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dplay – Ghost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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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마틴이 음악적 영감을 얻는 대신 머리카락을 잃는 운명에 처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이제 그의 머리는 남아 있지 않지만 아직 음악적 영감이 식지 않은 것 같다. 역시 신은 불공평하다는 것이 크리스 마틴으로 증명되는 순간이다. 적어도 탈모에 있어서는 말이다.
이들 음반이 매번 그렇듯이, 이번에도 여러 가지 감성이 정말 잘 조합되어 있다. 짜지도 않고, 맵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다. 재료는 최고급 재료들이며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음악에 전자음을 아주 조금씩 사용하여 짜장면 위의 메추리알처럼 포인트를 주고 있다. 자주 깔리는 신디사이저 소리는 세련되고 우주적이며 듣는 사람의 귀와 평온한 정신 건강에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이들은 지켜야 할 규칙을 지키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음악적 질감 변화에 대한 지각적 문턱(perceptual threshold)의 높이까지 알고 정확히 적용하고 있는 듯 하다. 뭔가 달라진 부분이 있으면서도 기존의 팬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변화를 보여주는 줄타기의 달인들이다.
이제 콜드플레이는 수식어가 필요없다. 그냥 브릿팝의 거장이다. 이번에 출시된 앨범은 2014년 5월에 발매되어 아직 따끈따끈하다. 어서 레코드샵으로 달려가서 지갑을 열고 신선한 그들의 음악을 귀로 마셔 보시라.

추천 트랙: Midnight, Ocean, O

 

 

Klaxons –surfing the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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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알 수 없는 자신감만 하늘을 찌르는 동네 젊은이 같은 영국 밴드다.
인디록으로 분류되긴 하나 소심하거나 움츠러드는 느낌이 아닌, 자기주장이 강하고 심지어는 뻔뻔하다. 마치 팝콘을 먹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옆에서 한 주먹 뺏어 먹을 듯한 사람이 부르는 음악이다.
느끼한 보컬 이펙팅이나 오버드라이브가 걸린 까칠한 베이스 사운드가 귀에 띄는데 이는 별 볼일 없으나 우쭐해 보이고 싶어하는 10대들 같아 매력 있다.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거칠고 강하면서도 때론 신경질적이다. 몇몇 영국 밴드처럼 우울한 자기 비하에 빠진 느낌은 전혀 아니다. 철학적이거나 상념에 젖어 있기 보다, 내 차에는 어떤 색깔의 LED가 어울릴지 먼저 고민하는 분위기이다. 음악이 주는 질감은 오래된 밴드인 Hard-Fi나 Arctic Monkeys와 비슷한 편인데 까칠한 영국 인디록에 관심이 많다면 한번쯤 들어 봐도 좋을 것 같다.
2005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 3인조 밴드이며 건반, 보컬, 작곡을 담당하는 James Righton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6월에 이들의 새 앨범 “Love Frequency”가 출시되기 전에 미리 예습해 보자.

추천 트랙 : Venusia, Echoes, Twin Flames

 

 

Ludwig van Beethoven – op.56, triple conc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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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기에 베토벤은 드라이브를 위한 곡을 작곡했다.  시동을 걸고 굉음을 내며 한가하고 드넓은 고속도로를 질주할 기회가 있다면 이 곡을 크게 틀고 달려보기 바란다. 이 곡의 1악장 도입부는 RPM소리가 낮게 으르렁대는 느낌으로 시작하며 이어서 3대의 악기가 서로 차체를 부딪히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식으로 긴박하게 진행된다.

‘concerto’라는 단어 안에 ‘경쟁’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이 곡이야말로 악기들이 자동차 레이스를 펼치는 느낌을 들려준다. 가사를 통한 직접적인 전달보다 곡 자체의 선율과 리듬으로 이미지와 심상이 전달될 때 음악은 훨씬 더 강한 파괴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 곡의 파괴력은 실로 가공할 만하다. 이 곡은 한 명의 연주자가 앞에 나서는 전통적인 콘체르토 형식에서 발전하여 세 명의 연주자가 앞에 나서는 형태의 곡이다. 일설에 의하면 공연의 흥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스타 연주자를 한 명에서 세 명으로 늘린 탓에 이러한 형식이 생겨났다고 한다. 마치 요즘 아이돌 그룹의 멤버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시대 음악 비즈니스맨들이 하던 고민을 베토벤도 했던 것이다.

“니가 뭘 좋아하는 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많은 뮤지션들이 이 곡을 연주했는데 요요마, 이작 펄만, 다니엘 바렌보임이 연주한 버전, 또는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카푸숑 형제가 연주한 버전도 추천할 만 하다.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고 발걸음이 자기도 모르는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면 이 음반과 함께 떠나 보시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