해서 넘어갈 수 있게 설정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아래로 쓸어 내리고, 위로 쓸어 올리고, 옆으로 쓸어 넘기고.

시계 화면에서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면 스마트폰 알림 내용. 아래로 쓸어내리면 알림 설정과 음악 재생 기능을 지원한다. 다른 메뉴는 뒤로 가기 버튼으로만 나올 수 있다. 메뉴에 들어가는 방식이나 나오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 직관성이 떨어진다.

 

이것이 장인의 기술력

앞서 말한 디자인 부분을 전혀 공감할 수 없다면 fitbit blaze를 믿고 사도 좋다.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된 기술이 fitbit blaze에 십분 녹아있다. 특히 인상적인 기능은 실시간 심박동 측정 기능(PurePulse)이다. fitbit surge와 fitbit charge HR에 있는 기능으로 심박센서가 계속 착용자의 심박수를 측정한다. 심박수를 지방을 연소하는 구간, 심장을 강화하는 구간, 최대 강도 구간으로 나누어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무실에 앉아만 있어도 지방이 연소된다! 신난다!

제대로 작동하는지 미심쩍어 확인해봤다. fitbit이 측정한 안정기 심장박동수는 약 72bpm. 점심을 먹으러 갈 때 언덕을 걸어 올랐더니 단번에 105bpm까지 치솟는 걸 볼 수 있었다. 사무실에 있을 땐 늘 90~100bpm을 오갔다. 그러니까 사무실이 이렇게나 심장에 긴장을 준다. 사무실에서 평탄한 나날을 위해 이를 ‘건강한 긴장’이라고 해두자.

측정된 수치는 fitbit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fitbit은 스마트폰과 데이터를 동기화한다. 심지어 두 fitbit 기기를 번갈아 착용했는데, 두 기기와 스마트폰의 데이터가 완벽하게 이어졌다.

 

fitbit7fitbit blaze에는 fitbit에서 지원하는 모든 센서가 탑재돼 운동량을 정확히 기록한다. 걸음 수부터 오른 층 수나 잠잘 때 뒤척거린 정도까지 체크해 데이터를 남길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이용자가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데 근거로 삼을 수 있다. 가령 주말 오후에 낮잠을 자다 일어났을 때 온몸이 나른하다면 잠이 부족해서 아직 더 자고 싶은 것인지, 혹은 자다가 일어나는 바람에 아직 잠에 취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동작을 잘 보고 따라하면 된다. 단, 혼자 있을 때 하자. 진짜로.

fitbit에서 제공하는 FitStar 기능을 이용하면 fitbit에 저장된 자세를 따라 하면서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다. fitbit blaze에 자세와 시간을 보여주고, 예시를 보고 그 자세를 따라 하면 된다. 워밍업부터 7분 운동, 10분 복근 운동처럼 프로그램이 있어 짧은 시간 fitbit blaze만 갖고 몸을 움직일 수 있다. 짧은 시간을 쓰므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도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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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서 심장 터질 뻔한 퇴근길

운동 모드를 켜놓고 자리에 앉아 숨쉬기 운동 조금, 그리고 일반적인 업무를 보았다. 매우 격렬하게 숨 쉬고, 격렬하게 일했지만, 막상 소비되는 칼로리는 적었다. fitbit blaze가 숨 쉬는 운동이 부질없음을 지적하는 순간이다.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격렬하게 퇴근했다. fitbit blaze가 스마트 트랙을 이용해 자동으로 움직임을 인식해 달리기 모드로 넘어가 운동량을 기록했다.

 

잘 빠진 디자인, fitbit a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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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fitbit blaze보다 훨씬, 훠얼~씬 예쁘다.
– 스마트폰 알림이 한글로 나온다. 한글 사랑 나라 사랑.
– 탈착할 수 있는 스트랩으로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단점
– 심박동 체크, 높이 체크 등 핵심 기능이 다소 빠졌다.
– 터치 인식이 둔하다.

