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현실은 언제나 가혹하죠. 저만 그런가요? 그래서 자꾸 이상향을 찾아 다른 현실을 꿈꾸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잔혹한 현실을 피해 가상현실로라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걸까요? VR(Virtual Reality)을 체험할 수 있는 제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기어 VR도 있고, LG 기어 360 VR도 있고, 구글도 이제 곧 만들 것 같고, 종이로 만드는 이런 저렴한 것도 있었는데요. 편하고 재미있게 VR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 ‘Noon VR’ 고글을 써봤습니다.

 

noon vr goggle review (1)

장점
– 스마트폰 결합이 쉽다.
– 착용감이 편하다.
– 전용 앱의 인터페이스가 편리하다.
–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이 대형 스크린이 된 것 같은 웅장함이 느껴진다.
– 이것저것 보다 보면 시간이 아주 잘 간다.
단점
– 4.7인치보다 더 작은 스마트폰으로는 제대로 보기 힘들다.
– 안경을 벗어야 해서 번거롭다.
– 영상 화질이 대체적으로 깔끔하지 않다.
– 보다 보면 어깨가 서서히 아파 온다.
– 집 밖에서 즐기고 싶다면 감내해야 할 게 많다.

 

noon vr goggle review (2)
아무리 예쁘게 찍고 싶어도 못생기고 투박한 VR 고글

안경도 아닌데 생긴 게 중요하진 않죠 뭐

Noon VR은 치장하기 위한 물건은 아닙니다. 패션 안경도 아니고, 그저 잘 보이면 그걸로 충분한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션 VR 고글이란 물건이 앞으로 나올까요? 몇 년쯤 지난다면 혹시 라이더 고글처럼 생긴 제품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noon vr goggle review (3)

게다가 이렇게 머리끈까지 있으니 영락 없는 안전모 고글 같습니다.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이런 걸 쓰고 있어야 한다니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머리에 왁스라도 잔뜩 발라서 힘을 줬다면 다시 세팅해야 하는 부담도 있겠네요. 역시 집에서만 해야 하나 봅니다. 물론, 넓은 면적의 부직포가 붙어 있고 탄력도 강한 이 밴드는 길이 조절도 쉽게 할 수 있어서 고글을 머리에서 안정적으로 잡아줍니다.

 

noon vr goggle review (4)

Noon VR 고글에는 4.7인치에서 5.7인치의 화면을 가진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결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정확히 피트되게 감싸주는 실리콘 밴드도 든든하죠.

 

noon vr goggle review (5)

아래쪽에 있는 노브(Knob)로 스마트폰의 높이를 렌즈에 맞게 받치도록 만들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4인치의 작은 아이폰은 너무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VR 체험에 문제가 약간 생깁니다. 아이폰 6 정도는 써줘야 합니다.

 

noon vr goggle review (6)

얼굴이 닿는 부분에는 아주 폭신한 스펀지와 보드라운 천이 덧대어져 있어서 착용이 편합니다. 얼굴에 번들거리는 기름까지도 잘 흡수해주죠. 굳이 한 가지 불편했던 게 있다면 고글을 쓸 때마다 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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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앞뒤로 미세하게 움직여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조절 다이얼도 있습니다. 렌즈가 움직이는 범위도 넓어서 스마트폰에 따라 스크린 초점을 맞추기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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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호강하기 위한 필수 전용 앱 Noon VR

