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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드디어 웨어러블 기기 또는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를 공개했다.
사각형 디자인이라는 생소함과 너무 높은 기대치로 인해 실망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얼리어답터는 긍정적인 결과물로 본다. 기존 스마트워치들은 패션 아이템과 스마트기기라는 방향성속에서 혼란을 겪었다면 애플은 적어도 명확한 방향성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시계산업 관점에서의 스마트 기기다. 크게 본다면  스마트 기기로 관점을 정한 삼성전자와는 다르고,  시계에 무게를 실은 LG와 비슷한 방향성으로 보인다. 물론 결과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삼성전자는 안면 바꾸는 데 선수고, LG는 건망증이 심하기 때문이다.
아직 제품을 실제 접하지 못했고, 내가 애플 직원이 아니기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하나의 가설과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두 가지 관점에서 애플워치를 분석했다. 어떤 관점을 택하느냐는 독자의 몫이다.

 

1. 아이워치가 아니라 애플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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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워치라는 상표권을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등록했었다. 그러나 스와치 그룹에서 제동을 걸었다. 스와치는 ‘아이스워치’라는 상표권을 가지고 있고, 이는 애플이 원하는 ‘아이워치’라는 상표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지루한 법적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있었다. 애플은 결국 ‘애플워치’를 택했다. 애플은 ‘아이’를 살리고 다른 네임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결국은 ‘워치’를 선택했다. 이는 대중의 익숙함속에서 승부를 하려는 애플의 의지다. 삼성이 ‘기어’를 선택한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애플워치는 GPS를 이용해 세계표준시 대비 오차범위 50ms을 강조했다. 게다가 현지시간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기능도 포함됐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기능이며 기존 시계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장점이다. 적어도 애플은 ‘애플워치’를 확장된 시계로 보고 있고 시계와의 경쟁에서 이기려 하고 있다.

아닐 수도 있다 : 애플은 이름을 지을 때, ‘아이’와 ‘애플’이라는 접두사외에는 써 본적이 없다. ‘아이’가 안되니 그냥 ‘애플’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맥’이 있긴 하지만 이건 더 말이 안된다.

 

2. 원형이 아니라 사각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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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애플은 기존 시계들의 습관인 ‘원형’ 디자인을 채택하지 않았다. 원형 시계가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것은 시계의 역사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 그러나 애플은 애플워치가 시계라는 한계에 갇히는 것을 경계했을지도 모른다. 원형 디자인은 배터리 공간이 부족한 디자인적 문제와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완전히 다시 설계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써는 사각 디자인이 최선의 선택이다.

아닐 수도 있다 : 원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애플이 지난 6일 마크뉴슨을 부랴부랴 영입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이 제기됐을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애플워치 3S는 원형모델일 수도 있다.

 

3. 화면 사이즈가 아니라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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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디스플레이 크기를 확실히 코멘트하지 않았다. 애플은 두 개의 화면사이즈를 공개하면서 작은 것의 세로 길이는 38mm, 큰 것의 세로 길이는 42mm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기업들이 말하는 몇 인치의 화면사이즈를 말하지 않았다. 보통 38mm의 시계는 손목이 얇은 남성용, 또는 터프한 여성용 시계의 사이즈다. 42mm는 남성용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애플은 전통적 시계산업의 관점에서 애플워치를 팔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아닐 수도 있다 : 아직 최적의 화면 사이즈와 배터리의 효율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출시시에는 화면 사이즈가 바뀔수도 있을지 모른다. 길이만 맞다면 대충 얼버무리면 된다.

 

4. 문화로써의 새로운 디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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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애플의 아이맥과 아이팟이 문화로써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애플은 새로운 디바이스를 문화로 포장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손목시계의 역사는 200년 가까이 된다. 손목에 차는 어떤 새로운 제품이 나오더라도 200년의 전통과 무수히 아름다웠던 모델들의 기시감과 경쟁해야 한다. 애플은 아이워치에 총 6가지 재질과 스타일을 적용했다. 게다가 전통적 크로노그래프(작은 스톱워치 시계) 디자인부터 전자시계, 미키마우스까지 다양한 다이얼 디자인을 채택했다. 거기에 6가지 밴드 디자인, 두 가지 화면 사이즈를 조합하면 무한수에 가까운 조합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색다른 애플워치를 조합해서 나만의 애플워치를 만들 수 있고, 사용자들은 이를 SNS에 자랑스럽게 올릴 것이다. 어떤이는 형광색 밴드에 골드색상 디자인에 미키마우스 다이얼을 조합하여 자신의 심미안을 과시할 수도 있다. 생소한 디바이스를 초기에 안착시키는데 ‘자랑 문화’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아닐 수도 있다 : 필 쉴러와 조너선 아이브, 팀 쿡이 엄청나게 싸우다가 각각 6가지 디자인으로 내놓기로 합의했을 수도 있다. 열받은 조너선 아이브는 친구인 마크 뉴슨을 영입했고, 다음 버전에서는 비로소 완성도 있는 애플워치가 탄생할 수도 있다.