 

fitbit alta는 fitbit blaze 출시 소식 뒤에 깜짝 등장한 피트니스 밴드다. fitbit blaze와 비교하면 1/3로 줄어든 두께를 자랑한다. 얇아졌지만 다른 fitbit 제품보다 큼직큼직한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양쪽에 있는 스트랩은 버튼을 누른 후 가볍게 밀어주면 빠져 다른 스트랩으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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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bit alta는 두께가 훨씬 얇다.

 

충전은 전용 충전기로 한다. fitbit alta를 충전하면서 비로소 fitbit blaze의 충전 방식의 좋았구나, 탄식했다.

정말 이게 최선이냐고, 자꾸 물어보고 싶어진다.

 

fitbit alta 충전기는 집게 형태다. 접점을 기기 하단에 잘 맞춘 후 집게를 닫아 제품을 고정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제품을 충전하면 생각만큼 딱 맞았다는 느낌이 덜하다.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클립이 실수로 부러지기라도 하면 충전기에 고무줄이라도 매달아 고정해야 한다. 그나마 완충하면 5일을 쓸 수 있는 배터리는 새로 주문한 충전기가 도착하는 그 시간까지 기다려줄 것이다.

 

피트니스밴드 깎는 fitbit

fitbit alta는 큼직큼직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알림을 한글로 받아볼 수 있다. 알림 내용이 모두 저장되는 fitbit blaze와 달리 fitbit alta는 1분 이내 알림만 확인할 수 있다. 확인하거나 1분이 지나면 알림 내용은 삭제된다. 심박센서와 고도계가 빠져 실시간 심박수 체크 기능(Purepurse)과 오른 층수를 체크하는 기능이 빠졌다. 따라서 등산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땐 fitbit blaze 제품이 낫다.

 

fitbit12몇 가지 기능은 빠졌지만, 기본 성능은 같다. 움직임을 인식해 운동을 기록하는 스마트 트랙 기능은 fitbit alta도 지원한다. 매시간 250보 이상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활동 체크 알림이 있다. 250보는 약 1분 동안 걷는 정도의 활동으로 매시간 규칙적으로 움직여주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fitbit13fitbit alta를 착용한 상태로 사무실에서 업무를 봤다. 규칙적으로 잠시 일어나서 건강을 위해 걸어보라는 알림이 왔다. 손목을 잡아끌 듯 은근한 진동이 울리면 일어나서 화장실도 좀 다녀오고 물도 좀 마시면서 의도적으로 걸어보려고 노력했다. 1시간에 250보 이상 걸으면 fitbit alta에 축하 화면이 표시된다.

 

나한테 어울리는 fitbit은 무엇일까?

fitbit blaze와 fitbit alta를 번갈아가면서 써 봤다. 두 제품은 생김새만큼이나 성격도 분명한 기기였다. 강력한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는 부담스러우나, 움직임을 꾸준히 기록하고, 운동할 때 도움을 받고 싶다면 fitbit alta를 추천한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fitbit 앱 대시보드에 수집되지 않은 항목을 보기 싫다면 fitbit blaze를 추천한다.

fitbit14장인의 솜씨는 어디 가지 않는다. 어떤 제품을 쓰더라도 피트니스 기능 하나만큼은 믿음직스럽다. fitbit은 운동 커뮤니티를 장려하고, 개인에겐 이메일로 배지 알림을 보내 동기를 부여한다. fitbit을 쓰는 동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일 만큼 꾸준히, 그러나 번거롭지 않을 정도로 알림을 받을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운동할 계획을 들일 생각이라면 일단 질러놓고 fitbit이 시키는 대로 천천히 몸을 움직여보자. 내년 여름 계획은 찬란하게 성공하길 바란다.

 

사세요.
– 누가 떠밀어주면 운동하는 사람
–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은데, 금전적인 여유가 부족한 사람
– 장기적으로 운동 계획을 세우는 사람
사지 마세요.
– 누가 뭐 하라고 시키면 더 하기 싫어지는 사람
– 생활신조가 ‘3보 이상 택시’인 사람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fitbit에서 제공받았습니다.
개인 취향 디자인
소재에 따른 착용감
측정의 정확도
동기 부여 정도
몸짱이 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지갑을 살짝 고민하게 만드는 가격
박병호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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