Noon VR 고글은 제품 그 자체도 무난하게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더 중심이 되는 건 앱이라고 느껴집니다. 굉장히 편리하게 VR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우선 제품 설명서에 적혀 있는 액티베이션 코드를 입력해야 합니다. 전용 앱을 정식으로 제품에 매칭시키는 일종의 제품키(Key)와 같은 건데, Noon VR 한 대로 총 5대의 스마트폰에서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품 하나로 여러 명이 돌려 쓰는 걸 막기 위한 조치인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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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앱에는 업체 자체적으로 추천하는 VR 컨텐츠를 비롯해, 사용자들이 VR 영상을 찍어 올리는 공간과 함께 다운 받은 영상도 관리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찍었던 일반적인 영상도 실제로 다시 체험하는 듯한 VR 관람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최근 추가된 ‘N-Star’라는 섹션이 굉장히 추천할 만한데요. 이지인, 나탈리아, 아로바, 라파엘 등의 늘씬한 모델들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VR 영상으로 구성된 곳인데,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컨텐츠인 만큼 화질과 품질이 매우 좋습니다. 물론 모델이 아주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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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인씨와의 가상 데이트 영상은 비록 2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지친 일상에서 행복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약 32번 정도 반복 재생해 감상해봤지만 크게 중독성은 없는 것 같아 안심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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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래로 훑…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는 360도 VR영상의 재미

네모난 화면 프레임 안에서 일반적으로 감상하던 평면적인 영상들이 눈 앞에 크게 확대되어 펼쳐지고 시야각이 확 트여 넓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동영상을 감상하는 색다른 재미가 생기죠. 고개를 움직이는 방향에 맞게 영상 속의 공간을 살펴볼 수 있는 현실감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이런 게 VR의 매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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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한 TV 화면을 매만지며 보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그 느낌…

하지만 화질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예전 브라운관 TV를 바로 앞에 붙어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죠. 눈이 조금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오래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갑자기 엄마한테 혼날 것만 같은 느낌도 듭니다. 스마트폰 화면의 해상도와 영상의 퀄리티에 많이 영향을 받긴 하지만, 확실히 깔끔한 느낌은 많이 부족합니다.

 

noon vr goggle review (13)noon vr goggle review (14)

그 와중에 앱의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편리합니다. 영상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전혀 불편함이 없죠. 스마트폰을 톡톡 건드리거나 탭해서 언제든 화면의 중심점을 다시 맞추고, 두 번 탭해서 각종 메뉴를 불러옵니다. 스마트폰의 자이로 센서를 활용해 시선을 마우스 포인트처럼 쓰면서 원하는 버튼을 누르는 액션도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영상과 메뉴들이 끊김 없이 부드럽게 움직여서 쾌적하기도 하고요.

단점이 있다면 전용 앱의 VR 콘텐츠가 생각보다 많진 않다는 것,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가 체감적으로 좀 빠르게 느껴지는 것 정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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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입체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어도 절대 못 보여주는 사진의 한계…

전용 앱의 영상들을 질리도록 봤다면 이제 YouTube로 넘어가도 충분합니다. YouTube에서 VR, VR360, 그리고 각종 어른스러운 검색어를 함께 붙이면 그야말로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죠. 검색어가 중요합니다. 그 와중에 걸그룹의 발랄한 댄스를 감상할 수 있는 360도 영상은 나를 가운데에 둘러싸고 나 하나만을 위한 무대를 보여주는 듯한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전용 앱처럼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아니라서 영상을 고르고 누를 때마다 스마트폰을 탈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YouTube 활용을 더욱 깊이 연구할 필요성은 충분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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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컨텐츠가 더 기대되는 VR 아이템

Noon VR 고글은 비록 화질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과 함께, 화려하진 않아도 초점 조절 렌즈나 스마트폰 거치 등 기본적인 부분은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VR 체험기기입니다. 전용 앱의 편의성도 높고, 외로운 사람을 위해 가상 데이트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단독 영상도 제공하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고 말이죠.

가격은 8만9천원으로, 애매하게 비싸서 살까 말까 고민이 되는 수준인데요. VR을 즐기려 마음을 먹었다면 물론 더 저렴한 VR 고글의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이왕 사는 거라면 공식적으로 컨텐츠 플랫폼이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 이런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네요. 다만 갤럭시 스마트폰 유저라면, 조금만 더 보태서 12만원대의 기어 VR을 사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세요
– 시간을 죽일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 종이로 만들어진 VR 고글만 대충 써보고 실망했다면
사지 마세요
– 4인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 영상의 화질을 심하게 따지는 편이라면

 

인터페이스 조작이 편리한 전용 앱
편안한 착용감
눈이 아파오는 화질
왠지 부끄러워지는 자신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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