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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단풍잎이 떨어지기를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는 월요일 오후. 모처럼 평일에 시간을 내어 홍대 앞 상수동 골목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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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즈음까지는 흐릿하기만 했던 하늘에서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우산을 안 쓰면 머리카락이 젖을 정도로 빗줄기가 굵어졌습니다. 딱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듣기 좋을 정도. 왠지 GNR의 ‘노맴버 레인’보다는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가 듣고 싶은 날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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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의 한적한 골목을 누비다 보니 윤디자인 갤러리에 도착했네요. 사실 이유 없이 일탈을 즐긴 건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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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포크라스 람파스 – 세계가 바라본 한글’ 관람이 목적이었죠.

포크라스 람파스는 러시아 출신의 캘리그라퍼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신예 예술가입니다. 캘리그라피 장르로 각종 전시, 공연, 거리예술, 축제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새로운 레터링과 글씨의 잠재적인 아름다움을 끌어내기 위해 초대형의 실험적인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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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캘리그라피 작업으로 기록된 이 작업은 규모에 한번 압도당하고 공중에서 내려다본 전체 작업의 섬세함에 다시 한 번 압도 당합니다. 작업 과정이 담긴 영상은 필수!

실력 있는 아티스트의 눈에는 한글이 어떻게 비쳤을지 전시를 보기 전부터 기대가 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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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층 전시실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2층 높이의 작업물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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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에 전시되어있는 ‘Have no fear of perfection’이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작가의 자신감이 넘쳐나는 제목이네요. 전시장 입장 전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 내린 결론.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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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입장하면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작품이 있는데요. 전시 전날 오프닝 행사 중 시연됐던 ‘포크라스 람파스’와 국내 캘리그라피 작가인 ‘모구라’의 공동 작업물입니다. 왼쪽 부분이 포크라스 람파스의 작업물로 러시아와 한국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퍼포먼스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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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를 들어서 왼쪽 첫 번째 작품입니다. 작품 제목이 가운데 적혀있는데 보이시나요? 제목은 ‘꿈’이었습니다. 첫 번째 작품부터 집중하게 보게 되었는데요. 한참 동안 바라보다 제목을 확인하고 ‘아~!’ 했다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꿈’이라는 글자에 ‘아…’ 하고 깊은 한숨을 내뱉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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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02’라는 작품입니다.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라는 문장이 읽히네요. ‘살바도르 달리’라는 작가에 대해서 콧수염 말고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왠지 좀 찾아봐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소개해 드린 작품들 외에도 한글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는데요. 한글을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이 표현한 한글 작품들을 직접 볼 기회라 평소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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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홍대 쪽에 저녁 약속이 있다면 조금 일찍 움직여서 들러보세요. 입장료가 무료거든요.

전시일정
일시 : 2015.11.16~28
장소 : 서울 마포구 독막로9길 13, 지하 2층 윤디자인 갤러리
관람 시간 : 평일 10:00~18:00 / 휴일, 주말 11:00~17:00

 

댓글

  1. 대형 캘리그라피도 매력적이지만 외국인이 한글로 작업을 한것이 재미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