 

5. 출시일은 내년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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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로써는 이례적으로 발표와 동시에 판매가 아닌 판매일 미정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아마 빨라도 내년 봄이 되서야 우리 손에 찰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아직 완성도가 애플이 원하는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다는 판단이 들어서일 것이다. 지난 6일 럭셔리 시계 디자인에 마크뉴슨을 급히 영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판매를 준비하기 전에 미리 서둘러 발표한 것은 대기수요를 잡아두기 위해서로 보인다. 아직 스마트워치 분야에는 완성도 있는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스마트워치는 애플과 삼성, 그리고 모든 IT매체들이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꼽고 있다. 지금 점유율을 너무 빼앗겨서는 안된다. 애플이 발표를 함으로써 다른 브랜드(예를 들어 삼성전자)로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리 제품을 공개함으로써 패스트팔로워들의 추격을 유도하는 역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애플의 이번 선택의 결과가 흥미롭다.

아닐 수도 있다 : 사파이어 글래스에 대한 수율문제와 완성도 문제로 애플워치의 올해 판매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앱스토어에 애플워치앱도 지금은 거의 없다. 나오자마자 완성도 있는 기기를 원하는 애플에게는 걸림돌이다. 구매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애플은 6월에 아이맥을 출시했고, 아이폰6를 9월에 출시하고, 10월에는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애플이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생각해야 한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뜸한 내년초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6. 스마트기기로써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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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마트 기능을 얘기해야 겠다. 먼저 익숙함부터 얘기해 보자. 시계의 용두를 닮은 디지털 크라운은 줌, 스크롤, 화면 활성화등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아이팟에서 보이던 클릭휠과 비슷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 클릭휠을 사용했던 올드팬들이라면 아주 반가울 것이다. 새로운 개념일수록 익숙함을 강조하는 애플의 전략이다.
이제 의문이 남는다. 디자인과 기능이 맘에 들지 않는 이들, 시계로써의 애플워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들에게 애플은 어떻게 설득할까이다. 애플이 제안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피트니스 기능, 심박센서 : 운동해라.
2. 애플 페이 : 지갑대신 써라.
3. 답장하라 : “응”이라는 단어를 쓰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켜지 말고, 말로 대답하라고 애플은 제안했다. 자동차에서 쓰라는 친절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4. 무전기로 쓰라 : 내장 스피커와 마이크로 무전기 대신 쓰라고 한다. 통화도 되지만 무전기가 더 설득력이 있다.
5. 음악을 들으라 : 조깅할 때, 아이폰 대신에 애플워치면 충분하다고 한다.
6. 리모컨으로 쓰라 : 애플 TV와 PC제어를 할 수 있다.
7. 셀카를 찍으라 : 원격으로 카메라를 찍을 수 있다.

더 많은 기능이 있지만 킬러기능은 이 정도다.

아닐 수도 있다 : 넣을 수 있는 기능인데, 뺄 이유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남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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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보지 못한 기기이기에 착용느낌, 인터페이스의 합리성, 앱의 안정성 등은 모두 보류해야 겠다. 그런건 아마 블로터마이크로소프트웨어 같은 곳에서 친절히 알려줄 것이다.
애플워치는 아직 문제점이 있다. 배터리 성능이 밝혀지지 않았다. 애플은 지금쯤 잡스의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이 그리울 지 모르겠다. 디자인도 호불호가 갈린다. 스위스 럭셔리시계 제조업체들은 지금쯤 환호성을 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대생들의 환호성이 더 크다면 애플워치가 성공할 수도 있다.
LG G와치R이 얼마나 완성도를 높여가느냐도 애플에게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 디바이스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시계라는 방향성, 그리고 안드로이드웨어를 채택한 G와치R은 현시점에서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디자인도 동그랗다! 스마트 기기와 타이젠으로 실험만 하고 있는 삼성전자보다는 강력한 경쟁자다. 물론 삼성전자도 무시할 수는 없다. 내년초까지라면 삼성은 스마트워치를 10개 정도 더 내놓을 수 있다!

애플워치로 다시 돌아와 보자. 애플은 왜 시계를 안 차던 이가 애플워치를 차야 하고, 일반 시계를 차던 이들이 그 시계를 풀고 애플워치를 차야 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답안을 내놓았다. 어떤 부분은 설득력이 있고, 어떤 부분은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와 시계라는 평행선을 가장 효과적으로 교차시킨 첫 번째 시계라는 점에서는 이견을 가지기 힘들 것이다. 스티브잡스 이후, 애플의 DNA는 변하고 있지만 새로운 디바이스에 접근하는 본질은 아직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애플워치를 보며 느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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