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1: 휴대폰 요금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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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한 달 휴대폰 요금은 대략 7만원입니다. 그 중 4만원 정도는 기기 할부금이죠. 할부이자까지 합쳐서요. 피쳐폰을 쓸 때는 3만원만 넘어도 아까웠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발단2: 데이터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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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데이터가 적다는 겁니다. 제가 쓰던 건 KT LTE 선택형 요금제 2GB. 요금 아끼려고 선택형 중에서 그나마 데이터가 많은 걸 골랐는데 함께 들어있는 통화 100분, 문자 100건은 어쩐지 전혀 줄지를 않고 유튜브 영상 몇 개를 보기만 하면 몇 백 MB는 우습게 사라지는 마법의 요금제. 결국 불안해서 밖에서는 인터넷을 맘껏 쓸 수가 없습니다. 어딜 가나 와이파이 먼저 찾느라 노이로제 걸릴 판입니다. 스마트폰이 스마트하지 않아요.

 

전개1: 그나마 저렴한 무제한 요금제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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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금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올 초에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가 특히 화제였는데요. 기본료가 아예 없는 것도 있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있죠. 제가 눈여겨본 건 이지모바일의 EG LTE 데이터 10G 449. 우체국에 가서도 직접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던 요금제였고 3만9천9백원이라는 가격으로 더 유명했는데요. 부가세를 포함하면 약 4만4천원입니다. 통신 3사보다 1~2만원 저렴하죠.

기본 10GB를 다 쓰면 하루에 2GB를 추가로 주고 그것마저 또 쓰면 3Mbps의 속도로 무제한이 됩니다. 이런 저런 나스를 써보며 집에 하나 들인 이후, 영상도 자주 보니 역시 무제한 요금제로 바꿔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데이터를 다 쓴 뒤의 3Mbps 속도가 마음에 걸리지만 싸고 무제한이라는 메리트는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게 만들었죠.

 

전개2: 알뜰폰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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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요금제로 번호이동을 한다면 KT에 뱉어내야 할 위약금은 2만원 가량. 약정으로 요금 할인을 받던 그것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는 게 더 이득일 것 같아서 바로 번호이동을 신청했습니다. 위약금을 낸 만큼 무제한의 끝을 경험하겠다고 다짐하면서요. 그런데 2주가 넘도록 아무런 연락도 변화도 없습니다?

 

절정: 난데없이 유심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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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택배가 하나 왔는데 유심카드였습니다. 신청서를 접수한지 2주 정도가 지난 뒤였죠.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의 갑작스런 청첩장을 받은 것 마냥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적힌 대로 개통 신청을 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원 통화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루 6번의 전화 시도가 모두 실패했죠. 제 생각엔 그 날이 월요일이라 회의도 하시고 밀린 업무도 처리하시느라 바쁘셨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 드디어 통화에 성공하고 가입 확인과 안내를 간단히 받았습니다. 오후에 기존 회선의 통신이 끊기면서 개통은 그렇게 완료되었습니다.

 

결말1: 무제한이라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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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얼만큼 닳았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는 편리함이 가장 크게 와 닿았습니다. 더 이상 지하철에서 와이파이에 붙을 때까지 초조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페이스북을 하고 데이터를 얼마나 썼는지 마음을 졸일 필요도 없고요. 유튜브 영상도 마음껏 눌러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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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데이터와 추가 데이터를 다 쓴 뒤의 3Mbps 속도. 못 쓸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스에 넣어 놓은 고용량 고화질(5~10GB 이상)의 영상을 볼 때는 꽤 답답했습니다. 반면 유튜브의 저화질 영상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 정도는 아무 무리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결말2: 살을 주고 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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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모바일이 KT의 망으로 서비스를 하는 알뜰폰 업체니 품질과 속도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무제한이라 의미는 없지만 남은 데이터는 기존처럼 KT 고객센터 앱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요. 다만 사소한 불편한 점은 몇 가지 존재합니다.

우선 실시간 요금 조회를 비롯한 나머지 모든 사항은 이지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직접 눌러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도 없죠. 이지모바일에도 포인트 점수가 있긴 하지만 2점당 1개의 SMS 문자를 보내는 등의 쓸데없는 기능이라 빵집, 편의점 제휴 할인 같은 건 포기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이어트 해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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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한 달에 1만3천원 정도를 더 내고 무제한 데이터를 쓰는 셈이 되었습니다. 어차피 통신사에게서 받는 혜택 같은 건 없었고 철새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바일 라이프를 살아왔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어쨌든 휴대폰 요금은 참 비싸지만, 이제라도 즐거운 스마트폰 중독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 3줄요약
– KT 선택형 요금제 2GB 쓰다가 알뜰폰 무제한 요금제로 옮겼다.
– 가격 대비 무제한 데이터 짱짱맨.
– 휴대폰 요금 비싸다.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