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얼리어답터] LG가 대단한 일을 했다. 기존 시계 산업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까지 가장 완벽한 스마트 ‘워치’를 개발했다.  물론 LG는 이전에도 스마트워치 분야에서 대단한 일을 했다. 2008년, 세계 최초의 영상통화폰인 LG워치폰을 출시했고, LG프라다2를 내놓을 때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프라다 링크’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LG는 자신이 IT역사에서 어떤 업적을 이뤄내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이번에는 잘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1. 제대로 된 원형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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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둥근달처럼 탐스러운 원형이다. 까르띠에나 카시오 같은 곳에서는 사각형 시계도 많이 내놓지만 사람들 인식속에서 시계는 원형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모토360이나 위딩스의 악티비테(피트니스 시계지만)가 사람들의 기대감을 모은 것도 바로 원형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5일 미국에서 출시한 모토360은 하루만에 초기물량이 이미 매진됐다. LG G워치R 역시 전통적인 시계 팬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수요를 만들 결정적인 킬러앱은 없지만 카시오나 기타 시계 기능에 약간의 스마트 기능을 원했던 이들에게는 충분한 구매동기를 가져올 수 있다.

 

2.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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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넘게 디자인 된 기존 손목 시계의 인덱스와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를 그대로 본 따 만들어졌기 때문에 디자인 퀄리티는 훌륭하다. 다이얼 크기도 적당하고, 두께와 무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구글이 디자인한 경박한 색감의 아이콘과 배경화면이 거슬리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스마트 기능이 없다 하더라도 10만원 이상의 제품 만족도가 느껴진다.

 

3. 쾌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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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ED의 시인성과 밝기는 만족스럽다.  반응속도도 빠르다. 다만 인터페이스는 아직 기존 스마트워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일성과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만 어느순간 어색하다. ‘구글 나우’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겠다. 구글은 항상 처음에는 감탄 대신 탄식을 유발시키는 회사중에 하나다.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감탄으로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4. 기존 스마트워치의 단점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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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액세서리로써의 밴드 디자인과 22mm의 규격은 만족스럽다. 방진, 방수 기능도 빼놓지 않았다. 화면이 꺼지지 않아 언제나 시계를 볼 수 있는 ‘올웨이즈 온’ 기능도 꼭 필요했던 기능이다. 심박센서 기능도 현재까지 스마트워치의 가장 큰 구매동기다.  카메라 기능과 통화기능이 없지만 반대로 그것을 위해서 버려야 하는 것은 너무 많다. 방수기능, 크기, 디자인, 가격 등등…LG는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고, 현재의 많은 소비자들은 LG의 길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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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G워치R을 사러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제 문제점을 말해야 겠다.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다. LG측에서는 파워세이브모드를 사용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렸다고 주장했지만 410mAh의 배터리는 1~3일 정도만 지속된다. 극복할 방법은 현재로써는 많지 않다. 모토360의 무선충전 아이디어 정도가 불만을 최소화할 아이디어다.
만약 ‘시계’에 더 포커싱을 두기로 마음 먹었다면 시계 기능을 스마트 기능과 적극적으로 분리하는 아이디어도 생각해야 할 때다.  소비자가 스마트워치의 건방진 알림 기능을 꺼버리고 시계로만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도, 3일에 한 번씩 충전해야 한다면 인내심을 가질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시계에만 별도의 전원을 둔다거나 물리적인 바늘을 사용하는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게 ‘시계’라는 방향성을 잡은 기업들에게는 꼭 필요한 숙명이 아닐까?

브랜드나 모델명도 더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삼성은 스마트워치 분야에서 ‘갤럭시’라는 이름을 버리고 ‘기어’로 통일하고 있다. LG가 오랫만에 성공한 “G”라는 이름에 미련을 가진 것은 잘 안다. 그러나 G워치R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태그호이어’나 ‘브레틀링’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부러 모델명에 ‘워치’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애플의 아이워치도 촌스럽게 느껴진다.)

 

아직 여러 한계가 있지만 G워치R은 초반기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의미있는 디자인적 발전을 제시했다. 가격만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투자해도 돈 아깝지 않을 몇 안되는 제품이다.  단언컨대 앞으로 3일간은 가장 구매할 만한 스마트 시계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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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레트로 제품을 사랑합니다. xanadu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