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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 ‘한국블로거협회’가 출범했다. 정식 설립허가를 받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비영리 법인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블로거 협회에 대한 비참여 블로거나 일반 네티즌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기대를 걸거나 응원하는 목소리도 극소수다. 게슈타포나 KKK단이 아닌 다음에야 이 정도로 냉소를 받으며 출범한 단체가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한국블로거협회는 누가, 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일까? 블로거협회를 추진한 신명섭 이사를 만나 한국블로거협회에 대해 까칠한 사람들의 시선을 대신해 인터뷰했다. 신명섭 이사는 블로그 “하츠의 꿈 http://blog.bsmind.co.kr/” 을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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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블로거협회 추진위원이자 이사를 맡고 있는 신명섭 이사.

 

우선 한국블로거협회의 출범을 축하한다.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

협회가 만들어진 계기는 우연이었다. 2010년 여름휴가때 고향에 놀러가며(충남 보령) 같이 갈 블로거들을 재미삼아 모았다. 그랬더니 17명이나 모였다. 행사가 아닌 친목 모임에 블로거들이 이렇게 모인 것은 기적이었다. 밤을 세워가며 블로거들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고, 블로거들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점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런 단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연한 시작부터 협회설립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협회를 만들어서 뭘 하고 싶은 것인지 의문의 시선이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블로거의 권익보호다. 블로거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 기업이나 기자라면 이해되지 않는 상황도 블로거들은 개인이기 때문에 당할 수 밖에 없다.

 

일반인들의 시선은 반대다. 오히려 블로거가 너무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사회문제시 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파워블로거들의 일탈이 신문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나?

블로거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주로 ‘파워블로거’라고 사칭하는 이들이다.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력과 힘을 부여했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일반 블로거들은 조용하게 활동을 한다. 오히려 싼값에 마케팅에 이용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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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의 파워남용’은 미디어의 단골소재다. 이미지 = SBS방송캡처

정치적 글을 쓰거나, 기업에 거슬리는 글을 쓰면 게시 중단 요청을 당하기도 한다. 언론사 기자들은 블로그 콘텐츠는 공공재라고 생각하는지 무단으로 가져다 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그들의 횡포를 비판하는 이들은 적다. 기자이기 때문이다. 한국블로거협회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듯이 이익단체나 권리주장을 위한 성격보다는 오히려 방어적 성격에 가까운 단체다. 블로그를 하면서 당하는 피해나 개인이 대처할 수 없는 법적 문제를 조언해 주는 공공적 성격을 가지려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보자. 포스팅비 10만원 받을 것을 단합해서 20만원으로 받으려고 만든 거 아닌가?

포스팅비를 담합하는 행동은 아마 통하지도 않을 것이고, 업체들이 우리를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기업들은 어차피 블로거를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콧대를 세우면 다른 블로거를 찾아 떠날 것이다. 또, 블로거들이 그렇게 통제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상업적인 협상을 위해 협회를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의 상업포스팅에 의존한 제한적인 수익모델을 다른쪽으로 돌리는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그 방법에는 정책 참여나 자체 수익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올바르고 멋진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을 고민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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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블로거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다.

 

참여 블로거중에 상업적 블로깅을 주로 하는 블로거들이 많이 보인다. 돈을 위해서 만든 협회라는 인상이 강하다.

많은 분들이 취미로 블로깅을 하신다. 그런 분들은 전업 블로거를 부정적으로 보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직업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분들을 이해하는 시선도 필요하다. 그들도 프로 운동선수처럼 취미의 영역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대가성 포스팅에 대한 표시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도록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건전한 전업블로거의 영역도 개척되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전업블로거들이 바르게 돈을 벌 수 있도록 가이드와 세금 문제, 좋은 수익모델을 찾는 방법을 서로 논의하려고 한다. 물론 ‘한국블로거협회’는 전업블로거만을 위한 협회는 아니다. 회원 중에도 취미로 하시는 분도 있고, 대가성 포스팅을 전혀 하지 않고 배너로만 수익을 얻는 분도 계시다. 그 분들에게도 좋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블로거들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없다. 대부분 대가성 포스팅이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특히 전업블로거들은 더욱 그렇다. 그런 시선이 한국블로거협회를 따라다닐 것 같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상업적 블로깅외에 수익 사업에 대해 고민하려 한다. 공익적 사업에 쓰이는 홍보비나 중소기업 지원사업, 지역사업 등은 홍보비가 책정되지만 중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수익의 대안으로 삼으려 한다. 또, 우리쪽에 테크, IT 블로거가 많기 때문에 기업, 제품에 대한 리포트도 준비하려 한다.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같은 것이다. 이런 기회가 늘어난다면 조금씩 블로거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 블루로거, LG 더블로거, SKT T리포터는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를 거대한 광고판으로 만든 업체들이다. 블로거들이 과연 이들을 무시하면서 자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말씀하셨듯이 삼성, LG, SKT가 블로거를 쥐고 흔들고 있다. 그들이 선택하면 일이 늘어나고, 그들의 선택에서 배제되면 힘들어질 정도다. 여기에 포함되면 먹고 살고, 외국 박람회도 갈 수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면 어려워질 정도다. 블로고스피어가 반으로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블로거협회가 그걸 흐트려 놓고 싶다. 그래서 더욱 한국에는 협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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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운영하는 블루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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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운영하는 더 블로거

