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컴퓨터로 흔하지 않게 음악을 듣는 PC-Fi. 구성에 대해 고민해보다가, 이제 스피커도 골랐겠다, 오디오 엔진 A2에 연결할 DAC(Digital Audio Converter)도 하나 찾아볼까 합니다. 사실 그냥 스피커만 바꿔도 저와 같은 입문자에게는 충분하긴 하겠죠. 작은 방 안을 깨끗하고 묵직한 사운드로 충분히 채울 수 있고,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애플 제품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맥(Mac)과 함께 놓았을 때 더욱 뿌듯하기 그지없겠죠.

 

01 audio engine a2 pc-fi speaker

하지만 이왕 PC-Fi 시스템을 꾸려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DAC도 꼭 하나 들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DAC은 컴퓨터의 디지털 신호를 실제 소리인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소리가 나는 스피커라면 사실 모두 DAC이 들어있는 셈이지만, 성능에 따라서 음질은 아주 크게 차이가 나죠. MP3와 무손실 고음질 음원 사이의 소리 차이는 인간의 귀로는 듣기 힘들다고 하지만, 뭔지 모를 그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컴퓨터 내부에서 노래와 함께 타고 흐르는 화이트노이즈와 미세한 잡음을 억제해 더 깨끗한 소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제조사마다의 노하우로 음색의 특징이 다른데 이를 스피커와 잘 조합하면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비싸진 않아도 스피커의 소리를 더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는 외장 DAC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인 하이파이 오디오 DAC은 오디오 단자를 통해 연결되는데, PC-Fi를 위해 USB 연결을 지원하는 DAC도 많으니 그런 종류 중에서 입문용에 많이 쓰이는 걸 찾아봐야겠죠?

 

스피커에 연결할 DAC을 찾자!

우선 오디오 엔진 A2 스피커의 음색적 특징이라 하면 깨끗한 해상력과 박력 있는 저음과 타격감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저음을 면밀히 듣다 보면 살짝 쥐어짜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스피커 유닛의 크기가 작으니 저음의 울림 자체에 그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면 저음을 조금 더 단단히 만들어 주는 제품으로 고르는 게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과연 어떤 DAC이 A2와 잘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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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엔진 D1

A2 스피커를 만든 그 업체의 USB DAC, D1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바로 이걸로 결정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광입력과 USB 입력을 지원하고 훨씬 증폭된 사운드는 더욱 깨끗한 해상도와 넓어진 공간감, 그리고 저음과 고음을 한층 강력하게 만든 느낌을 줍니다. 앞면 3.5mm 단자에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꽂아서 혼자 듣기도 좋죠. 가격은 25만원대로 A2 스피커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오디오 취미가 이렇게 위험한 겁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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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오디오 캐럿 루비 2

국내 PC-Fi 업체인 스타일 오디오의 캐럿 루비(Carat-Ruby) 2입니다. 스타일 오디오는 최근에 새 모델인 캐럿 루비 3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입문용이라면 이 정도의 제품도 적절합니다. 우선 사운드의 해상력이 월등히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쨍한 소리를 느낄 수 있죠. 반면 오랜 시간 감상할 시에는 때에 따라 쉽게 피로해지는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DAC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대중적이면서도 가격 대비 좋은 소리를 내주기로 유명한 제품입니다. 가격은 26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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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스트 HUD-mini

오딘스트(Audinst) HUD-mini라는 DAC입니다. 오딘스트의 제품은 하이파이에 입문할 때 빠지지 않고 추천되는 업체인데요. 저렴하면서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HUD-mini는 중저음을 조금 더 단단하게 하고, 전체적인 해상력을 높여서 더 깔끔한 소리를 만들며 고음은 부드럽게 뻗는 느낌을 줍니다. 화이트노이즈도 효과적으로 억제하죠. 전면에 3.5파이와 함께 5.5파이 단자도 있어서 다양한 리시버를 꽂아서 들을 수 있고요. 가격은 13만원대로, 초보가 입문용으로 구매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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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질랜드 Monitor 02 US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DAC을 많이 판매하고 있는, 중국의 업체 뮤질랜드(Musiland)의 제품. Monitor 02 US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유명하고 입지를 충실히 다지고 있는 브랜드죠. Monitor 02 US는 저역이 더 단단해지면서 중고음이 살짝 강조되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음량을 높여도 그리 산만해지는 느낌이 없습니다. 출력과 타격감이 훨씬 상승하면서 저음도 한층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죠. 가격도 10만원 후반대로 부담도 그리 심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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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핑 VX1

뮤질랜드의 DAC과 함께,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평을 받는 중국 업체 토핑(Topping)의 VX1입니다. 20만원대 DAC인데요.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이 붙기도 하는 물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디자인부터 눈에 들어오네요. 은은하게 점등되는 푸른 LED도 멋지고요. 맥북과 함께 있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소리는 저음도 충분히 받쳐주지만 중음과 고음을 더욱 깔끔하고 맑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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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io E7

