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서서히 풀려서 낮에 햇빛이 들면 자전거도 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네요. 겨울 동안 이불 밖이 위험하다는 핑계로 하루 종일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던 저의 모습을 반성해보며 바이크 타이(Bike Tie)라는 자전거용 스마트폰 거치대를 써봤습니다.

 

bike tie smartphone mount for bicycle (1)

장점
– 스마트폰을 거치하기 매우 쉽다.
– 비포장도로로 질주해도 스마트폰이 고개를 숙이거나 떨어지지 않는다.
– 물에 맘놓고 씻어도 된다.
단점
– 먼지가 잘 들러붙는다.
– 자꾸 이상한 생각이 난다.

 

지난날 실패의 순간들

bike tie smartphone mount for bicycle (2)

저는 자전거에 매다는 스마트폰 거치대를 몇 가지 써봤습니다. 하지만 전부 뭔가 하나씩 단점이 있었죠. 롤러볼을 꽉 조여 고정시키는 녀석은 스마트폰 무게 때문인지 자꾸 고개를 푹 숙이기 일쑤였고, 지퍼 달린 케이스 형태의 녀석은 통풍이 안돼서 그런지 여름에는 스마트폰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습니다. 나사에 너트를 조이는 것도 참 조잡해 보였었죠. 그런데 이 녀석은 좀 달랐습니다.

 

실리콘의 위대함

bike tie smartphone mount for bicycle (3)

그 흔한 나사도 플라스틱도 하나 없이 그냥 실리콘 한 덩이로 만들어진 몸체. 새빨갛거나 시퍼렇거나 둘 중 하나, 극과 극을 달리는 컬러 선택권.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자전거용 스마트폰 거치대 중에 이런 녀석이 있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bike tie smartphone mount for bicycle (004)
쭉쭉이 체조 시이작

쭉쭉 늘어나는 유연한 실리콘 몸은 자전거에 찰싹 달라붙어 스마트폰을 숨막힐 정도로 꽉 조입니다. 탄성이 정말 대단합니다. 손목시계 차듯이 핸들봉에 휙 감아 돌기에 힘껏 고정시키면 끝나니 설치도 쉽습니다. 제가 써봤던 것들 중에서 가장 쉬웠습니다. 무게 자체도 46g 정도로 아주 가벼워서 자전거에 항상 매달고 다녀도 전혀 부담이 없죠. 다만…

 

그런데 이건… 뭔가…

bike tie smartphone mount for bicycle (4)
음란마귀야 물렀거라. 제발

스마트폰을 결박하면…아니 끼우면 이런 모습이 되는데요. 뭔가 자꾸 무의식 중에 건전치 못한 생각이 나는 것을 보니 저는 아무래도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인간 따위가 되었나 봅니다. 이렇게 타락한 저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bike tie smartphone mount for bicycle (5)
빠떼루 줍니다 빠떼루

스마트폰을 꽉 물고 있는 뒷모습은 마치 빠떼루를 당하고 있는 레슬링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네 귀퉁이를 잡아야 하는 실리콘 부분이 금방 찢어지거나 끊어지진 않을까 우려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힘자랑을 위해 작정하고 뜯으면 모를까, 스마트폰 정도의 물건을 잡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죠. 4인치에서 6인치까지의 거의 모든 스마트폰을 빠떼루 하듯이 탄탄하게 잡습니다.

 

여기가 너무 꽉 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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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기가…

자전거에 4.7인치의 아이폰 6s를 거치해보니 이거 꽤 대단합니다. 막상 스마트폰은 어딘가 좀 많이 불편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 잡히긴 합니다. 뭔가 자꾸 추슬러줘야 할 것 같고… 어쨌든 정말 튼튼하게 꽉 묶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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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얇은 아이폰 정도는 우습게 꽉

자전거 프레임에 검은색이 많다면 이 블루 색상도 잘 어울립니다. 엄밀히 말해 파란 빛이 아니라 탁한 네이비 색이지만, 강렬한 레드가 좀 부답스럽다면 무난한 이 녀석도 좋습니다. 빨간색보다 이상한 생각이 나는 빈도도 훨씬 줄어들었고요. 먼지가 잘 묻는 게 보이긴 하지만 그냥 물로 쓱 씻으면 되니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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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녀석도 꽉

바이크 타이는 이렇게 5.7인치의 갤럭시 노트 5도 단단하게 고정합니다. 클리어케이스를 씌웠는데도 그런 건 상관없이 쿨하게 묶어버립니다. 실제로 2시간 정도 라이딩을 했는데도 실리콘이 미끄러져 스마트폰이 고개를 숙인다던가 자리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죠. 그 힘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땅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자잘한 충격도 실리콘이 흡수하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안정되기도 했고요.

 

개성 있는 모습으로 근성 있게 폰을 결박하는 실리콘 거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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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타이는 요상하게 생긴 실리콘 재질이 타락한 저에게 자꾸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쥐는 능력 하나는 제가 써봤던 거치대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강력했습니다. 앞으로 자전거를 자주 타야겠다고 마음먹게 하는데 일조한, 기특한 녀석이었죠. 가격도 2만원 초반대로 부담 없습니다.

한가지 팁이라면 자전거 핸들봉 외에도 집에 있는 실내바이크나 스텝퍼의 손잡이봉에 묶기도 적절했다는 것인데요. 운동은 역시 스마트폰과 함께 해야겠죠? 드라마 보며 운동을 깔짝거리니 한결 재미있습니다. 굳이 자전거가 없다고 해도 의외의 곳에 매달리는 능력을 보여줬네요. 스마트폰과 라이딩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딱 적절한 아이템입니다.

 

사세요
– 봄을 맞아 자전거를 탈 준비를 마쳤다면
– 시중에 파는 시커멓고 못생긴 플라스틱 거치대에 질렸다면
– 덜덜 떨리는 진동에 고개를 숙이던 스마트폰이 야속했다면
사지 마세요
– 조그마한 자극에도 음란마귀에 금방 씌여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면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위시비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자전거와의 궁합
너무 쉬워진 거치 난이도
음란마귀를 부르는 생김새
먼지를 좋아하는 재질
콸콸 흐르는 물에 헹굴 때의 쾌감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