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in robbins 31 marvel civil war earphones (2)

배스킨라빈스의 5월 선물(?)

진정한 정의를 위해 슈퍼 히어로의 힘은 어느 정도 통제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언맨. 진정한 정의를 위해 통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캡틴 아메리카. 둘의 갈등은 시빌워(Civil War)라는 이름으로 심화되기 시작합니다. 과연 누구의 생각이 맞는 것일까요? 저는 누구의 편이 되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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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킨라빈스에서 13,500원짜리 쿼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추가로 3천원에 마블 이어폰 하나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저는 누구의 편에 서서 누구의 이어폰을 가져야 할까요? 결정을 하지 못해서 둘 다 사고야 말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쿼터 한 통에 하나씩만 팝니다. 배스킨라빈스가 장사를 아주 잘합니다. 부들부들거리며 두 명이서 쿼터를 2통이나 먹었습니다. 다행히 배탈은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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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 그가 생각한 정의로움이 이런 모습인가

캡틴 아메리카의 번쩍이는 방패. 아이언맨의 아버지가 캡틴 아메리카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준 그 방패. 비브라늄대신 이어폰 상자는 그냥 판지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둥근 모양을 따라 접착제로 덕지덕지 붙여진 종이 방패. 아이언맨이 본다면 아마 만감이 교차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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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마리 없는 얇은 플라스틱에 정갈한 듯 담겨 있는 이어폰이 보입니다. 3천원짜리 치고는 상당히 보기에 괜찮은 상태입니다. 특히 작게 반짝이는 모노톤의 방패 문양이 마음을 설레게 하죠. 영롱한 듯한 푸른빛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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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봐도 꽤 그럴듯하죠. 재질이나 만듦새가 탄탄해보이진 않아도 납작한 케이블과 반짝이는 이어폰 유닛이 시크하고 멋집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헬기 다리를 붙잡고 안간힘을 쓸 때 사방으로 튀어나오던 온 몸의 근육이 괜시리 떠오릅니다. 연관 검색어는 ‘시빌워 캡틴아메리카 근육’. 어떻게 하면 그런 멋진 몸을 가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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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어폰인데 음악을 안 들어볼 수는 없겠죠. 저음과 킥드럼이 쿵쾅쿵쾅 울립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단단한 주먹처럼 펀치감이 퍽퍽 제대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원하다기 보다는 답답합니다. 두꺼운 이불을 때리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친구인 아이언맨을 시원시원하게 때리기에는 많은 죄책감이 들었던 게 아닐까요.

고음도 상쾌하지 않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입에 마스크도 안 쓰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답답할까요. 시민과 공익적 안전을 위한 길을 자꾸 거부하는 캡틴 아메리카를 보며 아이언맨이 느꼈던 답답함이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요. 둘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가능성은 정말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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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 그가 생각한 정부와의 협업이 이런 모습인가

시민과 공익의 진정한 안전을 위했던 아이언맨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정부와의 협정에 찬성했죠. 하지만 결과가 좀 이상합니다. 정부 명령 이외의 행동은 불법으로 간주되어 어벤져스가 도리어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는 위기가 생겼죠. 정부는 이어폰 케이스를 오로지 판지와 접착제로만 만들기를 원했나 봅니다. 원가 절감의 이유겠죠. 아이언맨도 안타까워했겠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또 얼마나 분통이 터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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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캡틴 아메리카의 그것과 똑같이, 정갈한 듯 담겨 있는 새빨간 이어폰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검빨의 조합은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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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안쪽은 속이 텅 빈 과자처럼 공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 아이언맨은 슈트 안쪽도 튼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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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반짝이며 빛나는 이어폰 유닛. 눈을 부라리는 아이언맨의 실루엣과 블랙 레드 컬러 조합이 참 멋집니다. 통화할 수 있는 마이크에는 캡틴 아메리카의 그것과 똑같이 MARVEL 문구가 새겨져 있죠. 전화가 오면 자비스와 대화하던 것처럼 괜히 시크하게 따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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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습니다. 하긴 3천원이니까 겉모습만 다르게 만들었겠죠. 펀치감은 세지만 답답한 저음과 뭉툭한 고음. 아이언맨이 계속 서류에 싸인을 하라고 다그칠 때 캡틴 아메리카가 느꼈던 답답함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찹쌀떡~같던 그들의 궁합은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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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편도 들 수 없습니다. 둘 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무엇보다 둘 다 똑같이 음질이 아주 별로니까요. 종이 상자도요. 하지만 3천원임을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도 않습니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16,500원인 셈이네요. 2개를 샀으니 3만3천원. 조금 애매하지만 그래도 기념이라 생각하죠. 어쨌든 친구였던 둘 사이, 이렇게라도 함께 하도록 잘 놔둬야겠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저는 2개를 모두 손에 넣은 사람입니다. 하하하!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