 

해외에도 비슷한 단체가 있을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팀블로그나 작은 블로고스피어 형태외에 권익을 위한 모임이나 단체는 찾지 못했다. 굳이 해외에 없는 걸 우리나라에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유는 일반인들의 편견과는 달리 블로거들의 힘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다. 한국블로거들의 수익모델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그러다보니 자본이나 정치권에 너무 쉽게 휘둘린다. 그래서 협회차원에서의 방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공격적인, 카르텔적인 성격이 아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방어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협회다.

 

기존에도 한국에는 블로거들을 위한 단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왜 계속 실패했을까?

기존에도 비슷한 블로거협회는 있었지만 블로거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상업적이거나 이른감이 있어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 사실 블로거들은 모래알이다. 자기가 최고고, 자신이 가장 잘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일부러 더 권위 있는 협회를 만드려 했다. 정치권에도 의사를 타진했고, 지난 5월, 새누리당 중심으로 세미나도 열었다. 그래서 결국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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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왜 하필 현정권의 여당과 손을 잡았는가? 그냥 그들에게 블로거들의 이름이 이용당하는 게 아닐까?

우선 관심이 있던 분들이 새누리당이었다. 다른 당은 별로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왜 정치권의 힘을 빌리냐고 의아한 분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블로거협회를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단체로 만들고자 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잘 알고 있다. 또, 새누리당이 원하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블로거들을 대표하는 단체를 가지고 있다는 아젠다를 쥐고 가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우리가 지지를 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그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들도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구체적인 약속은 아무것도 없다. 서로의 이름이 필요했을 뿐이다. 지지와는 상관없다. 이런 리스크 없이는 시작이 불가능할테고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우리가 생각하듯이 쉬운 정부여당이 아니다. 상당히 교활하고 똑똑한 분들이다. 이용만 당하다가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블로거 협회는 어떻게 하면 가입할 수 있는가?

우선 블로그를 운영하면 된다. 그리고, 블로거협회(www.bloggers.or.kr)에 방문해서 회원가입을 하면 된다. 회비를 내시면 정회원, 회비를 내지 않으시면 준회원이다. 아직은 가입을 받고 있지 않다. 사실 이제 기틀이 잡혀가는 단계다. 회비도 결정되지 않았다.

 

회비까지 낸다면 뭔가 혜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사실 블로그가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신생블로그가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특히 검색이나 기업과의 상업적 활동도 100여 명의 블로거가 모두 독점하고 있다. 가장 안 좋은 형태다. 소위 파워블로거들이 아니라 새로운 블로거들을 위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책 중에 교육이 있다. 영향력이 있는 블로거들이 그 자리까지 오르기까지의 많은 방법을 후배 블로거들에게 공유하는 교육이다. 새로운 블로거들에게 모티브를 제공해야지만 블로고스피어가 성장한다고 본다. 상당 부분은 이런 교육비로 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묻고 싶다. 모두가 부정적이다. 도대체 왜 하는가?

시작이 중요하다. 만약 진정성이 없다면 기존의 많은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사라질 것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며 스토리를 만들어 가겠다. 많은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만약 그 시선이 맞다면 자연도태될 것이다. 진정성이 있는 회원분들이 이런 시선을 바꿔가도록 하려한다. 만약 하지 말아야 할 포스팅을 하는 회원이 있다면 제재를 할 것이고, 제명까지도 생각한다. 권리만 주장하는 단체가 아니라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만든는 단체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1시간의 인터뷰 시간동안 계속 한국블로거협회를 공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신명섭 이사는 평정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답을 했다. 신명섭 이사가 설명한 한국블로거협회는 한국의 블로거가 발전하기 위한 단체나 친목 단체의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상업성과 기업, 기자, 정부의 손에 휘둘리고 있는 블로거들을 위한 최후의 버팀막 성격이 강해 보였다. 다만 비상식이 상식인 이 나라에서 인위적인 버팀막이 얼마나, 언제까지,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한국블로거협회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페이스북 그룹 : https://www.facebook.com/groups/KoreaBloggerAssociation/ 이나 홈페이지 (www.bloggers.or.kr)를 방문하기 바란다.

김정철
레트로 제품을 사랑합니다. xanadu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