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이었던가요? 인터넷에서 서서 일하라는 얘기들이 갑자기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건강에 좋다, 집중이 잘 된다. 거북목이나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다 등등. 해외에서는 스탠딩 오피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도 서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죠. 참 많은 얘기들이 돌고 있습니다. 그래 저도 한번 서서 일해보기로 결심했죠.

서서 일하기 위해 첫 번째로 알아봤던 것은 유압 또는 모터를 이용하여 책상 상판 자체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 http://www.ergode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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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일한다면 많은 분들이 움직이는 책상을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배리데스크 덕분에 움직이는 책상이 아닌 움직이는 상판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요.

어쨌든 이렇게 움직이는 책상의 가격은 약 70만원대. 지금은 그래도 보급화로 많이 싸진 가격이죠. 제가 처음에 알아볼 때만 해도 거의 2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였습니다. 200만원이라니… 움직이는 책상을 포기하고 모니터 암, 조금은 디자인이 가미되고 세련된 것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모니터 암 또한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제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에르고트론(ERGOTRON)의 워크핏-P(Workfit-P)와 워크핏-A(Workfit-A)였습니다.

ⓒ http://www.ergotr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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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모습에 반해 ‘그래, 너다.’란 생각으로 아마존을 뒤져 적당한 가격에 다시 한번 만족을 느끼며 주문을 하려던 찰나, TV 광고에서 나온 제품 하나에 눈길이 갑니다.

일명 ‘공유’ 테이블이라 불리는 리프트업 기능의 델타 소파 테이블이죠. 이 테이블을 TV 광고에서 보자마자 ‘저 리프트를 구해서 직접 만들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리프트 찾아 삼만리… 여러 철물점, 인테리어 전문점 등을 돌아다녔지만 원하는 리프트는 찾.을.수.가.없.더.군.요. 이베이, 아마존 등도 뒤지고 끝내 유럽 쪽까지 뒤진 끝에 발견한 믿고 쓰는 ‘메이드 인 저머니’! 인테리어 용품을 제조하는 독일 업체의 한국 법인까지 쫓아가서 드디어 테이블 리프트를 손에 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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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hafeleshop.co.kr/

이 테이블 리프트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는데요. 즉시 주문을 하고, 나무를 재단해 와서 나만의 스탠딩 책상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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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목공소에서 사이즈를 얘기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재단해줍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재단까지 요청할 수 있어 쉽게 구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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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을 마친 후, 일반 책상 만들듯이 하판과 옆판을 부착하고, 테이블 리프트를 상판과 연결하면 뚝딱하고 스탠딩 책상이 완성됩니다. 위 사진은 스탠딩 책상을 내렸을 때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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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올렸을 때 모습이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책상을 사무실에서도 사용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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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정신없어 보이지만, 나름 아늑한 업무 환경입니다.

 

 

몸을 편하게 하는 스탠딩 데스크

이제부터는 스탠딩 책상을 사용한 경험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스탠딩 책상을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제 몸에 딱 맞는 책상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많은 직장인 분들이 회사라는 공간에서는 본인에게 맞지 않는 책상과 의자를 강요(!) 받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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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처럼 각도에 딱 맞춘 업무 환경을 갖춘 분이 있을까요? 제가 책상을 만들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의 각도와 손이 놓이는 높이였습니다.

앉았을 때나 서있을 때, 모두 편안한 자세를 갖추기 위한 환경. 그런 환경을 갖추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편안함은 손목 관절과 어깨의 편안함이었습니다. 팔꿈치가 닿는 부분이 90도를 유지하게 되면서 어깨는 자연스레 힘이 빠지고, 팔꿈치 아래로 지지가 확실히 되다 보니 팔목의 피로도는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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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편한 스탠딩 데스크

다음으로 서서 일하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속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자리에 한번 앉으면 2-3시간은 계속 앉아있는 스타일인데, 이게 2-3일이 지나는 순간, 즉 수요일부터 속에 더부룩함을 느꼈었는데 서서 업무를 보기 시작하면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항시 편안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긴장을 집중으로 바꿔주는 스탠딩 데스크

세 번째 장점으로는 업무에 대한 집중도입니다. 앉아서 일을 하더라도 본인의 체형에 맞는 책상이나 의자가 갖춰졌다면 근무 피로도를 못 느끼며,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갈 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서서 일하게 되면 몸 자체가 편안해지는 한편, 균형을 잡기 위한 몸의 긴장이 업무에 대한 집중으로 전환되게 됩니다.

(사람이 보통 1시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는 힘듭니다. 이때 한 곳에 시선을 두게 된다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어떤 긴장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 채 집중을 위한 에너지의 소모만을 생각하게 되죠.)

이렇게 세 가지 장점이 업무상 그리고 몸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와 만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외의 부수적으로 사람들이 제 자리에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짧게만 하고 간다(왜냐하면 그들은 계속 서있는 게 힘들거든요.), 위에서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다, 남들보다 빨리 화장실을 갈 수 있다…. 그리고 택배가 도착하면 빨리 뛰어나갈 수 있다 등의 장점들이 있습니다.

 

굳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얘기할 게 있다면, 모든 사람이 어쨌든 한 번씩은 꼭 둘러보고 간다라는 것과 자기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 사람들이 움직이기 싫을 때 이런저런 것들을 부탁한다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리가 아프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럴 때는 잠깐 앉아서 쉽니다. 스탠딩 책상이지만 앉아서도 일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니까요. 처음 2-3일은 다리가 좀 피곤하다는 것을 느끼지만 1주일 정도만 지나면 다리가 아프다기 보다는 튼튼해진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많은 회사가 스탠딩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제가 스탠딩 책상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며 느낀 건, 공간 절약과 함께 내 몸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업무 집중도를 올릴 수 있어 개인의 만족뿐만이 아닌 회사의 이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강요(!) 받아온 업무 환경에서 이제는 벗어나세요. 무엇보다 여러분의 건강을 생각해서요. 그리고 저처럼 서서 일하는 분들은 그간 열심히 버텨준 본인의 다리를 조금 쉴 수 있도록 즐거운 휴가를 보내길 바라겠습니다.

+ 스탠딩 책상을 구비하는 분들은 이제 다른 것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기 시작합니다.

ⓒ http://www.fastcoex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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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책상을 이용해 서핑 하는 느낌을 주는 아이템이라든지…

ⓒ http://www.gizm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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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fastcomp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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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책상을 위한 의자라든지… 지름은 또 다른 지름을 부르는 법이죠.