마찬가지로 중국 업체 피오(Fiio)의 저렴한 USB DAC, E7입니다. 이 제품은 PC-Fi 전용이라기보다 충전해서 갖고 다니며 듣는 포터블 헤드폰 앰프에 초점이 더 맞춰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크기도 작고 무게도 100g으로 가볍죠. 3단계 베이스, 슬립타이머 등 여러 가지 부가 기능들도 들어있습니다. 출퇴근할 때 음악을 많이 듣고 베이스 음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꽤 끌리기도 하지만 PC-Fi라 하기는 약간 애매하기도 해서 고민이 됩니다. 소리 성향은 상당히 균형 있는 편이면서도 출력을 충분히 높이고 힘차게 만들어줍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조금 저렴해 보이는 외관과 흠집에 약간 표면 정도가 있겠네요. 가격은 10만원 초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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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드래곤 UAU19A

스피드 드래곤(Speed Dragon)의 UAU19A입니다. 생긴 건 약간 투박해도 384Khz 32bit와 DSD 128의 고해상도 음원까지 소화하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출력은 방에서 듣기 충분한 정도로 상승시키고 음질에도 전체적으로 힘을 실어줍니다. 고음의 표현도 상당히 세밀하죠. 현재 가격은 20만원 초반대인데,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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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

이름부터 왠지 대단할 것 같은 제품 오디오퀘스트 드래곤플라이(AudioQuest DragonFly) DAC입니다. 생긴 것도 그냥 일반적인 USB 같이 참 특이한데요. 스틱 형태의 USB DAC 드래곤플라이는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는 최고의 휴대성을 자랑합니다. 연결도 굉장히 편하죠. 집이나 회사 컴퓨터에서는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OTG로 연결해 들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전문가처럼 음악과 음질을 파고 드는 사람에게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냥 꽂아서 스피커나 헤드폰을 연결해 들으면 확실한 음질 차이가 느껴집니다. 악기들이 서로 뭉치지 않으면서 저음은 힘이 실리면서 또렷해지고, 화사한 느낌이 들죠. 가격은 현재 19만원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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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any TD-100

투애니(TOany)라는 기업의 USB DAC, TD-100입니다. 덴마크의 Hi-Fi 브랜드 Copland에 몸 담았던 유명한 엔지니어가 설계를 한 모델로 유명하죠. 소리가 꽉 찬 느낌이면서도 디테일한 표현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해상력이 좋으면서 부드러운 편이라 스피커 자체가 고음이 강하다면 좋은 매칭을 보여줄 것 같은 제품이네요. 현재는 가격이 28만원대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입문용으로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내주는 아이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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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UDA-1

소니(Sony)의 USB DAC도 빠질 수 없겠죠. UDA-1은 32bit 고해상도 음원과 DSD도 재생할 수 있는 기종으로 앰프까지 자체적으로 내장한 제품입니다. 은은한 실버와 메탈 디자인부터 참 고급스럽네요. 소니 특유의 S-master HX, DSEE 음질 기술 등이 적용된 이 DAC은 전면부에도 USB 단자를 탑재해 모바일 기기 재생을 지원하는 등의 편의성도 갖췄습니다. 출력되는 소리에서는 의외로 특색 있는 무언가를 찾기 힘들고, 원음 그대로, 스피커 성향을 그대로 살려주는 편입니다. 어쨌든 가격이 소니답게 좀 센데요. 정가가 69만원대, 정확히는 69만9천원이네요. 저 같은 초보가 바라보기엔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지만, 이거 하나라면 아마 오랜 시간 동안은 오디오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을까요? 아, 그 반대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얼리어답터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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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엔진 A2에 연결할 DAC, 제가 선택한 물건은 스타일 오디오 캐럿 루비 2입니다. 이왕이면 최근에 나온 최신 제품인 캐럿 루비 3를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요. 가격도 생각해야 하니 일단은 수많은 유저에게 검증된 제품이라는 것과, 무엇보다 널리 알려진 국민 DAC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해서 선택했습니다. 풍부한 저음과 함께 디테일한 소리를 내주는 A2와, 해상도를 높이고 한층 사운드를 맑게 다듬는 캐럿 루비 2의 조합은 소리를 한층 더 깊이 만들어주기에 충분합니다.

가격은 2가지 물건을 합쳐서 55~60만원선. 그래요 뭐, 이 정도면 두어 달 정도 좀 참고 절제하면서 살면 충분합니다. 힘들지도 모르지만, 중고 매물을 잘 살펴보면 20~30만원대로 구할 수도 있고요. 선택은 자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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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PC-Fi를 구성할 물건들, 스피커와 DAC을 쭉 훑고 골라봤습니다. 싸구려 스피커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을 깔끔한 스피커와 가성비 좋은 DAC으로 시작했는데, 좋아하는 노래들을 이제 방에서도 충분히 박력 있고 깨끗한 사운드를 통해 고음질로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몇 달 뒤에는 어떤 장비들을 찾아보고 있을지 저도 확신은 못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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